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서울 아파트 매물이 다시 쌓이면사 향후 집값에 대한 전망도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매물이 다시 쌓이기 시작했으나, 서울 지역 내 매매 수요 및 아파트값 변동률은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는 등 혼조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집값에 대한 전망도 갈리고 있다.
19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8만3468건으로 한 달 전(7만8672건)과 비교해 6.0% 증가했다. 특히 특히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 당일인 지난 1일(8만462건)에 비해서도 3.7% 증가했다.
올해 서울 아파트매물은 지난 5월15일 8만5595건으로 최고치를 찍은 뒤 지난달 5일 7만6629건으로 1만건 가까이 소진됐으나 다시 급격히 상승하기 시작했다.
지역별로는 ▲마포구가 한 달 전보다 13.2% 증가했고 ▲종로구(10.5%) ▲구로구(10.4%) ▲도봉구(10.2%) 등에서 10%를 웃도는 증가세를 보였다. 가장 매물 상승폭이 적은 성동구(2.6%) 역시 매물이 소폭 늘었다.
실제 서울 마포구 상암동 '상암월드컵파크 4단지'의 경우 한 달 사이 매물이 29건에서 49건으로 68.9% 늘었고, 아현동 '아현아이파크(59.2%)', 서교동 '서교대우미래사랑(50.0%)' 등의 단지에서 50% 이상 매물이 늘었다.
업계에서는 올 상반기부터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 분양가 상승에 따른 기축 매매 수요 증가 등을 이유로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며 집값에 불이 붙었으나, 너무 급격한 상승에 따른 피로감,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 이후 대출 관망 등의 이유로 서울 외곽지역부터 다시 매물이 쌓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 아파트에 대한 매수수요나 집값 변동률은 하락과 상승을 오가며 혼조세를 보이고 있어 업계의 분석도 갈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둘째주(9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은 8월 둘째 주 0.32%를 정점으로 ▲셋째 주 0.28% ▲넷째 주 0.26% ▲9월 첫째 주 0.21% 등 3주 연속 하락 곡선을 그렸으나 지난주 ▲0.23%로 다시 그 폭이 커졌다.
또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역시 103.5로 전주(103.2) 대비 0.2포인트(p) 다시 상승했다. 해당 지수는 지난 8월 셋째주부터 3주 연속 하락한 바 있으나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매매수급지수는 아파트 매매시장의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선(100)보다 수치가 높을수록 시장에 집을 '팔려는' 사람보다 '사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다. 100보다 낮으면 그 반대를 뜻한다.
일각에서는 대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거래 자체가 막히면서 서울 집값이 보합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시장에서 호재와 악재 간 시소게임을 할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한때 연 2%대까지 낮아진 점, 강남 등 일부 핵심지역 아파트값이 신고가를 경신한 점 등을 보면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 부분 선반영된 게 아닌가 싶다. 이 때문에 지금은 금리 인하보다 대출 규제의 약발이 더 크게 먹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강남3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 등 부촌에서는 대출규제가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만큼 이들 지역에서는 가격 상승이 계속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추석 이후 서울 일부 과열된 지역들의 경우 상승폭이 축소되면서 다소 진정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그러나 강남 3구는 대출규제 등이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지역이기 때문에 거래가 감소하더라도 가격 상승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