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2025학년도 전국 42개 대학 논술지원자 519,365명 중 수시전체 지원자의 44.1%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세대 논술전형에 이 대학 수시모집 지원자 절반 이상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는 논술로 수시 전체 모집인원 20%에 못 미치는 신입생을 뽑는다.
논술은 내신이 좋지 않은 수험생들이 주요 대학에 갈 수 있는 마지막 통로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20일 종로학원이 낸 '2025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논술전형 현황' 자료를 보면, 연세대 논술전형에는 이 학교 수시모집 지원자 전체 52.5%가 지원한 상태다.
연세대 수시 지원자는 총 3만3856명인데 논술에만 1만7758명이 몰렸다. 이번 수시모집 선발 인원의 18.1%(1964명 중 355명)를 놓고 겨루는 것이다.
논술보다 더 많은 인원을 뽑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과 학생부교과전형(교과)의 지원자 비중은 각각 31.0%(1만501명), 13.0%(4409명)에 그친다. 학종과 교과에서 각각 47.9%(940명), 26.0%(511명)를 뽑는다.
다른 대학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연세대를 비롯해 고려대·성균관대·서강대·한양대·중앙대·경희대·한국외대·이화여대 등 이른바 '서울 주요 댈학' 9곳의 논술 지원자는 전체 55.7%(21만5385명)다.
이들 9곳은 논술로 수시 전체 18.9%(1만4723명 중 2790명)를 뽑는데 지원자는 과반수가 몰린 것이다.
논술전형을 운영하는 서울 지역 전체 대학 27곳에서는 수시 총 모집인원의 19.1%(6257명)를 선발하는 반면, 지원자는 전체 47.6%(35만9015명)를 차지했다.
가천대, 아주대 등 경인권 16곳은 논술로 23.3%(4267명)를 뽑는다. 지원자는 41.9%(13만4236명)에 이른다.
경북대, 부산대, 연세대 미래 등 비수도권 대학 7곳에서도 논술로 수시모집 전체 17.0%(1686명)를 선발하지만 전체 지원자의 25.1%(2만6114명)가 쏠려 있다.
물론 한 대학에 두 장 이상 원서를 쓴 수험생도 있을 수 있다. 전형별 중복 지원을 열어 둔 대학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관심이 높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
이런 '쏠림 현상'은 올해만 있는 일이 아니다. 수시 논술은 일부 대학에서 매년 수백대 1의 기록적 경쟁률을 보인다.
학종은 고등학교 재학 시절 활동, 교과는 내신 성적을 따진다. 반면 논술은 시험 한 번만 잘 보면 합격할 수 있어 부담이 덜하다는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논술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으로 최저학력기준을 건 대학도 많지만, 이번 연세대처럼 논술 성적 100%로만 당락을 가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학교 내신이 불리한 수험생들은 논술전형을 수시에서 주요 대학에 합격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로 인식한다"며 "정시에서도 수능으로 합격이 어렵다고 여기면 논술에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최근 논란으로 논술을 없애거나 축소해야 한다는 식의 손쉬운 대책이 나올까 우려된다"며 "단순히 '돈벌이'로 보지 말고 내신이 좋지 않은 학생들의 돌파구가 없어진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세대 수시모집 논술 전형의 '공정성 논란'에 대해 정부와 대학들에 보다 신중한 접근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지난 12일 연세대에서는 수시 논술전형 자연계 고사장 한 곳에서 감독관 착각으로 문제지가 시험 시작 1시간여 전에 배부됐다가 회수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후 수험생 커뮤니티에서는 논술 문제가 사전에 유출돼 시험 공정성이 훼손됐다는 의혹이 일었다.
연세대는 사전 유출 의혹을 부인했으나,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