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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올해 고2 대입, '무전공 확대 계획' 반영 못해...사전예고 간과한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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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학원, 서울 10개교 고2 대입 계획 분석
몇몇 대학 외 무전공 선발 계획 반영 안 돼
학칙 고쳐야 하는데…주어진 시간 단 두 달
교육부 "하반기 고칠 수 있도록 방침 안내"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올해 고등학교 2학년부터 적용되는 입시 계획을 공개한 서울 주요 대학 다수가 '무전공 학과' 모집 계획을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들은 학칙을 고치는 등 필수적인 절차를 진행하기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고 털어놨다.

 

일각에선 교육부가 무전공 확대를 '과속 추진'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고2 입시 계획도 대폭 손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교육부가 법정 '대입 사전예고제'를 간과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 전망이다.

 

지난 5일 종로학원이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서울 지역 주요 대학 10곳이 최근 발표한 2026학년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 상의 '무전공 학과' 모집 현황을 분석한 결과, 다수 대학이 종전 2024학년도 모집 규모와 유사했다.

 

서울대는 무전공 관련 모집인원이 2024년도 521명(전체 중 14.9%), 2026학년도 520명(14.9%)으로 차이가 한 명에 불과했다. 연세대는 같은 기간 378명→377명(각각 10.4%)이었고 고려대도 95명(2.3%)→94명(2.2%)으로 한 명 차이였다. 

 

중앙대 역시 2024년도엔 300명(6.8%), 2026년도엔 295명(6.7%)으로 차이가 크지 않았다. 경희대는 182명→183명(각각 3.8%), 한국외대는 149명(4.3%)→156명(4.5%) 등 변화가 거의 없었다. 이화여대는 두 시기 모두 인원이 354명으로 같았다.

 

일부 대학들은 학과 개편, 학칙 개정 등 절차를 다 마치지 못한 채 2026학년도 대입 시행계획을 만들었다고 털어놨다.

 

경희대 관계자는 "최종 증원을 포함해서 (2026학년도 계획을) 확정하고 수정하려 한다"고 전했다. 경희대는 2025학년도의 경우 총 406명을 무전공으로 뽑기로 한 상태다. 대학 내 모든 전공을 자율선택하는 유형1로 서울캠퍼스에서 165명, 국제캠퍼스에서 241명을 선발하겠단 계획이다.

 

한국외대도 대입 시행계획을 고쳐야 하는 상황이다. 2025학년도 계획에선 서울과 글로벌 양 캠퍼스를 합쳐 총 845명을 무전공으로 선발한다. 유형1 324명, 유형2는 511명 규모다. 유형2는 계열·단과대학 안에서 전공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무전공 선발 계획을 반영하지 못한 대학은 이들 외에 또 있다. 건국대는 308명 규모의 KU자유전공학부를 신설하기로 방침을 세웠지만 2026학년도 대입 시행계획엔 반영되지 않았다.


다만, 모든 대학이 무전공 선발 계획을 반영하지 못한 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성균관대의 무전공 관련 모집인원은 2024학년도 1514명(42.4%)에서 2026학년도 1651명(44.8%)으로 137명 늘어났다. 2026학년도에 인문·자연 통합 선발(280명)이 신설됐다.

 

한양대는 2026학년도부터 250명(8.5%)을 무전공 모집단위로 뽑는다. 2024학년도엔 무전공 관련 모집인원이 없었다. 250명 중 35명은 인문계열, 115명은 자연계열, 나머지는 계열 구분 없이 선발한다.

 

'무전공 입학' 확대는 교육부가 국고 인센티브를 걸고 속도를 내 왔던 정책이다. 대학 졸업생이 전공과 다른 직장을 선택하는 미스매치 문제를 해소하고 대학 교육을 수요자 중심으로 혁신하려는 취지라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지난 1월 교육부는 '대학혁신지원사업' 기본계획 등을 통해 2025학년도에 무전공 입학을 확대하면 평가에서 가산점을 주겠다고 밝혔다. 가산점에 따라 대학별 지원금이 수십억원 단위로 바뀔 수 있다.

 

가산점 만점(10점)을 받으려면 모든 전공을 택할 수 있는 '자유전공학부'와 계열·단과대 단위에서 선택 가능한 '광역선발' 모집인원이 전체 25% 이상이어야 한다. 다만 보건의료·사범계열과 일부 첨단분야, 예체능·종교 계열은 빼고 계산한다.

 

대학이 새로운 학과를 만들고 학생을 선발하려면 먼저 학칙을 고쳐야 한다. 그러나 대학 관계자들 사이에선 학칙을 개정하기엔 시간이 너무 짧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대학에선 학생들의 거센 반발로 진통이 있다.

 

한 서울 지역 사립대 관계자는 "(학칙 수정을 위해선) 구성원 의견 수렴도 해야 하고 계획도 세워야 한다"며 "교무위원회, 대학평의원회 등 교내 절차가 굉장히 복잡한데 그 절차를 정상적으로 거치려면 서너달이 걸린다"고 했다.

 

교육부가 대학혁신지원사업 기본계획 등을 확정한 것은 지난 1월30일이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따르면 2026학년도 대입 시행계획 제출 마감일은 3월30일이었다. 대학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두 달이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여러가지 무리한 일정이 굉장히 급박하게 이뤄지면서 순서가 꼬인 것"이라며 "결국 대부분 대학에서 2026학년도 계획이 수정돼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험생 피해를 막기 위해 법령에서 정하고 있는 '대입 사전예고제'가 사실상 무력화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각 대학은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정해진 사전예고제에 따라 매년 신입생 입학 1년 10개월 전 대입 시행계획을 발표해야 한다. 미리 대입 정책을 예고해 수험생 혼란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다른 사립대 관계자는 "2026학년도 대입 시행계획 변경 신청은 내년 중으로 예상돼 변경안을 반영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잘못된 정보가 지속적으로 노출될 수 밖에 없어 사전예고제 취지를 살리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교육부는 대학혁신지원사업 등의 무전공 입학 관련 가산점 방침을 예년보다 빠른 시기에 안내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2026학년도 대입 시행계획을 조기에 수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이야기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정을 해야 한다면 대학들에 내년 5월까지 늦추지 말고 최대한 빨리 고칠 수 있도록 안내하려고 했다"며 "(국고 사업 가산점 관련 방침을) 하반기에 미리 안내를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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