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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돋보기】 신데렐라, 그 뒷면의 이야기 ‘아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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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 베이커’감독의 낭만적이고 현실적인 블랙 코미디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허황된 사랑을 믿고 신분 상승을 꿈꾸며 러시아 재벌 2세와 결혼한 스트리퍼 아노라가 남편 이반의 가족의 명령에 따라 둘을 이혼시키려는 하수인 3인방에 맞서 결혼을 지켜내기 위해 발악한다. 제77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고전적 스타일의 감각적 미장센

 

뉴욕의 스트리퍼 아노라는 자신의 바를 찾은 철부지 러시아 재벌 2세 이반을 만나게 되고 충동적인 사랑을 믿고 허황된 신분 상승을 꿈꾸며 결혼식을 올리게 된다. 그러나 신데렐라 스토리를 꿈꿨던 것도 잠시, 한 번도 본 적 없는 이반의 부모님이 아들의 결혼 사실을 알게 되자 길길이 날뛰며 미국에 있는 하수인 3인방에게 둘을 잡아 혼인무효소송을 진행할 것을 지시한다. 하수인 3인이 들이닥치자 부모님이 무서워 겁에 질린 남편 이반은 아노라를 버린 채 홀로 도망친다. 이반을 찾아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싶은 아노라와 어떻게든 이반을 찾아 혼인무효소송을 시켜야만 하는 하수인 3인방의 대환장 발악이 시작된다.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로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던 션 베이커 감독의 신작이다. ‘플로리다 프로젝트’, ‘레드 로켓’에 이은 세 번째 칸영화제에 진출작으로 이번 작품으로 처음 수상했다. 현실적인 드라마를 통해 인물의 낭만과 꿈을 대조하며 강렬한 메시지를 던졌던 감독은 직접 연출과 각본을 맡은 이번 작품에서도 블랙 코미디 장르의 정수를 보여준다. 계급사회의 이면을 신랄하게 풀어내면서도 특유의 유머와 유쾌함을 담아낸 스토리텔링과 황홀한 비주얼의 독보적인 연출력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다채로운 색감을 활용하며 감각적 미장센을 선보였던 전작 ‘플로리다 프로젝트’에 이어 션 베이커 감독은 ‘아노라’에서 35mm 필름을 활용해 그만의 아이덴티티를 담아냈다. 그는 “주로 1970년대 영화들에서 영향을 받았다. 뉴 할리우드 영화를 비롯해 이탈리아, 스페인, 일본 영화들의 스타일과 감수성 면에서 큰 영감을 받았다”면서 “아나모픽 와이드 스크린으로 포착된 카메라의 움직임, 의도적인 색채 구성, 눈에 띄진 않지만 스타일리시한 조명 등 1970년대 이후 미국 영화에서 잘 다루지 않았던 이야기를 세련된 방식으로 전달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할리우드 루키, 미키 매디슨

 

촬영은 뉴욕과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됐다. 드류 다니엘스 촬영감독은 션 베이커 감독이 목표한 고전적인 비주얼을 구현하기 위해 필름을 밀고 당기며 노출을 극도로 줄였고, 뉴욕 브루클린 거리에 나오는 조명들을 최대한 활용하며 도구의 사용을 단순화했다. 특히 아나모픽 프라임 렌즈와 줌 렌즈를 활용해 캐릭터에 대한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고 현실적인 삶의 단층을 사실적으로 담아내고자 했다. 계급사회에 대한 이미지를 적용하고자 뉴욕의 겨울에서 느껴지는 차가운 회색빛의 분위기와 젠틀맨 클럽, 라스베이거스의 강렬하고 화려한 붉은 색감이 대조가 되도록 설정했고 극에 내재된 메시지를 강조하는 동시에 리얼리티도 극대화했다.
전작들에서 짧은 등장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할리우드 루키 미키 매디슨이 아노라 역을 맡아 호연을 펼쳤다. 미키 매디슨은 아노라를 연기하기 위해 인물이 쓰는 도시의 억양은 물론, 러시아어, 폴댄스 등 다방면에서 철저하게 준비했다. 특히, 전문 댄서의 느낌을 내기 위해 필라테스, 발레, 사이클링, 스트레칭 등 다양한 피트니스 동작 수업을 병행하며 인물을 완성했다. 

 

 

아노라와 사랑에 빠진 재벌 2세 이반 역은 마크 아이델슈테인이 캐스팅 돼 좋은 연기를 보여줬다. 이반 가족의 명령에 따라 두 사람의 결혼을 무효로 만들어야 하는 3인방 토로스, 가닉, 이고르 역은 각각 카렌 카라굴리안, 바체 토브마시얀, 유리 보리소프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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