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형색색 눈이 즐거운 조형물 아트페어. ‘조형아트서울2024’(PLAS 2024)가 5월 23~26일 서울 코엑스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2016년 국내 유일 조각 특화 아트페어로 출범한 조형아트서울은 국내 미술시장에서 조각 부조 유리 혼합매체 등 입체작품 시장 활성화를 위한 아트페어이다.
올해로 아홉 번째로 국내 최대 규모의 조형물 견본시장을 목표로 조형예술의 대중화 기여에 앞장서는 아트페어이다. 참가 갤러리에 입체 작품 1점 이상과 입체 작가 1명은 전시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고 있다.
전국에 아트페어가 넘쳐나는 가운데, 조형아트서울은 그만의 특장점으로 살아남았다. 지난해는 4만3000명이 몰려 판매액은 8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경기 침체와 코로나 특수기 이후에도 예년 수준의 매출을 유지했던 것이다. 조형아트서울 팬들은 “그만큼 출품 작품들의 수준이 높고, 대중 취향에 맞는 합리적이고 다양한 미술품들이 준비되어 있었다”고 평한다.
이곳에서는 가정에 둘만한 소형 조각 작품부터 기업이 구입하는 대형 설치 작품까지 한눈에 만난다는 점이 좋다. 대형 조형물을 만지고 살짝 껴안아볼 수도 있었다.
올해 참가 갤러리는 국내 85개, 해외 20개 등 105개 갤러리가 참여해 850여명 작가 작품 3800여 점을 선보였다. 지난해 참여 갤러리는 96개였다. 지난해보다 9곳이 늘었다. 국내에서는 청작화랑과 금산갤러리, 갤러리 위, 갤러리 가이아 등이, 해외에서는 대만의 더 홍 아트 갤러리, 일본의 야마키 아트 갤러리 등이 참가했다. 전시 작품은 입체 작품이 주를 이루되 평면 작품도 함께 했다.
올해 주제는 '뉴 웨이브'(New Wave). 새로운 물결로 관람객들에게 마음속 신선한 일렁임을 선사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또 전시는 해외 갤러리 부스를 나라별로 같이 배치해 각 나라의 새로운 작품을 한 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었다.
청작화랑은 전뢰진 대리석 조각, 김영원 알루미늄 조각, 고성희 유리조각, 대리석 유리조각가로 알려진 신재환의 조각 등을 선보였다. 금산갤러리는 이후창, 마츠다 유키, 주후식, 박승모, 이주형 등의 작가들이 전시했고, 갤러리 위는 김선영, 송현화, 아트놈, 이정한 등의 작품을 볼 수 있었다. 또 갤러리 가이아는 유선태, 김명진, 김병종, 데이비드걸스타인, 알렉스카츠 등을 전시했다. 20곳의 해외 갤러리 중 대만의 더홍 갤러리는 Shu-Kai,Lin, Yi-Hsin TZENG, Keith Haring을, 일본의 이치온 갤러리는 Sosho Mochida, Fumio Moriya의 작품을, 또 일본의 야마키 갤러리는 Toshimatsu Kuremoto, Toshinobu Sugimoto, Nobuhiko Suzuki, Jitsuya Ozaki 등을 전시했다.
입체 작품을 크기와 가격 별로 나눈 3가지의 특별전(대형조각특별전, 신진작가 조각전)과 한국 작가 특별전(권순익), 젊은 작가 특별전(.ZIP-김선우, 박수진, 김희진, 이병수, 강현서, 이기라, 백종은, 최창임)등으로 펼쳐져 눈길을 끌었다.
한편 대형 조각전에서는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상을 만든 조각가 김영원 등 11명(김영원, 심인자, 박헌열, 양태근, 김성복, 권치규, 김경민, 장성재, 테즈김, 정의지, 김리현)이 참여해 3m 이상 대형 조각을 전시했다. 작품 가격은 3000만원 ~ 1억 원으로 큰 기업이나 공공조형물이 필요한 회사들을 위한 견본 조각으로 기획됐다.
또 뉴웨이브(New Wave) 신진작가 조각 특별전에서는 20개 대학의 조소 전공 교수가 추천한 작가들이 참여했다. 가천대, 강원대, 경북대, 경희대 등 각 학교에서 1∼2명 작가가 참여한 이 전시에서는 높이 70cm 이하, 150만원 이하의 작품을 볼 수 있었다. 임동혁, 최영재, 윤인규, 이정혁, 황병석, 최창민, 이연재, 이소민, 이인화, 박채연, 황성호, 차건우, 문소연, 이재용, 고병관, 황수환, 이하영, 김동옥, 김현준, 염석인, 지성민, 신누리, 전아영, 박우성, 변우영, 임정은, 박은지, 황승현, 송병권, 김정민, 조유나, 김형우, 허소윤, 김영민, 이규영, 이정화, 허태진, 김정균, 윤기선 등 39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캐릭터 조각 특별전에는 입체 작품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춘다는 취지로 50cm 이하, 75만원 이하의 작품을 볼 수 있었다. 손희수, 장지원, 박소연, 김민지, 이주홍, 황혜민, 권연진, 김건희, 김리현, 김보라, 오은서, 이화연, 전효인, 유경민, 윤예지, 오예람, 엄정현, 천예슬, 감태검, 원명재, 김수연 등 21명의 작품을 선보였다.
특히 특별전으로 소개된 권순익 작가는 다양한 혼합재료를 사용하여 입체적 평면작업을 하는 작가. 현재 일본 화이트 스톤 갤러리 소속작가이다. 캔버스 위에 여러 색을 칠해 쌓아 올리며, 갈라진 틈 사이로 흑연을 문지름으로 정적인 색감의 매력을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전통 문양과 한국적인 정서의 일상 소재를 담아낸 작품으로 미술시장에서 주목받았다. 2년전 조형아트서울에서도 100호를 비롯해 출품작 모두 솔드아웃되며 인기를 끌었다.
이외에도 다양한 기법으로 작업하는 젊은 작가 8명의 작품을 모은 닷집(.ZIP) 특별전이 눈길을 끌었다.
한국작가와 갤러리들의 해외 진출을 위해 추진하는 해외 아트페어와 꾸준한 문화교류도 특징적이다.
신준원 조형아트서울 대표는 “일반 아트페어 출품작과 달리 조형아트서울에 나온 대형 조각품은 누구나 만지거나 끌어안을 수 있어 반응이 좋았다”며 “가정의 달 5월에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였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신 대표는 또 대만의 원 아트 타이페이, 캐나다의 아트밴쿠버와 파트너쉽을 맺었다. 이런 국제적인 교류 덕분에 올해 행사에는 대만의 8개 갤러리가 참가했다. 또 지난해 일본 오사카 아트 페어인 스터디에 부스로 참여하면서 올해 일본 갤러리 4개, 인도네시아 갤러리 1곳도 새로 참여하는 성과를 보였다.
조형아트서울은 '오사카 엑스포2025' 기간 한국과 일본의 국교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해 ‘Study & PLAS : Asia Arts Fair’ 개최도 기획 중이다.
(사진=조형아트서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