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2월 3%대로 진입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 전망이 나온다. 정부의 대규모 재정을 투입으로 농수산물값은 진정 추세지만 3월 물가통계에는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데다 국제유가와 환율까지 들썩이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가 올해 1월 2.8%로 반짝 하락했지만 2월 다시 3.1%로 상승했다.
연초부터 농산물값이 강세를 이어오면서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이에 정부는 물가 상승 주범으로 지목된 농산물 물가를 잡기 위한 총력전을 펼쳤다.
정부는 농축산물 물가 안정을 위해 납품단가 지원과 할인지원, 과일 직수입 등 긴급 가격안정자금 1500억원을 투입했다.
이 같은 조치에 농산물 가격이 서서히 하향세를 나타내긴 했지만 아직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농산물 가격 상승과 함께 식료품 등 가공식품과 외식물가도 크게 뛴 상황이어서 당분간은 3%대 물가 상승률이 이어지지 않겠냐는 시각이다.
여기에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까지 들썩이면서 3%대 물가 상승률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28일 배럴당 83달러에 거래됐다. 2월 초(72~73달러)와 비교하면 15% 안팎 올랐다.
홍해 등 지정학적 위기가 이어지고 있고, OPEC(석유수출국기구)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이 감산을 연장하면서 유가를 밀어 올리고 있다.
환율은 수입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29일 원‧달러 환율은 1,347.20원이었다. 올해 첫 개장일(1,300.4원)과 비교하면 50원 안팎 올랐다. 각국 정부가 완화적 통화정책을 취하면서 상대적으로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연초 '금(金) 사과'로 대표되는 과일이라는 단일 이슈가 '체감물가'로 부각되었다면 최근에는 보다 큰 틀에서 포괄적인 변수들이 3%대 물가를 가리키고 있는 양상이다.
당국도 2%대 인플레이션까지 조금 더 시일이 걸릴 수 있다며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일시적 요인들만 완화되면 2%대 초중반까지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