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2025학년도 대학 무전공(전공자율선택제) 모집인원이 교육부 정책에 따라 대폭 확대된 가운데 대학 이공계열을 지망하던 수험생들이 입시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9일 종로학원은 지난 3개년 동안 대학들이 대입정보포털 '대학어디가' 등에 공개한 모집단위별 합격 점수를 분석한 결과 '자유전공학부'에서 수시·정시 전형 모두 이공계열 지망생들이 유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권 대학에서 고교 내신 위주인 수시 '학생부교과전형'(교과)은 문과보다 이과 학과들의 합격선이 높았다.
2022학년도 합격선(상위 70%·일반전형)은 문과 전체 모집단위 평균이 2.45등급이고 이과는 2.22등급이었다.
2023학년도에도 문과(2.34등급)보다 이과(2.15등급)가 높았다. 내신 등급은 수가 낮을 수록 상위권이다.
비교과 등을 반영하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도 마찬가지였다. 2022학년도 서울권 문과 합격선은 3.11등급이었으나 이과는 2.76등급으로 더 높았다. 2023학년도 역시 문과(3.00등급)보다 이과(2.64등급)가 더 높았다.
직전 2024학년도 입시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한 서울 주요 대학들도 이과 합격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고려대 수시 교과(학교장추천) 합격선(상위 70%)은 문과 모집단위가 평균 1.50등급이었으나 이과는 1.43등급이었다. 연세대 수시 교과(추천형)의 합격선(상위 90%)도 문과(1.69등급)보다 이과(1.56등급)가 높았다.
수시 학종도 고려대 학업우수전형 합격선(상위 70%)이 이과(2.02등급)보다 문과(2.66등급)가 낮았다. 같은 시기 한양대 학종 일반전형 평균 합격선도 문과(2.97등급)보다 이과(2.63등급)가 더 높았다.
다만 고려대 수시 학종 계열적합전형 합격선은 문과(2.64등급)가 이과(3.26등급)보다 높게 형성됐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시 전형으로 자유전공학부에 지원한다면 내신 고득점 학생이 더 많은 '이과(지망)생' 합격 비율이 매우 높을 것"이라며 "최근 수시에서 서류 심사가 상당수 배제돼 고교 내신 등급 정량 지표가 (당락을 가르는 데) 중요해지고 있다"고 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위주로 선발하는 정시 전형은 현행 '문·이과 통합형' 체제 도입 이후 이과 지망 수험생들이 유리한 구조라는 논란이 이어져 왔다.
수능 수학에서 선택과목 '미적분'을 택한 수험생이 같은 점수를 맞은 '확률과 통계'를 고른 수험생보다 높은 표준점수를 획득한다는 '유·불리' 논란이 있다.
고교 교육과정에서는 문·이과 구분이 사라졌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수능 수학 영역에서 '미적분' 또는 '기하'를 택하고 '과학탐구'를 치른 학생들을 이과생으로 본다.
임 대표는 "'이과'가 '문과' 학생보다 표준점수가 높은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정시에서 '이과 학생' 합격비율이 높을 것"이라며 "유형1(자유전공학부)은 '이과생'이 '문과생'에 비해 매우 유리한 구도"라고 주장했다.
교육부의 전공자율선택제는 ▲입학 후 메디컬·사범계열 등 일부를 제외한 모든 전공을 택할 수 있는 '자유전공학부'(유형1) ▲학부제처럼 특정 계열 안에서만 전공을 택할 수 있는 '광역모집'(유형2)으로 나뉜다.
계열 구분 없이 선발하는 '자유전공학부'에서도 이공계열 지망 학생들이 유리하다면 향후 대학생들의 전공 쏠림 현상도 보다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 대표는 "지난 5일 종로학원이 2344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해 보니 '유형2'(광역모집) 선호가 68.1%였고 '유형1'(자유전공학부) 선호가 31.9%"라며 "'유형1'에서 '문과생'의 지원 기피 현상도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자유전공학부에) 지원자와 합격생 모두 '이과생'이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문·이과 모두 선택할 수 있는 전형이지만 (입학 후) 전공 선택에서 이과 관련 전공 선택이 매우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