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4.07.22 (월)

  • 흐림동두천 26.0℃
  • 구름많음강릉 30.8℃
  • 흐림서울 27.6℃
  • 흐림대전 30.1℃
  • 구름많음대구 31.0℃
  • 구름많음울산 29.5℃
  • 흐림광주 29.1℃
  • 맑음부산 27.6℃
  • 흐림고창 29.4℃
  • 구름많음제주 30.8℃
  • 흐림강화 26.9℃
  • 흐림보은 28.4℃
  • 구름많음금산 29.7℃
  • 구름많음강진군 28.9℃
  • 구름많음경주시 30.8℃
  • 구름많음거제 27.3℃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시네마돋보기】 악마에게 영혼을 판 미디어 <악마와의 토크쇼>

URL복사

1970년대의 상업화된 오컬트 문화에 대한 블랙코미디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미 전역을 충격에 빠트린 사상 최악의 생방송 사고 영상을 47년 만에 공개하는 파운드 푸티지 기법의 영화다. 〈100 블러디 에이커스〉의 캐머런 & 콜린 케언즈 형제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았으며 〈듄〉, 〈오펜하이머〉의 데이비드 다스트말치안이 주연을 맡았다. 시체스국제영화제 ‘오피셜 판타스틱’ 각본상을 수상했다. 

 

아이콘과 실화... 향수와 풍자

 

1977년 핼러윈 전날 밤에 방영된 ‘핼러윈 특집 생방송-올빼미 쇼’ 영상이 비하인드 영상과 함께 공개된다. MC 잭 델로이와 보조 MC 거스, 연주자들과 방청객으로 구성된 올빼미 쇼의 이날 첫 출연자는 영매다. 방청객의 죽은 가족 이름을 부르며 능력을 선보이던 영매는 갑자기 강한 기운을 느끼며 괴로워한다. 다음으로 출연한 초자연현상 회의론자는 영매가 사기꾼이라고 주장하는데 이때 영매에게 예상하지 못한 이상현상이 나타난다. 

 

토크쇼 중간 광고타임에는 흑백으로 분주한 현장 비하인드 영상이 전개된다. 거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1위에 집착하는 주인공은 위험한 방송을 이어나가고 사탄교회 집단자살에서 살아남아 악마에게 빙의된 소녀와 소녀를 후원하는 초심리학자가 함께 등장하면서 충격적인 현상이 생방송된다. 

 

 

실제 인기 토크쇼인 ‘돈 레인 쇼’에서 벌어진 영매 대 초자연현상 회의론자의 일화를 기반으로 무분별한 폭력이 난무한 의심과 불신의 시기이자 오컬트의 부흥기인 1970년대와 시청률의 노예가 된 방송국을 조망한다. 70년대 미국 토크쇼와 심령문화에 대한 정교한 재현도 뛰어나지만 당대 B급 문화에 대한 감독의 이해와 재창조가 감각적이다. 영화는 당시 유행했던 오컬트 문화의 아이콘과 실화들을 나열하고 의도적으로 조잡한 호러 묘사와 투박한 영상 질감을 연출해 향수를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악마적인’ 미디어에 대한 풍자적 시선을 유쾌하게 풀어낸다. 

 

 

감독의 독창적 감성 매력

 

영화는 인간의 시선과 감각은 착각과 망상이 가능하지만 카메라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만을 다룬다는 점을 이용해 실체를 파헤치지만 이 영화가 페이크 다큐이듯, 카메라가 담는 것이 모두 실체 그대로라고 믿는 것 또한 어렵다. 오컬트 현상이 제작진이 준비한 특수효과 ‘사기’인지, 또는 사기꾼이 대중에게 건 ‘집단최면’인지, 아니면 진짜 악마의 장난이나 형벌인지 영상이라는 매체는 그 특성상 보고 있는 것도 믿을 수 없는 현상을 만든다. 미디어는 시청률을 위해 악마에게 영혼을 판 존재며, 모든 것이 가짜라고 주장하는 회의론자의 검증과 논리마저 자극적으로 판매되는 ‘쇼’다. 관객은 그것이 진짜든 가짜든 상관없이 자극을 갈구하며 공포 속에서도 이를 외면하지 못한다. 미디어는 사기와 집단최면술 그리고 진짜 악마 그 자체 모든 것이다.  

