전체기사

2025.12.28 (일)

  • 흐림동두천 -0.7℃
  • 맑음강릉 2.8℃
  • 구름많음서울 0.5℃
  • 구름많음대전 -0.6℃
  • 맑음대구 -1.6℃
  • 맑음울산 -1.1℃
  • 구름많음광주 1.7℃
  • 구름많음부산 3.3℃
  • 흐림고창 3.3℃
  • 맑음제주 3.7℃
  • 맑음강화 -2.0℃
  • 흐림보은 -0.5℃
  • 구름많음금산 -1.2℃
  • 맑음강진군 -4.6℃
  • 맑음경주시 -4.1℃
  • 구름조금거제 -1.3℃
기상청 제공

사회

일가족 5명 서울·경기·김포 등 3곳서 숨진 채 발견

URL복사

송파 일가족 사망…카드값 97만원·가스비 14개월 밀려
이웃 "화목한 집안" "못 본지 오래"
"어떻게 자기 손으로 딸을" 탄식도
'사기' 혐의 피소…가족, 복지 상담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서울과 경기 김포 등 3곳에서 일가족 5명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일가족 중 아내는 수억원대 사기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었고, 카드값과 가스요금이 밀려 독촉장이 날아온 상태였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송파경찰서는 전날(23일) 오전 7시29분께 송파구 소재 아파트 단지에서 40대 여성 오모씨가 추락했다는 신고를 접수해 출동했다. 그는 현장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경찰이 동선을 따라간 결과 송파구 소재 빌라에서 남편 함모씨와 시어머니·시누이 등 3명이, 경기 김포 소재의 호텔에서 초등학생 딸 1명이 각각 사망한 채 발견됐다.

 

이 가운데 송파구 빌라에서는 오씨의 숨진 가족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 두 통도 나왔다. 유서 내용에는 채무 관계로 인한 어려움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화목한 집안이었는데"…"어떻게 자기 손으로 딸을" 탄식도

일가족 중 3명이 발견된 빌라 주변에서 전날 만난 이웃들은 이들이 '화목한 가족'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빌라 주민 A씨는 "언제부턴가 안 보였다. 40대 젊은 부부가 죽었대서 놀랐다"며 "못 본 지 6개월은 된 듯하다. 주차 때문에 차를 빼고 해야 해 몇 번 봤었다. 화목한 집안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웃인 B씨도 "언제부터인가 안 보였다. 화목해 보였다"고 잘 모른다는 반응을 보였다.

 

망자가 발견된 것으로 추정되는 빌라 현관문에는 폴리스라인이 둘러져있었다. 옥상으로 향하는 계단도 폴리스라인에 가로막혔다.

 

현관문 앞에는 남편 함씨 앞으로 온 신용카드 연체 채무금 추심 관련 방문록이 놓여 있었다. 이달 초 채권추심회사에서 찾아 왔다가 인기척이 없어 놓고 간 것으로 추정되는 서류를 보면 함씨는 카드값 97만5611원이 밀려 있었다.

 

도시가스 연체 대금 독촉장도 발견됐다. 일가족은 지난해 7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약 14개월 동안 가스요금 총 187만원을 못 내고 있었다.

 

빌라 창문 너머로는 파란색 이사용 박스가 쌓여있는 게 눈에 띄었다. 주변에는 일가족이 내놓은 것으로 추정되는 가구가 테이프를 감은 채 놓여 있었다.

 

일가족 중 오씨가 숨진 아파트의 주민들은 대부분 할 말이 없다는 듯 손사래를 치며 걸음을 재촉했다. 송파구에 위치한 이 아파트에는 오씨의 친정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아파트 주민인 C씨는 "어떻게 자기 손으로 딸을…"이라고 탄식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또다른 주민인 D씨는 "뉴스로만 봤는데 우리 아파트였냐"며 "잘 몰랐지만 보통 이런 일이 있으면 집값이 떨어질까 우려해 다들 쉬쉬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A씨, 수억대 사기 혐의 피소…가족은 구청에 복지 상담도

경찰은 일가족 대부분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이들의 구체적인 사망 원인과 경위를 조사 중이다.

 

전날 아침 추락해 숨진 오씨와 달리 빌라에서 발견된 함씨와 시어머니, 시누이는 하루 앞서 22일께 이미 사망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빌라에서 발견된 유서도 함씨와 시누이가 각각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서에는 가족 간의 채무 등으로 인한 금전적 어려움이 적혀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오씨는 지난 6월 3명으로부터 2억7000만원의 금전적 손해를 보게 했다며 사기 혐의로 피소됐다. 고소인 중 오씨의 가족은 없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고소인 조사까지 마쳤으나 오씨가 소환에 응하지 않아 피고소인 조사는 마치지 못했다. 경찰은 고인에게 출석을 재차 요구하던 중으로 전해졌다. 피고소인인 오씨가 사망하며 해당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예정이다.

 

함씨의 일가족 중 일부는 이 빌라로 전입하는 과정에서 송파구청에 기초생활보장급여를 받는 게 가능한지 상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소득·재산 등의 기준이 안 맞아 일가족 5명 모두 복지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것을 알고 신청을 포기했다고 한다. 구청 관계자는 "설명을 듣고 '안 되겠구나'하고 생각해 신청하지 않고 갔다"고 설명했다.

