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12.18 (목)

  • 맑음동두천 6.8℃
  • 맑음강릉 10.6℃
  • 맑음서울 8.0℃
  • 맑음대전 9.6℃
  • 맑음대구 11.4℃
  • 맑음울산 12.2℃
  • 맑음광주 11.4℃
  • 맑음부산 13.8℃
  • 맑음고창 10.2℃
  • 맑음제주 12.3℃
  • 맑음강화 6.2℃
  • 맑음보은 7.7℃
  • 맑음금산 9.2℃
  • 맑음강진군 12.8℃
  • 맑음경주시 11.9℃
  • 맑음거제 9.9℃
기상청 제공

박성태 직론직설

【박성태 칼럼】 주 4일 근무가 아니라 주 6일, 밤샘근무도 모자란 반도체업계

URL복사

임금 삭감 없이 전체 노동자의 51%가 주 4일제 근무를 하는데도 오히려 생산성이 향상된 아이슬란드 모델의 경제적 효과가 주목받으면서 국내에서도 주 4일제 근무가 관심을 끌고 있다. 아이슬란드에서는 지난 2015년과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공공 부문 근로자들의 노동시간을 기존 주 40시간에서 임금 삭감 없이 35~36시간으로 축소하는 대규모 근로시간 단축 실험을 실시했다. 해당 실험을 통해 대부분 사업장에서 생산성은 동일하거나 개선된 동시에 근로자들의 삶의 질이 비약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를 토대로 현재의 광범위한 근로시간 단축제가 산업 전반에 도입됐다. 아이슬란드를 제외하고도 세계 곳곳에서 주 4일제 실험이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도 포스코그룹이 격주로 주 4일 근무(임원 주 5일 근무)를 실험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모든 산업 분야에 획일적으로 적용한 ‘주 52시간’ 근로제가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한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어 더 이상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특정 직군의 근로시간 규제를 면제하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고연봉 관리·전문직 근로시간 규제 적용 제외) 제도를 반도체 연구개발 분야에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경쟁 기업들은 한국처럼 경직적인 근로 시간 규제의 적용을 받지 않고 기술 개발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대만은 노동 유연성을 막는 경직적인 근무제도가 없다. 대만은 주 40시간제를 채택했지만, 노사가 합의하면 하루 근무를 8시간에서 12시간까지 늘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인 대만 TSMC의 연구개발팀이 하루 24시간, 주 7일간 가동되는 이유다. 초과근무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시스템 덕분에 TSMC는 바쁠 때는 연구개발(R&D) 팀을 2교대로 돌린다. TSMC 창업자인 모리스 창은 “TSMC 연구원은 새벽에 출근한 뒤 다음날 아침에 돌아가고, 오후에 다시 회사로 나온다. 가족도 전혀 문제 삼지 않는다”고 말한다.


세계적 AI반도체 1위 기업인 미국의 엔비디아의 R&D팀들도 종종 새벽 2시까지 주 7일을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애플도 아이폰 개발팀을 격년 주기로 돌리며 제품을 한창 개발하는 1년 6개월은 강도 높게, 시제품을 검증하는 6개월은 여유를 두고 근무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미국이 연봉 10만 7,432달러 이상 고소득자는 주 40시간제를 적용하지 않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제도를 운용하고 있어서다. 일본도 연소득 1,075만 엔 이상 고소득 전문직은 근로시간을 규제하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반도체 기업을 비롯한 산업계는 R&D 인력만이라도 세계에서 가장 경직적인 주 52시간 근무 규제 대상에서 빼달라고 요청해 왔다. 하지만 정부 여당은 ‘반도체 특별법’을 추진하면서도 반도체 업계의 숙원인 ‘주 52시간제 유연화’는 포함시키지 않은 채로 관계 부처 등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주 52시간제 예외를 도입하면 야당과 노동계 반발로 특별법 추진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한다.
한국 반도체 산업만 ‘주 52시간’의 족쇄를 차고 글로벌 반도체기업과의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4’에 영상으로 참여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의 출시 일정을 6개월 앞당겨달라고 요구해 최 회장은 “최대한 해보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30년 세계 1위’를 지켜온 삼성전자도 지난 5년 동안 삼성 D램 개발의 실패를 인정하고, D램 설계부터 사실상 다시 시작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엔비디아와 HBM납품 독점계약을 맺은 SK하이닉스와 반도체 업계 양대산맥인 삼성전자도 ‘5년 허송세월’을 반성하며 전면쇄신을 선언하고 나선 만큼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을 적용해야 할 시점이다.


