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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한동훈과 이재명 시즌2 - ‘용산의 시간’ vs ‘서초동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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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엘리트 검사·李 소년공 출신... 대조적인 인생스토리
韓 ‘이재명 사법처리’ 선봉장... 與 차기주자로 ‘우뚝’
李 국회체포동의안 다수 이탈표로 정치생명 위기... ‘독해져’
대권 유력주자가 당 관례 깨고 전대출마, 당권 거머쥐어
용산의 시간 vs 서초동의 시간, 살아남아야 대권도 있다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한동훈 대 이재명 시즌2가 시작될 전망이다. 에필로그 편이 대장동·백현동 개발 관련 국회 체포동의안을 둘러싼 법무부 장관 대 민주당 대표 간의 공방이었다면 시즌1은 4.10 총선을 두고 벌인 선거 사령탑 간 대결이었다. 이제 집권여당 대표와 거대 야당 대표로서 한판 승부를 펼치게 됐다. 바야흐로 차기 대권을 향한 흥미진진한 시즌2가 도래한 것이다. 성공하는 쪽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다. 두 사람은 여러모로 대조적이다. 살아온 인생사도 그렇고 대중적인 이미지도 결이 다르다. 무엇보다 ‘정치인 한동훈’, ‘정치인 이재명’의 성패를 가를 급소는 따로 있다. 한 대표에게는 ‘용산의 시간’이 관건이고, 이 대표는 ‘서초동의 시간’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넘기 쉬운 허들은 아니다. 이 때문에 두 사람 간 시즌3이 개봉될지는 아직 장담할 수 없다.

 

 

韓 엘리트 검사·李 소년공 출신... 대조적인 인생스토리

 

한 국민의힘 대표는 1973년생 51살, 이 민주당 대표는 1963년생으로 딱 10살 차이다. 나잇살 차이만큼 살아온 인생사 또한 차이가 있다. 한 대표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후 서울지방검찰청, 대검찰청 등에서 근무하며 검찰 요직을 두루 거친 엘리트 검사출신이다. 미국으로 건너가 석사도 마쳤다. ‘윤석열 사단 황태자’로 불리다 윤석열 정부 초대 법무장관을 지내고 정치권 입문 7달 만에 여당 대표에 올랐다. 반면, 이 대표는 정확한 생년월일을 모를 정도로 빈한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중학교·고등학교를 다 검정고시로 마치고 경북 안동에서 성남으로 올라와 소년공이 됐다. 그러다 중앙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시에 합격해 변호사로 성남에서 시민운동가로 활동한다. 47살 때인 2010년 성남시장에 당선돼 재선 한 후 경기도지사를 지내다 민주당 대선 후보, 당 대표에 올랐다. 이처럼 극명하게 대조적인 삶을 살아온 두 사람은 자신을 이기고 출범한 정권의 법무장관과 ‘범죄 의혹’을 받는 야당 대표로 조우했다. 한 대표는 이 대표를 ‘범죄자’로 이 대표는 한 대표를 ‘윤석열 아바타 정치 검찰’로 규정하며 처음부터 충돌했다. 


지난해 9월 21일 한 당시 법무부 장관은 이 대표에 대해 “대규모 비리의 정점은 이재명 의원이고, 이 의원이 빠지면 이미 구속된 실무자들의 범죄 사실은 성립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구조”라 국회의 체포동의안 가결을 요청했다. 한마디로 제1당 야당 대표가 ‘대규모 비리의 주범’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체포동의안 설명이라지만 직설적이고 도발적이라는 평가가 당시 나왔다. 아울러, 이 대표에게 증거 인멸의 우려가 크다며 “이재명 의원은 이미 위증교사 범행을 통해 증거를 조작해 무죄판결을 받아낸 성공한 경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헌법 기관이며 야당 대표가 사법 정의를 무너뜨린 범죄자라는 최고 수위의 발언이었다. 둘은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한 대표는 여권의 유력한 차기 주자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다. 반면, 이 대표는 대선 패배에 이어 사법리스크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생존의 위기에 처했다. 설상가상으로 국회체포동의안 표결 과정에서 민주당 내 이탈표가 다수 나와 당장 당내 리더십이 크게 상처받았다. 이때부터 이 대표가 ‘독해졌다’는 얘기가 당안팎에서 흘러나왔다. 당내 다른 목소리는 허용되지 않았고, 4.10 총선 공천에서 비명계 당내 인사는 거의 제외됐다.

