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3.16 (일)

  • 흐림동두천 2.9℃
  • 흐림강릉 6.5℃
  • 서울 4.7℃
  • 흐림대전 6.3℃
  • 구름많음대구 7.7℃
  • 울산 6.7℃
  • 흐림광주 6.6℃
  • 흐림부산 9.6℃
  • 흐림고창 4.6℃
  • 흐림제주 8.0℃
  • 흐림강화 3.3℃
  • 흐림보은 5.7℃
  • 흐림금산 6.6℃
  • 구름많음강진군 ℃
  • 흐림경주시 6.9℃
  • 구름많음거제 9.0℃
기상청 제공

박성태 직론직설

【박성태 칼럼】 주 4일 근무가 아니라 주 6일, 밤샘근무도 모자란 반도체업계

URL복사

임금 삭감 없이 전체 노동자의 51%가 주 4일제 근무를 하는데도 오히려 생산성이 향상된 아이슬란드 모델의 경제적 효과가 주목받으면서 국내에서도 주 4일제 근무가 관심을 끌고 있다. 아이슬란드에서는 지난 2015년과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공공 부문 근로자들의 노동시간을 기존 주 40시간에서 임금 삭감 없이 35~36시간으로 축소하는 대규모 근로시간 단축 실험을 실시했다. 해당 실험을 통해 대부분 사업장에서 생산성은 동일하거나 개선된 동시에 근로자들의 삶의 질이 비약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를 토대로 현재의 광범위한 근로시간 단축제가 산업 전반에 도입됐다. 아이슬란드를 제외하고도 세계 곳곳에서 주 4일제 실험이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도 포스코그룹이 격주로 주 4일 근무(임원 주 5일 근무)를 실험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모든 산업 분야에 획일적으로 적용한 ‘주 52시간’ 근로제가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한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어 더 이상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특정 직군의 근로시간 규제를 면제하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고연봉 관리·전문직 근로시간 규제 적용 제외) 제도를 반도체 연구개발 분야에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경쟁 기업들은 한국처럼 경직적인 근로 시간 규제의 적용을 받지 않고 기술 개발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대만은 노동 유연성을 막는 경직적인 근무제도가 없다. 대만은 주 40시간제를 채택했지만, 노사가 합의하면 하루 근무를 8시간에서 12시간까지 늘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인 대만 TSMC의 연구개발팀이 하루 24시간, 주 7일간 가동되는 이유다. 초과근무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시스템 덕분에 TSMC는 바쁠 때는 연구개발(R&D) 팀을 2교대로 돌린다. TSMC 창업자인 모리스 창은 “TSMC 연구원은 새벽에 출근한 뒤 다음날 아침에 돌아가고, 오후에 다시 회사로 나온다. 가족도 전혀 문제 삼지 않는다”고 말한다.


세계적 AI반도체 1위 기업인 미국의 엔비디아의 R&D팀들도 종종 새벽 2시까지 주 7일을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애플도 아이폰 개발팀을 격년 주기로 돌리며 제품을 한창 개발하는 1년 6개월은 강도 높게, 시제품을 검증하는 6개월은 여유를 두고 근무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미국이 연봉 10만 7,432달러 이상 고소득자는 주 40시간제를 적용하지 않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제도를 운용하고 있어서다. 일본도 연소득 1,075만 엔 이상 고소득 전문직은 근로시간을 규제하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반도체 기업을 비롯한 산업계는 R&D 인력만이라도 세계에서 가장 경직적인 주 52시간 근무 규제 대상에서 빼달라고 요청해 왔다. 하지만 정부 여당은 ‘반도체 특별법’을 추진하면서도 반도체 업계의 숙원인 ‘주 52시간제 유연화’는 포함시키지 않은 채로 관계 부처 등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주 52시간제 예외를 도입하면 야당과 노동계 반발로 특별법 추진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한다.
한국 반도체 산업만 ‘주 52시간’의 족쇄를 차고 글로벌 반도체기업과의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4’에 영상으로 참여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의 출시 일정을 6개월 앞당겨달라고 요구해 최 회장은 “최대한 해보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30년 세계 1위’를 지켜온 삼성전자도 지난 5년 동안 삼성 D램 개발의 실패를 인정하고, D램 설계부터 사실상 다시 시작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엔비디아와 HBM납품 독점계약을 맺은 SK하이닉스와 반도체 업계 양대산맥인 삼성전자도 ‘5년 허송세월’을 반성하며 전면쇄신을 선언하고 나선 만큼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을 적용해야 할 시점이다.


