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2025학년도 수도권 의과대학 수시 지원자 66.2%가 논술전형을 선택했고, 지방권 의과대학은 89.1%가 학생부전형에 지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교육업계가 수험생들의 수시모집 지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내신 최상위권 학생들의 지방 소재 의대 지원 성향이 보다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학생들 대부분은 '논술 전형' 대신 '학생부 교과전형', 혹은 '학생부 종합전형'을 선택했다. 최상위권 학생들의 경쟁에서 지방 의대 합격의 관건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최저 등급 충족 여부에 달렸다.
지난 6일 종로학원측은 "2025학년도 39개 의대 수시 전형 지원자를 분석한 결과 서울·경인 소재 의대 수시 지원자는 66.2%가 '논술전형'을 선택했고, 지방 소재 의대 지원자는 89.1%가 '학생부 전형'에 지원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방 소재 의대 27개대에 '학생부 교과전형'으로 지원한 학생은 1만8815명에 달했다. 전년도 지방 소재 의대의 학생부 교과전형 지원자가 9235명이었던 데에 비교하면 2배로 늘어난 것이다. 학생부 교과전형은 3년 간의 내신을 정량 평가해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인 만큼 내신 성적에 자신이 있는 수험생들이 몰렸을 것으로 보인다.
지방 소재 의대의 '학생부 종합전형' 지원자는 1만904명으로 전년 해(7618명)보다 3000여 명이 늘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학교 내신이 최상위권인 일반고 학생은 몰론 특수목적고등학교(특목고)·자립형 사립학교(자사고)의 상위권 학생 상당수가 지방권 학생부 종합전형에 지원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이 경우 중복합격으로 인한 지방 소재 의대의 추가 합격인원이 큰 폭으로 늘어날 수 있다.
대학 수시모집에선 수험생 1인당 최대 6군데를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의대에 중복 합격한 수험생이 상위권 의대를 선택하면서 결원이 생길 수 밖에 없다. 2024학년도 전국 39개 의대에서 추가 합격된 수험생은 1670명에 달했다. 의대 수시모집 전체 인원인 1658명보다 많은 숫자다.
임 대표는 "지방 소재 의대 중복합격으로 인한 수시 추가합격 비율이 높아지고 수시 합격자 예비번호도 지난해 보다 크게 상승할 수 있는 구도"라고 분석했다. 또 "연쇄적으로 수시에서 충원하지 못하고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이 특히 지방권에서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경인 소재 의대 지원자의 경우 허수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전망됐다.
서울·경인 소재 12개 대학의 경우 논술 전형 지원자가 학생부 교과전형·종합전형 지원자를 합친 것보다 많다. 12개 대학의 학생부 교과전형·종합전형 지원자는 1만3170명인데에 비해 논술 전형 지원자는 2만5834명이다.
임 대표는 "논술 전형 지원자는 학교 내신 성적으로 수시에 지원한 대학에 합격할 가능성이 희박하다. 수능 정시 또한 합격이 불가능한 수준이 많다"며 "논술 전형은 수시에서 중복합격으로 인한 이탈이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지원자가 몰린 가천대의 경우 전체 9377명의 지원자 중 87.5%인 8209명이 논술 전형 지원자다. 학생부 교과전형은 202명(2.2%), 종합전형은 966명(10.3%)에 불과하다.
임 대표는 "2025학년도 의대 지원 상황으로 볼 때 학교내신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 중 지난해에 비해 복수합격하는 이들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이라며 "중복 합격으로 인한 (합격자) 이탈로 예비 합격자 수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내신 합격선도 하락할 수 있기 때문에 수능 최저 등급 충족에 대한 대비가 금년도, 특히 지방권 의대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