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문예출판사가 ‘쉽고 바르게 읽는 고전’ 시리즈 여섯 번째 책으로 유가의 필수 경전인 사서 중 하나인 ‘맹자’를 출간했다. 옮긴이 울산대 박삼수 명예교수는 고금의 여러 판본을 두루 참고해 ‘맹자’를 적확하고 유려하게 번역했으며, 상세한 주석과 명쾌한 해설을 담아 독자의 이해를 도왔다.
공자의 가르침을 적극 계승한 맹자는 ‘어지러운 세상에서 고통받는 백성을 어떻게 구할 것인가?’, ‘위정자는 어떠해야 하며 나라는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가?’라는 시대를 초월한 질문을 던지며 그 답을 구한다. 당시 제후들은 패권 다툼에만 열을 올려 천하의 혼란이 극심했다. 민생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에 맹자는 인의(仁義)를 가볍게 여기고 무력이나 권모술수로 승리를 구가하는 패도정치를 배격하고, 임금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인 왕도와 어진 정치(인정)를 강조해 사회를 개혁하고 민생의 안정을 도모하고자 했다.
공자와 맹자는 닮은 점이 많다. 공자와 맹자는 어지러운 세상일을 외면하는 학문가가 아닌 누구보다 치열한 개혁가, 정치가의 삶을 지향하고 살아냈다. 두 사람의 인생 역정이 녹록치 않았던 이유다.
맹자 사상의 핵심은 ‘성선설’, ‘인의 사상’, ‘왕도 인정의 정치사상’ 등 크게 세 가지로 추려진다. 맹자는 인간이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고 봤으며, 선함을 지키기 위해 노력을 다해 사회가 혼탁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맹자는 인과 의를 도덕의 가장 중요한 두 개념이라고 본다. 인을 핵심으로 두고 의를 부대 개념으로 강조한 공자와 달리 맹자는 사람이 지켜야 할 도덕 원칙, 행위규범으로 의의 지위를 격상한다.
마지막으로 ‘왕도 인정의 정치사상’은 어지러운 세상에서 백성들을 구제하기 위해 맹자가 가장 강조한 것이다. 왕도와 인정은 각각 패도와 학정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도덕과 폭력, 덕과 힘의 대립과 궤를 같이한다. 맹자는 힘으로 억눌려 복종하게 하는 정치가 아닌 마음으로 우러러 따르게 하는 정치를 지향했다.
맹자는 요순시대를 거쳐 공자까지 이어져 온 성왕과 성현의 도통이 중단될 위기에 처한 현실을 한탄하면서도 굳은 사명감으로 그 도통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다진다. 어려운 상황에 꺾이기엔 맹자의 의지와 신념이 크고 넓었던 것이다. 울산대 박삼수 명예교수는 이러한 맹자의 신념을 현대 독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하기 위해 고금의 여러 판본을 참고, 직역을 원칙으로 한 ‘맹자’ 번역의 완성판을 펴냈다.
이번 신간에는 ‘맹자’의 총체적 의의를 짚을 수 있는 서문과 상세한 주석이 실려있어 동양 고전사상을 낯설게 느낄 독자들에게도 쉽고 바른 가이드가 돼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