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9.17 (수)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박성태 직론직설

【박성태 칼럼】 가성비보다는 가심비 챙기는 삶 되어야

URL복사

아빠와 딸이 자동차를 번갈아 운전하며 여행을 가고 있는데 기름이 바닥났다는 경고등이 켜지자 아빠와 딸은 주유소를 찾아 기름을 넣어야 한다며 근처 주유소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검색 결과 바로 2~3분거리에 주유소가 있는데 휘발류값이 상대적으로 다른 주유소에 비해 많이 비쌌고 반면 10~15분 정도 거리에는 휘발류값이 상대적으로 많이 저렴한 주유소가 있었다. 


기성세대(꼰대)인 아빠는 당연하다는 듯이 10분, 15분 정도 가는 수고를 감수하고서라도 값이 많이 싼 주유소를 가겠다고 주장했고, MZ세대인 딸은 눈앞에 주유소를 두고 왜 멀리 떨어져 있는 주유소를 가냐며 결국 언쟁을 벌이다 아빠의 주장대로 값이 싼 먼거리의 주유소로 가서 주유를 하게 됐다. 그런데 값이 싸다는 이유로 주유 대기를 하는 차는 많았고 오랜 기다림 끝에 겨우 주유를 하게 되었는데 딸이 아빠에게 “도저히 이해를 못하겠다. 아빠는 가성비만 알고 가심비는 모르냐?”고 쏘아붙인다. 


주유를 마친 아빠와 딸은 마침 식사시간이 되어 근처 식당을 가게 됐다. 메뉴판에 있는 많은  음식들 중에 아빠의 눈에 들어온 것은 메뉴 중 거의 제일 저렴하면서도 대중적인 김치찌개, 된장찌개였고, 딸의 눈에 들어온 메뉴는 값은 비싸도 그 식당의 시그니쳐 메뉴인 ‘한우 버섯불고기’였다. 주유소에서의 지은 죄(?)가 있어 아빠는 아무소리 못하고 딸이 원하는 메뉴를 주문했지만 ‘영 아니올시다’라는 똥십은 표정이었다. 이번에도 딸이 한마디 한다. “아빠 또 가성비 생각했지? 가성비 진짜 뜻도 몰라? 무조건 싼 것만 찾는 거는 가성비가 아니라 값싼 비지떡 찾는거야. ‘싼게 비지떡’이라는 말도 몰라”라고 거세게 몰아붙인다.  


머쓱해진 아빠는 그제서야 무조건 싼 것 위주로, 가성비만을 따지던 자신을 반성하며 앞으로 가심비를 고려하며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우리는 흔히 소비자의 소비형태를 두고 ‘가성비가 있다’, ‘가심비가 있다’라는 말을 쓴다.  
가성비(價性比)란 ‘가격 대비 성능'의 줄임말로 말 그대로 ‘사용하거나 투입한 금액과 비교한 성능’이라는 뜻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괜찮은 성능의 제품을 구입했을 때 ‘가성비가 좋다’라고 표현한다.


‘가성비를 따져서 소비한다’는 말은 경제학 용어에서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둔다’는 경제원칙(경제성원리)과 ‘저비용 고효율’이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두어야 하고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하는 것이 어쩌면 생활의 목표이자 방법이었던 기성세대(꼰대)들의 소비형태는 거의가 ‘가성비’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가심비(價心比)는 ‘가격 대비 심리적인 만족감’을 이르는 말로 객관적인 성능보다는 주관적 만족도에 초점을 맞추는 표현이다. 사실 만족도는 매우 주관적이기에 가격보다는 디자인이 예쁜 제품, 명품, 개인적 취향에 딱 맞는 제품 등이 가심비 제품에 속한다.


가심비는 지난 2018년 소비 트렌드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하였으며 이후 지금까지도 MZ 세대를 중심으로 하나의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1980~1995년 출생자들인 MZ세대들이 명품 시장의 주요 소비층으로 퍼지고 있다.
지난 2020년 신세계 백화점과 롯데 백화점의 명품관 매출에서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대가 50.7%, 30대가 46%에 달할 정도로 명품 시장의 주요 소비층이 MZ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성비와 가심비는 비단 소비형태 뿐만아니라 생활현장에서도 적용되는 것 같다.
가성비와 효율을 따지게 되면 자연히 자기중심적이고 자기 위주의 언행을 하게 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두어야 하고 가성비를 따지다 보니 자기희생과 품이 최대한 적게 들어가는 쪽으로 사고를 하게 되고 남을 배려하기보다 ‘내가 우선’이 되어야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여길 수 있다. 
반면 가심비를 생각하게 되면 나보다는 남을 배려하는 마음도 생기게 될 것 같다. 가성비 보다는 어떻게 하면 너와 내가 만족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 주변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오히려 자기만족도 느낀다면 그것이 진정한 가심비가 아닐까. 