우리 경제에서 반도체산업이 주력산업인 만큼 반도체업체가 살아야 한국경제가 살아난다는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1년 새 15% 이상 하락하며 ‘5만 전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특정기업의 주가하락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시그널이기 때문에 심각하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한미반도체 등 국내 반도체 업계의 주가는 모두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이들 기업의 주가회복은 우리 반도체 업계의 경쟁력이 되살아난다는 방증이다.
지금이라도 ‘화이트 칼라 이그젬션’을 적용해 우리 반도체 업계 R&D팀들이 밤샘근무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글쓴이=시사뉴스 박성태 대기자

 

 

 

 

 

 

 

 

 

 

 

연세대학교 졸업 행정학  박사   

전 파이낸셜뉴스 편집국 국장  

전 한국대학신문 대표이사 발행인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올해 건강기능식품 뉴 트렌드 한 눈에....비만·노화방지·멘탈케어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올해 건강기능식품 트렌드를 한 눈에 알 수 있는 행사가 서울에서 개최됐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가 14일 서울 강남구 세텍(SETEC) 컨벤션홀에서 ‘2025 건강기능식품 트렌드 세미나’를 개최했다. 본 세미나는 산학계 관계자 및 전문가의 발표를 통해 회원사의 마케팅 전략 수립에 도움을 주고자 마련됐다. ‘2025 건강기능식품 트렌드 세미나는 최신 소비 트렌드와 건강기능식품 시장 전망 등의 주제로 발표했다. 참석 대상자는 협회 회원사 홍보·마케팅 실무자 300여 명을 대상으로 오후 1시부터 약 4시간 가량 진행됐다. 주요 연사로는 대학 교수를 비롯해 시장 데이터를 분석하여 트렌드를 읽는 시장조사 분석가, 마케팅 전문가들이 함께하며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새롭게 주목받는 소비자와 소비 트렌드 ▲글로벌 건강기능식품 시장 동향 ▲건강기능식품 산업 유통 이슈와 인사이트 ▲2024년 건강기능식품 시장 결산 및 2025년 시장 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이정민 트렌드랩506 대표는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새롭게 주목 받는 소비자와 소비트렌드라는 주제로 새로운 트렌드로 비만과 노화 방지, 멘탈케어, 섭취 편의성을 제시했다. 이정민 대표는 “2024년 7월

정치

더보기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서울대병원, ‘아동학대 예방 릴레이 캠페인’ 동참
[시사뉴스 이용만 기자] 서울대병원(김영태 병원장)은 최근 아동학대 예방과 긍정양육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아동학대 예방 릴레이 캠페인’에 동참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캠페인은 보건복지부와 아동권리보장원이 주관하며, 아동 존중 원칙을 바탕으로 체벌 없는 긍정양육 문화를 확산하는 것을 목표로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됐다. 참여자들은 캠페인 이미지 인증 사진을 촬영한 후, 다음 참여자를 지목해 SNS에 공유하는 릴레이 방식으로 진행된다. 서울대병원은 1998년부터 아동보호위원회를 통해 아동학대 피해아동을 지원한 경험을 바탕으로, 2021년 서울시 제1호 아동학대 전담의료기관으로 지정되어 아동보호에 있어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은 삼성서울병원 박승우 원장의 추천을 받아 이번 캠페인에 참여하게 됐으며, 다음 주자로 국민의힘 김용태 국회의원과 함경철 서울혜화경찰서장을 추천했다. 김영태 병원장은 “아동 보호는 우리 사회의 책임이자 소명이며, 아동이 존중받고 안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서울대병원은 국가중앙병원으로서 의료안전망을 강화하고 인식 개선에 지속적으로 힘쓰겠다”고 말했다.

문화

더보기
한국적 탐미주의가 만들어낸 문화적 현상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K-뷰티는 어떻게 글로벌 뷰티 시장의 중심에 섰을까?’ 마스크시트로 시작된 열풍은 자연 유래 성분, 혁신적 제형, 세련된 패키지 그리고 한류 스타들의 피부 비결로 이어지며 세계 소비자들을 매료시켰다. 그러나 이러한 성공은 단지 제품력이나 마케팅 전략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그 이면에는 한국의 독특한 문화, 역사 그리고 사회적 토양에서 비롯된 힘이 자리하고 있다. ‘K-뷰티 탐미: 다섯 가지 힘’의 저자는 K-뷰티의 원동력으로 ‘아줌마’, ‘생존 경쟁’, ‘자연환경’, ‘손재주’ 그리고 ‘한류’를 꼽는다. 코스맥스, 셀트리온 등 내로라하는 화장품과 제약 기업에서 마케터로 재직한 저자는 방문 판매원을 중심으로 한 산업 초기 유통망, 사회적 생존을 위한 외모 경쟁이 화장품 산업의 발전이 된 배경, 한국의 기후와 자연 성분이 화장품에 미친 영향, 손재주가 뛰어난 한국인의 정교한 제형 기술, 한류를 통한 글로벌 확산까지, 각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K-뷰티의 성공을 이끌었다고 설명한다. 인상적인 점은 K-뷰티 산업의 성공 요인을 나열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한국 사회의 문화적 특징이 어떻게 화장품 산업과 결합했는지를 다양한 사례와 통계를

오피니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