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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순의 아트&컬처】 해든뮤지움 기획전시 《별이 뜨다》서 만나는 '젊은 작가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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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해든뮤지움’에서 만나는 ‘젊은 작가들’의 '나의 이야기'
20~30대 국내 유망 작가 발굴·양성 기획전
오는 12월 28일까지 전시, 내년 3월 말까지 연장 예정
권혜승·김승규·김지영·류한솔·박아름·윤여선·이혜성·최은혜·한선주·알렉시스 리 등 10인 작가 55점 출품

‘해가 깃든 곳’이라는 뜻을 담은 강화도 길상면의 ‘해든뮤지움’(관장 박춘순)이 동시대 젊은 작가 발굴의 성지로 거듭나고 있다. 3년 전부터 릴레이 전시를 열어온데 이어 국내 유망 작가 10인을 초대한 ‘2024 기획전Ⅱ《별이 뜨다》전’을 열고 있다. 

 

복잡한 도시를 떠나 만나게 되는 강화도의 해든뮤지움은 자연과 어우러진 쾌적한 힐링 공간이다. 장인의 손으로 건립된 이곳은 거울로 외관을 마무리해 늘 상대를 비춘다. 지나가는 구름과 하늘, 그 앞에 선 예술품 그리고 너와 나까지. 
강화 초지대교, 장흥 제2저수지를 지나 고즈넉한 좁은 숲길을 따라 들어가면 만나는 이곳은 주말 여행객들에게도 반가운 곳이다. 

 

박춘순 관장이 해든뮤지움을 지은 것은 2013년. 개관 이후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예술가 피카소, 샤갈, 프랭크 스텔라, 로이 리히텐슈타인, 로버트 라우센버그, 백남준, 장욱진, 이응로, 김환기, 이우환 등 한국을 대표하는 예술가들의 작품들로 구성한 특별 기획 전시를 꾸준히 개최해 왔다. 
하지만 2021년부터 한국 신진 작가와 유망한 젊은 작가들을 양성하기 시작했다.  ‘2024 기획전Ⅱ《별이 뜨다》전’ 역시 그런 기획의 연장선이다. 
권혜승·김승규·김지영·류한솔·박아름·윤여선·이혜성·최은혜·한선주·알렉시스 리 등 10인 작가가 참여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ARKO)의 전시 사업에 선정되어 진행 중에 있다.  

 

 

 

 

 

나와 너, 자연을 만나는 소통의 공간 ‘해든뮤지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50m쯤 내려오면 미술관으로 들어가는 길을 만나게 된다. 유리와 거울, 콘크리트가 조화를 이룬 미술관 건물이 주위 숲과 저수지 사이에서 묘한 조화를 이룬다. 해든뮤지움 입구는 지하 1층 전시실로 연결된다. 입구 앞마당에 로버트 인디애나의 ‘HOPE’ 조각이 반갑다. 
‘희망’을 가슴에 담고 미술관으로 들어서면, 지하 1층의 1~6 전시실에서 한선주 작가를 시작으로 10명의 젊은 작가들을 만나게 된다. 각각 다른 작품들이지만 스스로 세상과 부딪치면서 겪는 갈등과 시선, 망설임과 불안 등의 다채로운 감정들을 그들만의 개성으로 때로는 유연하게, 때로는 핵융합이라도 하듯 폭발적으로 그 끼와 에너지를 방출하는 모습이 신선하고 즐겁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20~30대 젊은 작가들이 인간과 삶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들이 출품작 55점에 녹아있다. 

 

한선주는 작품 전반적으로 삶과 죽음, 가을의 쓸쓸함 등을 담고 있다. 시대를 거슬러 옛 작가들에 빠져들어 자신만의 서사적이고 문학적인 요소를 표출해 냈다. 작품 ‘추성부도’는 중국 북송의 문인 구양수(1007~1072)가 늦가을과 인생의 무상함을 연결해 쓴 산문시 ‘추성부’를 김홍도가 그림으로 묘사한 ‘추성부도’와 동명의 작품이다. 노년의 가을의 소리에 빗댄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 가로만 6.5m의 대작으로 인생의 허무함을 표현했다. 도연명이 ‘귀거래사’를 바탕으로 제작한 ‘귀거래도’ 등도 출품했다.  