 

출연자가 피를 쏟아내며 응급실에 실려가고 방송 중에 악마가 나타나도 광고는 제 시간 꼬박꼬박 진행되는 블랙코미디적 묘사는 이 영화가 가짜뉴스로 혼란한 뉴미디어 시대에 대한 은유이자 자본주의 시대의 미디어에 대한 공포와 조롱을 다룬 것임을 명백히 한다. 〈악마와의 토크쇼〉는 오컬트 장르보다는 70년대의 상업화된 오컬트 문화에 대한 블랙코미디에 가깝다. 

 

 

토크쇼 스튜디오라는 제한된 공간 안에서 긴장감을 쌓아가는 연출력이 탄탄하다. 적절한 캐스팅과 배우들의 사실적 연기도 뛰어난데 특히 진행자 역을 맡은 데이비드 다스트말치안의 심리묘사와 악마에 빙의된 소녀를 연기한 잉그리트 토렐리의 강렬한 존재감이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레트로 오컬트 문화에 대한 애정과 풍자가 동시에 느껴지는 감독의 독창적 감성이 매력으로, B급 문화에 대한 공감대가 있는 마니아들에게는 더욱 특별한 경험이 될만한 작품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우상호, 민주 전대 이재명 90% 지지율 “당과 본인에게 결코 바람직하지 않아”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이재명 당대표 후보가 90% 이상 누적 득표율로 압도적 우위를 이어가자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에게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우 전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당 대권후보이고 총선을 승리로 이끈 당 대표 이외의 다른 사람을 선택하는 게 쉽지는 않을 수 있다"면서도 "자연스럽게 봐야 되는데 문제는 득표율이 너무 높으니까 약간 뒷맛이 (씁쓸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의 3분의 1 정도는 균형을 맞춰주려고 한다는 걸 보여줬으면 좋았을 텐데 당원들이 선택하는 걸 인위적으로 비율을 조정하는 건 불가능하지 않나"라고 했다. 우 전 의원은 "김두관 후보의 주 지지 지역이나 서울, 경기로 오면 조금 균형은 맞을 텐데 초기에 90%대의 지지율이 나오는 건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에게 결코 바람직한 건 않다"며 "다양성이 있고 살아 있는 정당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전 의원은 친명(친이재명계) 일색 지도부가 꾸려질 가능성을 두고서는 "친명이든 아니든 지역 대표성이라는 게 분명히 반영돼야 한다"며 "특정 계파나 특정 지도자와 관련된 분들이 전부 들어올 것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가슴이 뜨끔해지는 ‘하는 척이라도 하고 산다’는 말
지난 13일 첫 방송된 MBC의 ‘손석희의 질문들’이라는 프로그램에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출연해 최근 논란이 불거진 자사 프랜차이즈인 연돈볼카츠 가맹점주와의 ‘매출 보장’ 관련 갈등상황에 대해 입을 열었다. 방송 진행자인 손석희 전 JTBC 총괄사장은 “가맹점주 입장에서 물어볼 수밖에 없다”며 일련의 논란에 대해 질문을 던졌고 백종원 대표는 해명성 발언으로 일관해 방송 직후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 점주 측 협회가 백 대표의 발언을 반박하며 나서 갈등이 재점화되는 모양새다. 이러한 갈등과 논란은 현재 분쟁조정기관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조사 중이어서 시시비비의 결과가 주목된다. 이러한 갈등과 논란은 논외로 하고 백 대표가 이날 방송에서 발언한 “하는 척하면서 살겠다”라는 말에 나 자신은 물론 사회전반에 걸쳐 일어나는 현상들이 오버랩되며 진정으로 우리 모두가 ‘하는 척이라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날 프로그램 말미에 손석희 진행자가 백종원 대표에게 “백 대표는 자신이 사회공헌을 하는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냐”고 질문하자 “본인은 그렇게 훌륭한 사람은 아니다”며 충남 예산 전통시장을 시작으로 지역사업을 벌인 이유도 ‘사회공헌’의 일환인데 무엇인가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