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다음 달 실시되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엔 열 명이 넘는 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안양옥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회장과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이 단일화 담판에 나선다.
후보 등록일을 앞두고후보 등록일을 앞두고 보수와 진보 진영 모두 내부 경쟁이 가열되며 단일화에 막판 진통을 겪으며, 고비를 맞는 중이다. 보수 진영 단일화 일정 역시 연기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보수 진영 단일화 추진 기구인 '서울교육감 중도우파 후보단일화 통합대책위원회(통대위)' 관계자는 "안양옥 전 교총 회장과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이 담판에 나선다"며 "단일화를 위한 여론조사 문항을 포함한 선거 관련 세부 사항에 대한 협의에 나설 예정"이라고 19일 밝혔다.
오는 20일부터는 보수진영, 21일부터는 진보 진영이 여론조사 등 본격 단일화 절차에 돌입하는데 양 진영 모두 단일화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은 후보가 있어 후보 등록일 전 단일화 마무리 여부는 미지수이다.
추석 연휴 기간 통대위에 참여한 안 전 회장과 조 전 의원, 홍후조 고려대 교수 등 3인이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에 합의한 듯했으나 의견이 또다시 엇갈린 것이다.
통대위는 오는 20~22일 전화면접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실시, 23일 최고 득표자를 단일 후보로 추대할 예정이었지만 이 일정은 오늘(19일) 담판을 통해 다시 조율될 것으로 보인다. 통대위 관계자는 "담판은 오늘 뿐만 아니라 여러 차례 이뤄질 수도 있다"며 "이 경우 여론조사 일정도 늦춰질 수 있다"고 밝혔다.
갈등이 불거진 건 안 전 회장이 통대위가 실시하는 여론조사를 신뢰할 수 없다고 나서면서다. 안 전 회장은 통대위 여론조사 방식이 조 전 후보를 편들기 위한 방안이라고 주장하며 이대로는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안 전 회장은 조 전 후보와의 '담판'을 강력하게 주장하며 "이를 거부하면 다른 후보들과 제3의 기구에 단일화 추진을 맡기겠다"고 했다. 보수 진영에서는 통대위 외에 '서울교육감 보수후보 단일화 선정심사 관리위원회'가 별도의 단일화 일정을 발표하고 있는데 자신의 담판 제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통대위에서 이탈해 이 기구와 함께하겠다는 뜻이다.
안 전 회장이 요구하는 건 크게 두 가지로 ▲여론조사 항목에 '도덕성'과 관련된 문항을 넣자는 것▲첫 출마자인 자신에게 가산점이 부여돼야 한다는 것이다.
통대위 관계자는 "안 전 회장 측은 조 전 의원이 여론, 조직에서 우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자신에게 신인 가산점을 양보해달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조 전 의원 측은 안 전 회장의 의견을 수용하기 힘들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조 전 의원 측은 신인 후보 가산점 제도는 정당이 다양한 후보를 배출하기 위한 공천 방식이기 때문에 교육감 후보를 뽑는 이번 단일화와 전혀 취지가 다르다고 대응하고 있다.
보수 교육계도 늦어지는 단일화에 초조한 모습이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안 전 회장은 꾸준히 담판을 요구하고 있다. 여론도 우세하고 조직도 더 큰 조 전 후보가 양보를 하고 자신을 지지하면 유권자들이 더 감동할 것이고, 본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주장"이라며 "이런 식으로는 사실상 협의가 힘들다. 보수 교육계가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두 사람의 빠른 협의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수 진영 후보였던 선종복 전 서울시북부교육장은 이날 출마 포기 선언을 하며 안 전 회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선 전 교육장은 "보수후보의 단일화와 결집을 위해 출마 포기를 한다"며 "(안 전 회장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교육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