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수익 추구가 목적이 아닌 중소, 벤처기업, 스타트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플랫폼(場)을 구축하기 위해 ‘히든기업경영전략연구소’를 지난해 2월 1일 공식 설립했다.
이후 1년여간 여러 차례의 정책세미나 개최, 기업 IR 발표, 기업홍보기사 게재,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원들의 무상 컨설팅을 통해 회원사 기업 경영 지원에 나섰다.
그런데 이러한 일련의 세미나 개최, 정부사업 관련 정보 공유와 무상 컨설팅에 대해 “결국 영업하려고…” “연구소 회원 늘려 수익사업하려고…”라고 보는 시선이 있었고, “돈도 안되는 일에 왜 그렇게 매달리냐”는 지적도 많이 받았다.
그런 지적을 받을 때마다 ‘연구소는 수익목적으로 설립한 것이 아니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힘없고 영세한 중소기업들을 위해 봉사하는 연구소인데 왜 그 진정성을 몰라주나” 라면서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막상 연구소를 운영해 보니 ‘회원사 기업들이 과연 연구소를 통해 어떤 이득을 얻을 수 있는가?’ ‘회원기업에게 과연 어떤 혜택을 줄 수 있는가?’ 가 가장 중요한 화두였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결국 연구소를 사단법인으로 만들어야 했고 연구소 자체적으로 설립목적에 부합하는 목적사업 외에 수익사업을 하겠다는 목표가 생겼고 이를 위해 정말 불철주야 뛰어다녔다.
결국 히든기업연구소는 비영리사단법인으로 지난해 11월 24일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설립인가를 받았고 컨설팅, 인재양성, 연구용역 등의 수익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사업자등록증까지 받게 되었다.
‘수익사업 하려고 연구소 만들었나’는 지적에 손사래를 쳤었는데 이제는 수익사업이 제1의 목표가 되었고 비영리사단법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추진할 수 있는 국내·외 수익사업을 찾다 보니 국내 정부 및 지자체 발주 공공정책사업 및 카자스흐탄의 알라타우시티 프로젝트(알마티 인근에 4개 스마트 신도시인 G4City건설사업), 베트남의 하이즈엉성 뤼옹디엔-응옥리엔 산업단지 건설사업 등의 연구용역과 사업참여를 추진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사업수행을 위해 연구소는 2월 1일 카자흐스탄 굴지의 기업의 한국지사인 카스피안그룹한국지사(CGK)와 사업협력 MOU를 체결하고, 또 다른 협의체들과도 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결국 연구소를 설립하면서 ‘욕심 없어요’ 라고 출발했는데 ‘수익사업을 반드시 해내고 만다’라는 욕심을 내게 되었다.
‘욕심을 버리자’ ‘다 내려놓자’라는 것을 실천한다는 것은 얼마나 힘들고 실제 생활에서는 구두선(口頭禪)에 그친다는 것을 이번 연구소 설립과 운영과정에서 새삼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며칠 전 안양 학의천변을 걷다가 참으로 재미있는 광경을 목격했다.
어미로 보이는 두루미와 새끼 두루미가 먹이를 찾고 있는데 새끼 두루미가 자기 입보다 큰 물고기를 한 마리를 물었는데 어찌할 줄 모르고 있었다. 그러자 어미 두루미가 새끼 두루미를 도와주려는 듯 새끼 두루미에게 다가갔다. 그러자 새끼두루미는 어미두루미에게서 황급히 도망을 쳤고 그 과정에서 물고기를 놓치게 되었다. 어미가 그 물고기를 물려 하자 새끼두루미가 쏜살같이 물고기를 다시 물고 또 다시 도망을 쳤다. 하도 재미있는 광경이기에 걷기를 중단하고 한참을 이들 두루미의 ‘쫒고쫒김’을 구경했다. 몇 차례 ‘쫒고쫒김’을 반복하더니 새끼두루미가 물고기를 쪼아먹으려는 듯 냇가 중간 자갈밭에 물고기를 내려놓았다. 그때 어미두루미가 나타나더니 물고기를 입에 물고 새끼 입에 넣어주려는 듯하다가 자기 입에 넣고 꿀꺽 먹어버리는 것이었다. 새끼 두루미는 어이가 없는 듯 망연자실 어미를 쳐다보다가 휑하니 다른 곳으로 날아갔다.
견강부회(牽强附會-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억지로 끌어 붙여 자기에게 유리하게 함)일 수 있으나 두루미 어미와 자식의 물고기 쟁탈전, 자신이 근무하던 직장에서 적게는 몇십억원, 많게는 몇백억원씩 횡령하는 간 큰 사람들, 재벌 3세를 사칭해 30억원대 사기 행각을 벌인 전청조 부녀사건 등 온갖 사기사건, 4.10일 총선을 앞두고 이합집산하는 정치권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동물이나 사람이나 욕심에 끝이 없구나’를 새삼 느낀다.
하지만 ‘욕심없다고 사심없다고’ 떠들어봤자 아무것도 이루어지는 것이 없다는 것이 요즘 세상을 살아본 학습효과다. 적당히 욕심을 부려야 목표도 달성하고 성과가 있다.
이 순간 떠오르는 단어는 과유불급이다.(過猶不及-정도를 지나치면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
글쓴이=시사뉴스 박성태 대기자
연세대학교 졸업 행정학 박사
전 파이낸셜뉴스 편집국 국장
전 한국대학신문 대표이사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