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공기마저 시원한 계곡 주변 바위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투명한 계곡물에 물놀이를 하다 보면 더위는 잊게 되고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신선이 된 듯한 황홀경에 젖게 된다. 울창한 원시림과 맑은 수질을 자랑하는 백운산 4대 계곡, 월성천을 따라 형성된 길이 5.5㎞의 월성계곡, 독특한 바위가 풍경을 더욱 풍성하는 내원사 계곡 등을 소개한다.
숲길과 계곡을 동시에
전남 광양 백운산의 4대 계곡은 절경으로 유명하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 만큼 ‘울울창창’ 원시림을 자랑하는 성불, 동곡, 어치, 금천 등 백운산 4대 계곡은 유리알처럼 맑은 계곡물을 자랑한다. 도솔봉과 형제봉 사이에서 발원한 성불계곡은 맑은 물과 수려한 삼림, 기암괴석, 평평한 바위들이 가득 펼쳐져 보인다. 4대 계곡 중 가장 긴 동곡계곡은 백운산 정상과 따리봉 사이 한재에서 발원해 학사대, 용소, 선유대, 병암폭포 등 절경을 품고 있으며, 추동섬과 동천을 돌아 광양만으로 흘러간다. 금천계곡은 선녀가 내려와 베를 짰다는 옥녀봉에서 발원해 섬진강과 어울리며 마침내 느림의 미학을 완성한다. ‘어치’는 완만하게 늘어진 고갯길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108 계단, 목교, 쉼터 등을 갖춘 생태 탐방로에서 빼어난 자연경관을 깊숙이 즐길 수 있다. 한참을 걷다 보면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다는 구시폭포, 한여름에도 이슬이 맺힌다는 오로대 등 볼거리가 눈에 들어온다.
전북 진안군은 평균 해발고도가 400m에 이르는 고원지대로 1,000m가 넘는 산이 6개나 있어 맑고 깨끗한 물이 흐르는 계곡과 하천이 많다. 특히 운일암반일암은 길이 약 5㎞로 계곡이 깊어 해를 반나절 밖에 못 본다는 뜻이 담겨 있는 곳으로, 국가 지질명소로 지정돼 있을 뿐만 아니라 진안고원길 9구간과 200m 길이의 구름다리가 있어 숲길과 계곡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이 밖에도 섬진강의 발원지인 데미샘 자연휴양림과 운장산에서 내려온 맑은 물이 있는 정천면 학동·마조마을도 어린아이들과 물놀이를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수심 적당한 천연 물놀이장
경남 거창군 거창수승대는 거창의 대표 관광지로 여름철 물놀이하기 좋은 장소로 유명하다. 계곡물의 천연 물놀이장은 수심이 적당해 어른과 아이 모두 안전하게 즐기기 좋은 곳이다. 소나무 숲 사이 흐르는 맑은 계곡물과 수승대 명물 거북바위, 그리고 요수정, 구연서원, 관수루가 어울려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이곳에서 오는 7월 26일부터 8월 9일까지 한여름 밤 거창국제연극제가 개최된다. 인근의 금원산자연휴양림은 폭포와 계곡, 등산로, 산책로, 숲 속의 집, 야영데크 등 휴양림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숲캉스의 조건을 모두 갖춘 곳이다. 7월에는 숲 속음악회가 개최된다.
거창수승대를 지나 거창군 북상면으로 이동하면 여름철 최대 피서지인 월성계곡군립공원이 있다. 월성계곡은 남덕유산 동쪽 자락의 월성천을 따라 형성된 길이 5.5㎞의 계곡으로 기암괴석과 투명한 계곡물이 어우러진 풍경은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하며, 얼음물처럼 차가운 계곡에 발을 담그면 한여름 더위를 잊을 수 있다.
사시사철 맑은 물이 흐르고 암반층으로 된 계곡물에 몸을 담그고 있으면 무릉도원이 따로 없는 경남 양산 통도사 자장암 계곡도 명소다. 계곡 바로 위 통도사의 창건주 자장율사가 통도사 창건(646년) 전 수도했던 암자라 해서 이름 붙여진 자장암도 볼거리다. 이 조그마한 암자는 불심이 깊은 사람들에게만 모습을 보인다는 금와(金蛙) 보살 덕분에 방문객들로 늘 북적인다. 법당 뒤편 암벽에 난 조그마한 구멍에 사는 개구리가 바로 금와보살이다.
자동차로 통도사에서 국도 35호선 부산 방면으로 10분 정도 내려가면 자연경관이 빼어나고 사시사철 맑고 깨끗한 물이 돌부리를 울리며 흐르는 신비스러운 풍경으로 유명한 내원사 계곡이 있다. 내원사계곡은 양산팔경 중 하나로 울창한 숲과 맑게 흐르는 계곡이 천혜의 자연을 그린다고 하여 ‘소금강’이라고도 불렀다. 사시사철 맑은 물이 흐르며 곳곳에 삼층바위, 병풍바위 등 독특한 바위가 풍경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