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정민 기자]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일대비 2.78% 내린 2360.58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8월 5일 '블랙 먼데이' 종가(2441.55)를 뚫고 연저점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1009억원을 사들였고, 기관은 6918억원을 순매수했지만 개인은 8897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지수 하락을 견인했다.
코스닥은 5.19% 급락한 627.01에 마감했다. 종가기준 630선을 하회한 것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 2020년 4월21일(628.77) 이후 4년8개월 만이다. 개미들의 팔자가 이어졌다. 개인들이 `3016억원어치를 팔아치웠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049억원과 1002억원어치 규모를 사들였다.
정국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 심리에 개인들이 증시 이탈에 나선 결과다. 지난 7일 국회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은 국민의힘 의원 대부분이 표결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정족수 미달로 폐기됐다. 향후 정국 혼란이 예상되면 위험 자산 회피 심리가 강해졌다.
윤 대통령의 '2선 후퇴' 선언과 야당의 탄핵과 특검 재발의, 시민 집회 등에 따른 정국 불안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도 높아졌다. 시장에서는 정책 마비로 금투세 폐지 정책이 표류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졌다.
포브스는 이번 탄핵 사태에 대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주장하는 투자자들이 옳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골드만 삭스는 이날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 등 정치적 불안정성으로 인해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 하방 리스크가 커졌다면서 야당의 추가 탄핵안 발의와 과도기적 내각 구성, 개헌 논의 등을 주목해야 할 주요 이벤트로 꼽았다.
외환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 오후 종가(1419.2원)대비 17.8원 오른 1437.0원에 마감됐다. 새벽 2시 종가(1423.0원)에 비해서는 14.0원 올랐다. 2022년 10월 25일(1444.2원) 이후 약 2년 1개월 만에 최고치로 장중 한때 1438.3원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향후 금융시장은 탄핵 불발에 따른 정국 불확실성과 당국의 유동성 공급 등 시장 안정화 조치 등이 맞물리며 한동안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탄핵 정국 장기화 가능성으로 국가 신인도 하락 위험이 현실화되고 있다"면서 "심리 위축과 금융시장 불안을 최소화시켜 내수 경기를 방어할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시장 불안을 잠 재우는데 공 들이고 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3일 비상 계임 이후 7일을 제외하고 매일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열고 있다.
이날 최 부총리는 "채권시장은 필요시 국고채 긴급 바이백, 한은의 국고채 단순 매입 등을 즉시 시행하고 외환시장은 필요시 외화 RP(환매조건부채권) 매입 등을 통해 외화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겠다"며 "외환수급 개선방안도 조속히 마무리해 12월 중 발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