 

김포 호텔에서 발견된 10대 딸의 경우 오씨와 함께 투숙했지만, 다음 날 오전 오씨만 호텔을 나와 송파의 아파트로 갔다고 한다. 경찰은 차량 내 블랙박스 등을 통해 오씨가 자차인 SUV 차량을 이용해 김포 호텔에서 송파 아파트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때 오씨가 남편 함씨에게 전화했지만, 통화가 연결되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일가족의 휴대전화 통신자료 조회를 신청하고 포렌식도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은 추락사한 오씨를 제외하고 함씨 등 빌라에서 발견된 3명과 딸에 대해선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부검을 의뢰하고, 사망 전 행적을 재구성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2025 서울아트쇼’ 개막...국내 미술작품 한자리에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제 14회 '2025 서울아트쇼’는 24일부터 28일까지 5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 A홀에서 진행된다. 국내·외 150여 갤러리가 소장한 전시는 제프쿤스 알렉스카츠 등 해외 작가 작품을 포함해 약 3000여점 규모로 전시한다. 한국미술 오리지널리티 특별전과 한일수교 60주년 기념전 등 다양한 기획전도 함께 마련된다. 특별전으로 ▲한국미술의 오리지널리티(김환기, 박서보, 백남준, 이우환, 이중섭, 천경자) ▲김창열에서 하태임까지(이배, 이건용 외 18인) ▲한일수교 60주년 기념전(쿠사마 야요이 외 19인) ▲스컵처가든(광화문을 그리는 고흐 등 대형조각전) 등 다양한 작가의 작품도 구성돼 있어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행사를 주최한 서울아트쇼 운영위원회는 "그동안 '서울아트쇼'는 타 아트페어와 차별화를 하고자 한국미술의 오리지널리티를 위시해 다양한 특별전을 기획하여 보다 폭 넓은 문화 향유를 관람객과 공유하고자 노력했으며, 그 결과 매년 크리스마스 미술 축제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또한, 운영위원회는 "서울아트쇼는 소수의 전유물로서의 예술이 아닌 모두를 위한 예술을 모토로 시작된 아트페어이며, 앞으로도 더욱 과감하게

정치

더보기
정청래 “새해 첫 법안은 2차 종합특검...통일교 특검은 제3기관 추천”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당대표가 2차 종합특검 법률안인 더불어민주당 3대특검종합대응특별위원회가 22일 발의한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새해에 처음으로 국회에서 통과시키는 것과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특검은 제3기관에서 추천하는 것을 추진할 것임을 밝혔다. 정청래 당대표는 2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해 “2차 종합특검과 통일교 특검은 가장 빠른 시일 안에 속도감 있게 처리하겠다. 내란 청산과 개혁 완수를 향한 발걸음은 한 발짝도 물러설 수 없고 한시도 쉴 수 없다”며 “새해 1호 법안은 2차 종합특검이 돼야 하고 동시에 통일교 특검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청래 대표는 “3대 특검에서 미진했던 부분들만 모아 집중적으로 파헤침으로써 모든 의혹들에 분명한 마침표를 찍을 수 있도록 매진하겠다”며 “2차 종합특검으로 노상원 수첩, 여인형 메모, 채 해병 사건 구명로비 의혹, 김건희와 윤석열의 국정농단 등을 포함해 12·3 비상계엄 내란 사태의 전말과 윤석열 정권의 모든 국정농단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당대표는 “민주당의 통일교 특검법안을 오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청춘의 도전과 성장 서사 ‘카타르 월드컵 그날의 추억’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카타르 월드컵 그날의 추억’을 펴냈다. 이 책은 저자 황선재가 12년 동안 품어온 월드컵 직관의 꿈을 실현하기까지의 과정을 생생하게 기록한 작품으로, 카타르 월드컵 현장의 열기와 한 청년의 성장 서사가 함께 어우러진 에세이다. ‘카타르 월드컵 그날의 추억’은 러시아 월드컵 직관을 놓친 아쉬움에서 출발한다. 군 복무와 학업, 아르바이트와 대외활동을 병행하며 차곡차곡 준비해온 ‘카타르 월드컵 4년 프로젝트’는 단순한 여행 계획을 넘어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치열한 시간의 기록으로 이어진다. 티켓 오픈과 동시에 전 세계 팬들과 경쟁하고, 코로나19로 일정이 흔들리는 상황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과정은 책 전반에 긴장과 몰입을 더한다. 카타르 현지에서 펼쳐지는 장면들은 탁월한 현장감을 지닌다. 경기장 주변 전시와 팬 문화, 세계 각국의 축구 팬들과 나눈 대화, 거리와 광장을 가득 채운 응원의 소리까지 모든 장면이 마치 독자를 현장 한가운데로 데려다 놓는 듯한 생생함으로 묘사된다. 특히 한국이 포르투갈을 꺾고 16강에 진출하던 그날의 광장 분위기가 이 책의 정점이다. 이 작품은 단순한 ‘월드컵 직관기’에 머물지 않는다. 꿈을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