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대통령실은 더불어민주당이 31일 공개한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명태균씨와의 통화와 관련해 "당시 윤석열 당선인은 공천을 지시한 적이 없다"고 공천개입 의혹을 부인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언론 공지에서 윤 대통령이 당시 대통령이 아닌 당선인 신분이었다는 점과, 김영선 전 의원이 당시 당 공천관리위원회를 통해 정상적으로 공천됐다는 점을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당시 윤 당선인은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공천 관련 보고를 받은 적도 없고, 또 공천을 지시한 적도 없다"며 "당시 공천 결정권자는 이준석 당 대표,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당은 제주도를 제외한 모든 지역을 전략공천으로 결정했다"며 "경남 창원의창 지역구의 경우 김영선 후보자가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였고, 결과적으로 김 후보자가 압도적인 표 차이로 당선됐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해당 통화를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명씨와 2021년 11월 대선 경선 이후 관계를 지속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는데, 2022년 5월9일 통화 사실이 이날 확인되면서 기존 입장이 거짓이었다는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은 "당시 윤 당선인과 명태균씨가 통화한 내용은 특별히 기억에 남을 정도로 중요한 내용이 아니었고, 명씨가 김영선 후보 공천을 계속 이야기하니까 그저 좋게 이야기한 것 뿐"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도 이날 정진석 비서실장 등 참모들과 점심 식사를 함께하며 이같은 입장을 설명했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오찬 중 '기억이 안 나서 답답하다'라는 취지의 심경을 토로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거짓 해명' 논란에 대해 "(윤 대통령은) 대선 이후 명씨와 연락을 끊었다"며 "해당 전화는 기억에 없지만, 취임식 전날 수없이 온 축하 전화의 하나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날 민주당은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의 공천 개입을 입증하는 물증을 민주당이 공익제보센터에 들어온 제보를 통해 확보했다"며 의혹의 핵심인물인 명씨와 윤 대통령이 통화한 음성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해당 통화는 2022년 6월 재보선에서 김 전 의원이 공천받기 전날인 5월9일 이뤄졌다. 통화 당시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이었다. 윤 대통령은 다음날인 5월10일 대통령에 취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