우리 경제에서 반도체산업이 주력산업인 만큼 반도체업체가 살아야 한국경제가 살아난다는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1년 새 15% 이상 하락하며 ‘5만 전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특정기업의 주가하락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시그널이기 때문에 심각하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한미반도체 등 국내 반도체 업계의 주가는 모두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이들 기업의 주가회복은 우리 반도체 업계의 경쟁력이 되살아난다는 방증이다.
지금이라도 ‘화이트 칼라 이그젬션’을 적용해 우리 반도체 업계 R&D팀들이 밤샘근무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글쓴이=시사뉴스 박성태 대기자

 

 

 

 

 

 

 

 

 

 

 

연세대학교 졸업 행정학  박사   

전 파이낸셜뉴스 편집국 국장  

전 한국대학신문 대표이사 발행인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비만학회·한국릴리 미디어 세션...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비만을 질환으로 인식하고, 정부가 적극적인 치료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견이 나왔다. 17일 대한비만학회와 한국릴리가 17일 비만과 2형 당뇨병을 사회적 건강 과제로 규정하고, 치료 중심의 관리 전략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릴리와 대한비만학회는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사회적 건강 과제 해결을 위한 올바른 비만·2형당뇨병 관리 방안 모색'을 주제로 미디어 세션을 공동 개최했다. 이번 세션은 국내 비만·당뇨병 치료 환경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인크레틴 기반 주사 치료제를 포함한 최신 치료 옵션이 적절히 활용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논의하고 미충족 수요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제2형 당뇨병 및 비만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들이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등 여러 비만치료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대한비만학회 총무이사인 이재혁 명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왜 비만 치료가 중요한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대한비만학회의 노력'을 주제로 학회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비만은 단순한 체중증가 상태가 아닌 치료가 필요한 질병이지만, 여전히 법정비급여 질환

정치

더보기
내란특검 수사 결과에 與“헌정 회복 이정표”vs野“태산명동서일필로 끝난 정치보복”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15일 발표된 내란 특검 최종 수사 결과에 대해 여야는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헌정 회복에 많은 기여를 했음을 강조한 반면 국민의힘은 성과 없는 ‘내란몰이’로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개최된 원내대책회의에서 “'12·3 내란사태는 권력 유지를 위한 불법 계엄이었다‘ 어제 내란 특검은 12·3 내란 사태 수사의 결론을 공식 발표했다”며 “활동을 마무리한 내란 특검은 헌정을 회복하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였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려 한 시도에 국가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분명히 보여준 과정이었다. 관련자 기소와 사실 규명, 책임 구조의 윤곽까지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 누구든 헌정을 흔들면 철저하게 책임을 묻는다는 원칙도 분명히 세웠다”며 “아직 남은 과제도 분명하다. 내란의 기획과 지휘 구조, 윗선 개입 여부 등 핵심 쟁점 가운데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재판은 신속하고 단호하게 진행돼야 한다”며 “준엄한 단죄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은 내란 세력을 결코 용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민주주의의 역사에 분명히 새겨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현대 문명을 관통하는 ‘유비쿼터스행복학’의 비전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유비쿼터스행복학 비전을 공유하다’를 펴냈다. 교육자이자 다수의 인문·경영·자기계발서를 집필해 온 이정완 저자는 이번 책에서 현대 문명의 핵심 영역(경제, 사회, 정치, 기술, 교육)을 ‘행복’이라는 공통된 언어로 재해석하며, 개인의 감정을 넘어 사회·문명 전체를 관통하는 행복의 구조적 의미를 탐구한다. 저자는 인류가 기술 발전과 경제 성장으로 거대한 편의를 확보했음에도 오히려 불안·소외·갈등이 심화된 현실을 지적한다.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성장 전략이 아니라 ‘행복을 중심에 둔 문명적 전환’이라고 강조한다. 책은 이를 위해 다섯 개의 주요 부문과 국제적 시각까지 폭넓게 다루며, 미래 사회가 어떤 ‘행복 문명’을 지향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 방향을 제시한다. 제1부 ‘경제와 행복’에서는 GDP 중심 지표가 삶의 질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를 짚고, 포용적 성장·공감 자본주의·윤리적 혁신 등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안한다. 제2부 ‘사회와 행복’에서는 디지털 시대의 단절, 정신건강 문제 등 사회적 불안을 분석하며, 신뢰와 공감의 회복을 핵심 가치로 제시한다. 정치 영역을 다루는 제3부는 투명성,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마음이 전하는 따뜻한 이야기: 아직 살 만한 세상이다
일상생활과 매스컴 등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는 세상은 때로는 냉혹하고, 험악하고, 때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사람들의 마음을 삭막하게 만든다. 하지만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혹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주하는 작고 따뜻한 선행들은 여전히 이 세상이 살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마치 어둠 속에서 빛나는 별들처럼, 우리 주변에는 서로를 향한 배려와 이해로 가득 찬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펼쳐지고 있다. 최근 필자가 경험하거나 접한 세 가지 사례는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해 소개할까 한다. 첫 번째 이야기: ‘쪽지 편지’가 부른 감동적인 배려 누구나 한 번쯤은 실수를 저지른다. 아무도 없는 어느 야심한 밤. 주차장에서 타인의 차량에 접촉 사고를 냈는데 아무도 못 봤으니까 그냥 갈까 잠시 망설이다가 양심에 따라 연락처와 함께 피해 보상을 약속하는 간단한 쪽지 편지를 써서 차량 와이퍼에 끼워놓았다. 며칠 후 피해 차량의 차주로부터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보통 이런 상황에서는 손해배상 절차에 대한 이야기부터 오가기 마련이지만, 차주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이렇게 쪽지까지 남겨주셔서 오히려 고맙다”며, 본인이 차량수리를 하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