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4.07.26 (금)

  • 흐림동두천 26.6℃
  • 구름많음강릉 31.2℃
  • 흐림서울 29.1℃
  • 소나기대전 28.0℃
  • 구름많음대구 30.0℃
  • 구름많음울산 28.7℃
  • 광주 25.9℃
  • 소나기부산 28.9℃
  • 흐림고창 26.2℃
  • 제주 28.5℃
  • 흐림강화 27.8℃
  • 흐림보은 27.5℃
  • 흐림금산 27.1℃
  • 흐림강진군 26.3℃
  • 구름많음경주시 30.7℃
  • 흐림거제 28.2℃
기상청 제공

박성태 직론직설

【박성태 칼럼】 가성비보다는 가심비 챙기는 삶 되어야

URL복사

아빠와 딸이 자동차를 번갈아 운전하며 여행을 가고 있는데 기름이 바닥났다는 경고등이 켜지자 아빠와 딸은 주유소를 찾아 기름을 넣어야 한다며 근처 주유소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검색 결과 바로 2~3분거리에 주유소가 있는데 휘발류값이 상대적으로 다른 주유소에 비해 많이 비쌌고 반면 10~15분 정도 거리에는 휘발류값이 상대적으로 많이 저렴한 주유소가 있었다. 


기성세대(꼰대)인 아빠는 당연하다는 듯이 10분, 15분 정도 가는 수고를 감수하고서라도 값이 많이 싼 주유소를 가겠다고 주장했고, MZ세대인 딸은 눈앞에 주유소를 두고 왜 멀리 떨어져 있는 주유소를 가냐며 결국 언쟁을 벌이다 아빠의 주장대로 값이 싼 먼거리의 주유소로 가서 주유를 하게 됐다. 그런데 값이 싸다는 이유로 주유 대기를 하는 차는 많았고 오랜 기다림 끝에 겨우 주유를 하게 되었는데 딸이 아빠에게 “도저히 이해를 못하겠다. 아빠는 가성비만 알고 가심비는 모르냐?”고 쏘아붙인다. 


주유를 마친 아빠와 딸은 마침 식사시간이 되어 근처 식당을 가게 됐다. 메뉴판에 있는 많은  음식들 중에 아빠의 눈에 들어온 것은 메뉴 중 거의 제일 저렴하면서도 대중적인 김치찌개, 된장찌개였고, 딸의 눈에 들어온 메뉴는 값은 비싸도 그 식당의 시그니쳐 메뉴인 ‘한우 버섯불고기’였다. 주유소에서의 지은 죄(?)가 있어 아빠는 아무소리 못하고 딸이 원하는 메뉴를 주문했지만 ‘영 아니올시다’라는 똥십은 표정이었다. 이번에도 딸이 한마디 한다. “아빠 또 가성비 생각했지? 가성비 진짜 뜻도 몰라? 무조건 싼 것만 찾는 거는 가성비가 아니라 값싼 비지떡 찾는거야. ‘싼게 비지떡’이라는 말도 몰라”라고 거세게 몰아붙인다.  


머쓱해진 아빠는 그제서야 무조건 싼 것 위주로, 가성비만을 따지던 자신을 반성하며 앞으로 가심비를 고려하며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우리는 흔히 소비자의 소비형태를 두고 ‘가성비가 있다’, ‘가심비가 있다’라는 말을 쓴다.  
가성비(價性比)란 ‘가격 대비 성능'의 줄임말로 말 그대로 ‘사용하거나 투입한 금액과 비교한 성능’이라는 뜻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괜찮은 성능의 제품을 구입했을 때 ‘가성비가 좋다’라고 표현한다.


‘가성비를 따져서 소비한다’는 말은 경제학 용어에서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둔다’는 경제원칙(경제성원리)과 ‘저비용 고효율’이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두어야 하고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하는 것이 어쩌면 생활의 목표이자 방법이었던 기성세대(꼰대)들의 소비형태는 거의가 ‘가성비’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가심비(價心比)는 ‘가격 대비 심리적인 만족감’을 이르는 말로 객관적인 성능보다는 주관적 만족도에 초점을 맞추는 표현이다. 사실 만족도는 매우 주관적이기에 가격보다는 디자인이 예쁜 제품, 명품, 개인적 취향에 딱 맞는 제품 등이 가심비 제품에 속한다.


가심비는 지난 2018년 소비 트렌드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하였으며 이후 지금까지도 MZ 세대를 중심으로 하나의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1980~1995년 출생자들인 MZ세대들이 명품 시장의 주요 소비층으로 퍼지고 있다.
지난 2020년 신세계 백화점과 롯데 백화점의 명품관 매출에서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대가 50.7%, 30대가 46%에 달할 정도로 명품 시장의 주요 소비층이 MZ세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성비와 가심비는 비단 소비형태 뿐만아니라 생활현장에서도 적용되는 것 같다.
가성비와 효율을 따지게 되면 자연히 자기중심적이고 자기 위주의 언행을 하게 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두어야 하고 가성비를 따지다 보니 자기희생과 품이 최대한 적게 들어가는 쪽으로 사고를 하게 되고 남을 배려하기보다 ‘내가 우선’이 되어야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여길 수 있다. 
반면 가심비를 생각하게 되면 나보다는 남을 배려하는 마음도 생기게 될 것 같다. 가성비 보다는 어떻게 하면 너와 내가 만족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 주변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며 오히려 자기만족도 느낀다면 그것이 진정한 가심비가 아닐까. 