 

대권 유력주자가 당 관례 깨고 전대출마, 당권 거머쥐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번 양당 전당대회에서 우리 정당사에 보기 드문 기록을 썼다. 한 대표는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서 총선 참패에 책임지고 물러났다가 곧바로 당대표에 다시 출마해 당권을 거머쥐었다. 유례가 없다. 2004년 총선 때 당을 이끌었던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총선 패배 직후 전당대회에서 대표가 된 사례가 있으나 그땐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인한 괴멸적 패배를 막아낸 것으로 높게 평가받았다. 이 대표의 연임 도전도 김대중 총재 이후 처음이다. 유력한 대선 주자인 두 사람의 출마로 두 당 모두 ‘당권·대권’ 분리 원칙이 흔들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대선 1년 6개월·민주당은 1년 전부터 대선에 나가는 사람은 대표를 맡지 못한다. 결국 한 대표는 ①2027년 대선 불출마 ②(대선 1년 6개월 전인) 2025년 9월 대표 사퇴 ③당대표가 돼서 당헌 수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민주당은 (대선에 출마하려면 선거일 1년 전에 사퇴하도록 돼 있는) 당헌 25조 2항을 그대로 두되 ‘특별하고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는 당무위원회의 의결로 당대표 및 최고위원의 사퇴 시한을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사실상 사문화됐다는 평가다. 

 

용산의 시간 vs 서초동의 시간, 살아남아야 대권도 있다

 

두 대표가 맞붙은 지난 총선에서의 승자는 이 대표다. 한 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지휘한 국민의힘은 비례의석 더해 108석에 그쳤다. 21대 보다 몇 석 늘었지만 참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이 대표의 민주당은 175석을 차지했다. 두 사람이 정식으로 붙은 1차전에서 이 대표가 크게 승리한 것이다. 2번째 공식 대결은 2026년 6월 3일 예정돼 있다. 차기 대선 9개월 전이다. 당대표로 복귀한 한 대표, 연임이 거의 확실한 이 대표 두 사람에게는 차기 대권으로 가는 최대 분수령이다. 하지만 앞으로 약 21개월 남은 기간 두 사람이 당 대표로서 넘어야 할 허들은 쉽지 않다. 먼저 한 대표는 자신의 정치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엄경영 시대정신 연구소장은 “‘여의도 문법’을 쓰지 않겠다고 공언했던 한 대표는 상대에 대한 적개심은 극에 달한 정치 환경에서 거친 말을 쏟아내며 기성 정치인으로 보인다”며 “‘국민 문법’으로 정치하겠다는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권 독선을 염려하는 민심을 받들어 용산에 고언하고 야당과의 협치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한 대표 앞길이 쉽지만은 아닐 것이다”며 “용산과의 관계에서 한 대표 자신을 어느 선에서 차별화할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어떨까? 우선은 김혜경 법인카드 불법유용, 대장동 개발 사업, 백현동 개발 사업, 쌍방울 변호사비 대납, 성남FC 기업 후원금 등 검찰이 정조준하고 있는 사법리스크에서 살아남아야 할 것이다. 더 중요한 과제는 민주당 내 ‘제왕적 리더십’을 넘어 국가 경영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는냐다. 김부곤 데일리리서치 소장은 “국민은 이 대표에 현 정부의 독주를 막기에 넉넉한 의석을 줬다. 그러나 법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200석 이상을 허용하진 않았다”며 “당내 리더십이 탄탄한 만큼 중도 확장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실상 입법권을 쥔 민주당이 국정의 한축으로서 책임지는 협치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두 대표에게 당심과 민심은 양면적이다. 한 대표에게는 대통령 국정 운영 태도에 화가 나지만 한편으로는 대통령과 당대표가 충돌할까 우려가 큰 것도 사실이다. 여권이 ‘이중 권력’ 상황에 놓이는 건 국민에게 도움이 안 된다. 이 대표는 마음만 먹으면 윤석열 대통령이 하고 싶은 걸 막을 순 있다. 하지만 이 대표가 원하는 건 얻을 수 없다는 게 딜레마다. 극한 정쟁의 무한 반복에서 빠져나올 정치적 타협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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