 

류한솔은 SNS, 유튜브 등 인터넷 매체 속에서 과장된 폭력적 제스처를 빌려와 인간성의 훼손과 소비에 대해 다루는가 하면, 유머와 괴기스러움을 컷만화 문법으로 다루기도 한다. 만화적 상상력을 가미한 ‘크리스마스드로잉’ ‘고오오오, 2018’를 비롯해, ‘목’ ‘혀’ 등의 작품을 통해 작가는 디지털 시대의 분열된 자아와 시선, 결핍과 희열을 탐색하게 한다. 공포와 유머가 공존하는 작품을 자세히 보면 눈과 혀, 인체의 장기가 주요 모티브다.    

 

알렉시스 리는 미국에서 거주하고 활동하는 작가답게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가져왔음직한 모티브를 재현하는가 하면, 수를 놓기도 하고, 물감 위에 스크래치를 내기도 하는 등 매체 사용에 있어 과감하고 다채롭게 구사한다.  

 

권혜승은 욕망의 형태와 색깔을 시각화했다. 결코 만족을 모르는 욕망은 캔버스 위에서 사라지지 않고 꿈틀거리며 지속적으로 생성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마치 연못 속의 수초 같기도 하고, 심연을 알 수 없는 수면에서 나오기도 하고, 불과 바람처럼 다가오기도 한다.  

 

김지영은 루치아노 파바로티, 오드리 헵번, 찰리 채플린 등 한 시대를 풍미한 역사 문화의 아이콘의 초상을 그려냈다. 그들의 내면세계와 사회적 이미지 간의 간극을 등고선처럼 색반전을 주어 표현했다. 노랑과 녹색 피부에 빨강 머리를 한 헵번, 녹색 피부에 빨강 안경을 낀 헤세 등 강렬한 색상의 농도감과 대비로 정신적인 에너지의 온도를 표현했다.   

 

이혜성은 인간의 삶과 식물의 성장과 죽음을 은유적으로 연결했다. 푸른빛의 식물들이 서로 엉겨 붙은 모습은 마치 인간 군상 같기도 하다. 식물을 통해 삶의 주기를 표현한 작가는 식물 더비로 생로병사와 생명의 아름다움과 고귀함을 형상화했다. 

 

김승규는 인간이 공존하다 보면 겪는 내면의 상처와 두려움 등 혼란스러움을 겪는데, 작가가 경험하고 느낀 인간관계에서의 정립이 작품을 통해 재현된다. 작가 스스로 겪은 고립된 내면탐구로 스스로 구렁텅이에 빠져 부서지는 초상으로 신체를 언밸런스함으로 표현했다.     

 

최은혜는 미세한 일상의 순간적 감정을 채집해 반추상 회화로 표현했다. 햇살이 비췄을 때 그 순간의 감정을 단절되는 듯한 이미지들의 나열과 중첩으로 표현하고, 화폭에 시간을 축적하는 방식이다. 장지에 먹으로 그린 모던한 작품이다. 시간과 공간을 변주시키는 작품이다.

 

박아름은 유영하는 ‘선’을 먹과 펜으로 그림으로써 끊임없이 흐르는 시간을 화폭에 기록해 냈다. 작가의 경험과 상상력은 유연한 선의 중첩을 통해 화폭에 깊은 시공간을 담아내는 추상적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윤여선은 철을 매체로 한국화의 전통과 현대적 감각을 결합한 작품을 보여준다. 자연을 찾아다니며 느꼈던 작가의 심리적 풍경이며, 재현된 추상 이미지에서 모호함을 끌어내려고 한다. 디지털 페인팅 기법을 활용해 멀리서는 수묵화 같은 잔잔함을, 가까이에서는 현대적 매체의 질감을 느끼게 한다. 

