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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 직론직설

공정과 상식이 무너진 나라… 지도자들이 본을 보여 바로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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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뺑소니 혐의를 받고 있는 인기가수 김호중 씨의 법꾸라지 행보를 보며 ‘공정과 상식이 무너져 내려도 이렇게 무너져 내릴 수는 없다’라는 생각에 어이없음을 넘어 분노를 느낀다.  

 

김호중 씨는 누가 봐도 유죄가 뻔한 죄(현재 김호중에 대해 적용할 수 있는 죄는 무려 7가지로 음주운전, 교통사고 후 미조치, 도주치상, 운전자를 바꿔치기한 대리자수, 증거인멸, 위험운전치상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등이다)를 짓고도 법꾸라지(법을 이용해 가장 적은 양형을 받도록 하는 것) 전략을 세우고 경찰조사에 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씨는 일반에게 공개된 첫 조사이자 4번째 소환조사인 지난 21일 경찰서 조사 후 반성의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은 채 옅은 미소까지 지으며 “죄인이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죄송합니다”라고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22일 김 씨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도주치상 등 4가지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은 24일 낮 12시 영장실질심사 후 김씨를 결국 구속했다.  

 

이에 앞서 김 씨의 소속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생각엔터테인먼트는 공식 입장문에서 "김호중은 오는 23~24일 공연을 끝으로 모든 활동을 중단, 자숙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며 "김호중과 소속사 관계자들은 모든 경찰 조사에 임하며, 결과에 따른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김 씨는 23일 공연에는 참여했고 24일 공연에는 영장실질심사를 받느라 불참했다. 통상 음주운전 혐의 정도만 받아도 자숙하며 모든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것이 인기 연예인들의 행보인데 김 씨는 조남관(전직 검창총장 직무대행)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선임까지 하며 법꾸라지 배짱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 씨는 사고 직후부터 소속사 대표, 매니저 등 관계자들과 법꾸라지 전략을 세우고 그 지침에 따라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호텔로 피신한 상태에서 캔맥주 4개를 구입하다니? 음주사고를 내고도 또 음주를?’. 그런데 그것은 경찰의 음주측정을 속이려 ‘추가음주’를 하려고 했던 것이고 실제로 음주측정 피하는 법으로 ‘추가음주’를 하는 사례가 있어 대검찰청이 ‘추가음주’ 처벌법을 요청할 정도라는 것을 기자인 본인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김 씨가 이런 법꾸라지 행보를 보인 것은 김호중 씨와 그 소속사대표, 매니저, 관계자들이 벌인 범죄행위가 죄의 입증이 여의치 않으면 통상 초범은 벌금형, 집행유예 정도이고 조직적 범인도피, 증거인멸 정황이 가중 요소로 작용한다 해도 여론이 납득할 만한 정도의 양형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이번 김호중 사건을 보면서 공정과 상식이 무너져버린 대한민국의 현실을 目睹(충격적인 광경을 눈앞에서 직접 보는 것)하게 되어 오호통재라!(嗚呼痛哉)를 외치고 싶은 심정이다. 

 

대한민국. 공정과 상식이 무너진 나라. 사실과 진실, 도덕과 윤리를 뒤로 한 채 오로지 법의 잣대에만 의존해 ‘유전무죄 무전유죄’인 나라. 간절함과 절박함. 진정성은 온 데 간에 없고 오직 눈앞에 보이는 성공과 출세, 권력 쟁취, 가진 자의 갑질, 1등만이 대우받는 나라,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 되어버린 나라.  

 

동방의 떠오르는 별. 아시아의 4마리 용으로 널리 이름을 떨치며 제3세계 국가나 저개발국가로부터 선진국 진입 국가발전의 모델로 추앙받던 대한민국이 어느 때인가부터 막돼먹은 나라, 국격이 땅에 떨어진 나라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럼 이런 나라를 누가 만들었나. 멀리 갈 것도 없이 불과 몇 년 전 공정과 상식을 외치며 국민들을 환호하게 했던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내로남불’하면서 공정과 상식을 무너뜨리는 행보를 서슴지 않으면서부터 본격화됐다고 할 수 있다. 

 

만약 국가지도자급 인사들, 오피니언 리더들이 공정과 상식에 어긋난 일을 했을 때 처음부터 “죄송하게 되었다. 사과한다”라고 했으면 공정과 상식이 살아있는 나라에서 사는 국민들로서 자부심, 최소한의 자존심은 가졌을 것이다. 국가지도자급 인사, 오피니언 리더들의 공정과 상식에 어긋난 일이란 일일이 여기에 적시하지 않아도 알 사람들은 다 알 터. 

 

그들이 무너뜨린 공정과 상식을 가수 김호중 씨가 그대로 따라 하며 “뭐 나만 그런가” 하는 모양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국가지도자급, 오피니언 리더들이 공정과 상식을 준수하는 본을 보여야 무너져 내린 대한민국의 국격을 되찾을 수 있겠다.  

 


글쓴이=시사뉴스 박성태 대기자

 

 

 

 

 

 

 

 

 

 

 

연세대학교 졸업 행정학  박사   

전 파이낸셜뉴스 편집국 국장  

전 한국대학신문 대표이사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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