경제생활을 영위하는 한 한정된 재화를 효과적으로 소비하려면 가성비를 따지지 않을 수는 없지만 가성비와 더불어 가심비까지 챙기는 삶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어쩌면 가심비를 챙기는 삶이 행복의 지름길일 수도 있다.  ​

 


글쓴이=시사뉴스 박성태 대기자

 

 

 

 

 

 

 

 

 

 

 

연세대학교 졸업 행정학  박사   

전 파이낸셜뉴스 편집국 국장  

전 한국대학신문 대표이사 발행인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尹 대통령, 이상인 방통위원장 직무대행 사임 재가...방통위원 0명 초유 사태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이상인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직무대행 겸 부위원장의 사의를 수용했다. 이로써 방통위는 상임위원이 1명도 없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이 방통위원장 직무대행 겸 부위원장은 이날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자신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단독으로 처리하려 하자 탄핵안 표결이 이뤄지기 전 자진 사퇴했다. 대통령실은 대변인실 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은 오늘 이상인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부위원장)의 사임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방통위 부위원장 사임은 적법성 논란이 있는 야당의 탄핵안 발의에 따른 것으로, 방통위가 불능상태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사의 수용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대통령실은 "방송뿐만 아니라 IT·통신 정책을 총괄하는 방통위를 무력화시키려는 야당의 행태에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며 "국회가 시급한 민생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입법은 외면한 채 특검과 탄핵안 남발 등 정쟁에만 몰두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회가 더 이상 미래로 가는 대한민국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방통위원장 직무대행 겸 부위원장은 지난해

경제

더보기
정부, 티몬‧위메프 사태 소비자 피해 구제 총력 가닥
[시사뉴스 김백순 기자] 티몬·위메프의 정산·환불금 미지급 사태가 확산되면서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를 중심으로 정부는 입점업체의 미정산 피해는 민사 상의 문제인 만큼 추후 검토하고, 우선 환불받지 못하는 피해자 구제에 총력을 다하기로 했다. 공정위 시장감시국은 25일 오후 위메프와 티몬 본사에 각각 조사관을 투입, 긴급 현장조사에 돌입했다. 공정위가 현장조사에 앞서 이를 언론 등에 미리 공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티몬·위메프 지급불능 사태로 소비자 피해가 확산되자, 발 빠른 현장조사로 피해구제를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근성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언론에 노출돼 심리적으로 압박을 받으면 소비자 피해 구제에 적극적으로 움직일 여지가 충분히 있을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사태로 입점업체와 소비자 모두 피해를 보고 있지만, 공정위는 입점업체 미지급 문제보다 소비자 환불대금 미지급 사태에 집중할 방침이다. 김 국장은 "대금지급 요청이 어느 정도인지 현장에서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소비자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제도적인 조치 등에 대해선 현재 상황에서 단정짓기엔 한계가 있다. 상황파악 후 (피해를 막기 위한)제도가 있을 지 관계당국과 협의하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가슴이 뜨끔해지는 ‘하는 척이라도 하고 산다’는 말
지난 13일 첫 방송된 MBC의 ‘손석희의 질문들’이라는 프로그램에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출연해 최근 논란이 불거진 자사 프랜차이즈인 연돈볼카츠 가맹점주와의 ‘매출 보장’ 관련 갈등상황에 대해 입을 열었다. 방송 진행자인 손석희 전 JTBC 총괄사장은 “가맹점주 입장에서 물어볼 수밖에 없다”며 일련의 논란에 대해 질문을 던졌고 백종원 대표는 해명성 발언으로 일관해 방송 직후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 점주 측 협회가 백 대표의 발언을 반박하며 나서 갈등이 재점화되는 모양새다. 이러한 갈등과 논란은 현재 분쟁조정기관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조사 중이어서 시시비비의 결과가 주목된다. 이러한 갈등과 논란은 논외로 하고 백 대표가 이날 방송에서 발언한 “하는 척하면서 살겠다”라는 말에 나 자신은 물론 사회전반에 걸쳐 일어나는 현상들이 오버랩되며 진정으로 우리 모두가 ‘하는 척이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날 프로그램 말미에 손석희 진행자가 백종원 대표에게 “백 대표는 자신이 사회공헌을 하는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냐”고 질문하자 “본인은 그렇게 훌륭한 사람은 아니다”며 충남 예산 전통시장을 시작으로 지역사업을 벌인 이유도 ‘사회공헌’의 일환인데 무엇인가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