경제생활을 영위하는 한 한정된 재화를 효과적으로 소비하려면 가성비를 따지지 않을 수는 없지만 가성비와 더불어 가심비까지 챙기는 삶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어쩌면 가심비를 챙기는 삶이 행복의 지름길일 수도 있다.  ​

 


글쓴이=시사뉴스 박성태 대기자

 

 

 

 

 

 

 

 

 

 

 

연세대학교 졸업 행정학  박사   

전 파이낸셜뉴스 편집국 국장  

전 한국대학신문 대표이사 발행인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국회, 경제 대정부 질문…확장 재정·상법 개정안·노란봉투법·소비쿠폰 '부각'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오늘(17일)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을 실시한다. 정부의 경제 정책 기조 등을 놓고 여야 격돌이 예상된다. 국회는 이날 이재명 정부 첫 정기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을 실시한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권칠승·정태호·이언주·주철현·허성무·김영환 의원이 질의자로 나선다. 민주당은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 이재명 정부 정책 성과를 조명하면서 윤석열 정부 당시 세수 결손 사태 등을 지적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이번 대정부 질문을 사실상 '청문회' 성격으로 규정하고 정부 정책을 송곳 검증할 계획이다. 4선인 김상훈·이헌승·조은희·조승환 의원이 질문자로 나서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와 상법 개정안·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등의 문제점을 부각할 예정이다. 비교섭단체에서는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대정부질문에 참여한다. 정부 측에서는 국무총리, 기획재정부 장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국토교통부 장관, 해양수산부 장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공정거래위원장, 금융위원장 등이 출석한다. 여야는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놓고도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여권은 "밭에 씨를 뿌려야 하

경제

더보기
이노비즈협회-조달청, 중기 공공조달 규제개선 간담회 개최... “현장 소통으로 조달 혁신”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노비즈협회는 17일 성남 판교 협회 대회의실에서 조달청과 함께 ‘현장 소통 간담회’를 개최하고,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의 조달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번 간담회는 중소기업들이 조달 참여 과정에서 겪는 불합리한 제도와 규제를 개선하고, 현장 중심의 정책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장에는 이노비즈협회 정광천 회장을 비롯해 △유니온씨티 임동욱 대표(이노비즈 전북지회 회장) △보광아이엔티 차순자 대표 △에니텍시스 홍사혁 대표 △하이테커 백성욱 대표 △아이지 김창일 대표 등 혁신·우수·G-PASS기업 및 공공조달 참여기업 5곳이 참석했다. 조달청에서는 백승보 청장과 주요 정책부서 과장 등 4명이 함께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간담회에서 이노비즈기업의 조달 참여 활성화와 공정한 시장 환경 조성을 위한 실질적 정책 개선 방안이 진행됐다. 정광천 이노비즈협회 회장은 △공공조달형 납품대금 연동제 확대, 임동욱 ㈜유니온씨티 대표이사는 △조달청 인증제품의 개별 매각 제도 도입을 제안했으며, 차순자 ㈜보광아이엔티 대표이사는 △다수공급자계약 진행 기간 단축과 기업 보호 제도 마련 △다수공급자계약 물품 등록 시 가격 조정의 투명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일 안 해도 돈 준다’…청년 실업 대책, 계속되는 엇박자
‘청년 백수 120만’ 시대를 맞아 정부가 청년 고용 확대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올해부터 ‘일자리 첫걸음 보장제’를 강력 추진하기로 했다. ‘청년백수’는 대한민국에서 15~29세 청년층 중 공식적인 통계에 잡히는 실업자는 아니지만, 실직 상태이거나 취업을 준비 중이거나, 또는 구직 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쉬는 ‘쉬었음’ 인구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으로 지난 2월 통계청 발표에서 전년보다 7만여 명 이상 늘어난 120만7천 명에 달했다. 이중 실업자는 약 27만 명, 취업준비자 약 43만 명, ‘그냥 쉬었음’이 약 50만 명으로 그냥 쉰다는 ‘쉬었음’ 인구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 ‘쉬었음’ 인구는 취업자나 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하는 공식적인 용어로 일할 의사나 능력이 없거나, 있더라도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일자리 첫걸음 보장제’는 크게 세 가지 유형의 청년(쉬었음 청년, 구직 청년, 일하는 청년)을 대상으로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데 자칫 일 안 해도 정부가 수당도 주고, 각종 지원도 해준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크다. 청년 세대의 어려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