 

10인의 작가들은 각자 자신이 바라보는 시선, 그 시선이 닿는 끝에서 본인의 이야기를 차분하게 하고 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20~30대 작가들은 각각 다른 자신의 미적 방법을 통해 솔직 담백하게 관객과 소통하고 있다. 인간의 삶의 유한성을 다채롭게 표현하는가 하면, 식물의 생애주기에 빗대어 은유적으로 표현하기도 하며, 개인의 사적인 경험과 기억을 자연물의 패턴과 얽혀 있는 선으로서 선형적 시공간으로 풀어내기도 한다. 거대 담론부터 만드는 기성 작가들과 달리, 지금 현재의 나, 나의 시선과 관념, 나의 고유한 감각과 시선으로 담담하게 진솔한 이야기를 건넨다.   

 

해든뮤지움의 위층인 제7전시실에는 《2024뉴제너레이션》 릴레이 전시로 무수민 작가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연결된 통로로 나가면 야외 정원이 나온다. 이고르 미토라이의 이카루스와 김경민의 조각작품, 포토존으로 인기를 끄는 이후창의 ‘날개’ 작품 등이 설치되어 있다. 

 

해든뮤지움의 고연수 학예연구원(박사)은 “현대미술이 난해하다고 하지만 이번  《별이 뜨다》전에 출품한 작가들의 작업들은 사적이고 주관적인 고민과 상상, 욕망 등과 같은 작가 본인의 고유한 이야기들을 담백하게 풀어나가고 있다”면서 “그래서 작품이 특별히 소화하기 어렵거나 답답하게 느껴지거나 난해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 관장은 “2021년부터는 젊은 작가 발굴 및 양성에도 집중해 왔는데, 이번 전시는 그 연장선으로 기획했다”면서 “이제 막 자신의 고유한 세계와 작업관을 구축해 창작활동을 활발하게 시작한 젊은 작가에게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강화지역에는 동시대 감각의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의미 있는 전시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전시는 오는 12월 28일까지. 관람객들의 반응이 좋아 새해에도 3월까지 연장 전시를 진행할 예정이다. 

 

척박한 강화도에 큰 뜻 품고 미술관 건립

 

박 관장이 강화도에 둥지를 틀게 된 것은 11년 전이다. 오래전 일본 박물관·미술관들이 작은 지방도시에서도 훌륭한 전시를 통해 문화에 대한 영향력과 파급력을 미치는 것을 본 것이 계기가 되었다. 문화 저변이 좁았던 강화도에서 복합문화공간의 기능을 하며, 매년 2회 이상 기획·특별전을 열고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자연과 어우러진 넓고 쾌적한 공간에서 명작도 만날 수 있는 이점으로 기업과 단체의 워크숍 문의와 진행도 이어졌다. 

 

2013년 개관특별전 ‘현대미술의 거장전’에 이어 2014년 ‘시대와 감성-한국 미술의 내일을 열다’, ‘샤갈-신비로운 색채의 마술사 2019 기획전Ⅱ’, ‘팝아트전’, ‘김경민 조각전’, 2019년 팝아트전으로 제프 쿤스, 요시토모 나라, 줄리안 오피, 로버트 인디애나, 로버트 라우센버그, 로이리히텐슈타인, 로버트 인디애나, 데이비드 호크니 등 작가만 51명이었다. 현대미술의 흐름을 알 수 있는 대형 전시였다. 개관 10주년이었던 지난해에는 서울에서도 쉽게 관람하기 힘든 마르크 샤갈 작품들로 ‘환상의 나래를 펴다 - 샤갈 재조명전’을 열었다. 

 

그 밖에도 인문학 강좌, 음악회, 회화와 미술사 아카데미, 소외지역 학교와 소외계층 어린이를 위한 예술 프로그램 등을 기획하면서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 문화예술 보급에 힘썼다는 평가를 받는다.

 

성균관대학교에서 유교경전·예학을 전공하고 동양미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박 관장은 2014년도 성균관대학교 선정 〈자랑스러운 성균인상〉, 2022년에는 한국박물관협회 선정 제 25회 ‘자랑스런 박물관인상’ 등 다수 부문에서 수상한 바 있다. 현재 (사)한국사립미술관협회 회장도 맡고 있다.  
 
<사진 = 해든뮤지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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