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작년 수출이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역대 최고 실적을 찍었다. 다만, 2025년도에는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비롯해 탄핵 정국 등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커지며 호실적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우상향 기조를 이어갈 수 있도록 정부는 역대 최대 규모의 무역금융·수출상담회 등 전방위적으로 지원에 나선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의 '12월 및 연간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은 1년 전보다 8.2% 증가한 6838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022년 기록인 6836억 달러를 2년 만에 경신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찍었다.
수출이 늘면서 무역수지(수출-수입)는 전년 대비 621억 달러 개선된 518억 달러(76조2392억원) 흑자를 보였다. 지난 2018년 697억 달러 흑자 이후 최대폭이다.
지난해 수출 역대치를 견인한 건 반도체다. 지난해 반도체 수출은 43.9% 증가한 1419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023년 11월 이후 14개월 연속 증가 흐름을 이어가면서 기존 최대 실적(2022년 1292억 달러)을 단숨에 넘어섰다. 반도체는 지난해에만 월별 사상 최대 실적을 3차례나 경신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올해에도 수출 우상향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연구원은 '2025년 경제·산업 전망'을 통해 올해 연간 수출을 7002억 달러로 내다봤다.
전년보다 2.2% 증가한 수준인데 지난해 수출 증가율이 높았던 것을 감안하면 기저효과로 인해 증가세 자체는 둔화할 것이라고 보았다. 다만 수출액만 놓고 보면 역대 최대치가 기대된다.
문제는 보호무역주의 기조에 방점을 찍은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경제 정책을 고려하지 않은 분석이란 점이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각국에 10~20%, 중국에는 60% 보편관세 도입을 시사하고 있다. 산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보편관세를 부과할 경우 우리나라 수출이 13.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교역으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 경제가 뒷걸음질 칠 가능성이 커졌다. 산업연구원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0.46%, 10조6000억원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한다.
여기에 최근 12·3 비상계엄 사태와 이로 인한 탄핵 정국으로 정치 리스크가 커지자, 국내 기업들도 술렁이는 모양새다. 지난달 산업경기 전문가들이 답한 전문가 서베이 지수(PSI)는 81로, 전월과 비교해 19포인트나 급락하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출 PSI은 87이었다.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치(100)를 넘기지 못한 것이다.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수출 전망까지 어둡게 만들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올해에도 '수출 플러스'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가용 자원을 총동원한다.
우선 올해 역대 최대 수준인 250조원 이상의 무역보험 공급에 나선다. 수출기업의 리스크 최소화와 유동성 확보 지원을 위해서다.
수출 중소·중견 기업에 대해 100조원을 집중 지원한다. 최근 급격한 환율변동에 대응해 중소기업 수입자금 대출 보증과 환변동보험 한도를 150%까지 높이고, 환변동 보험료를 30% 특별 할인한다.
더욱이 산업부는 올해 수출 상담회와 전시회도 역대 최대인 300회 이상 마련할 계획이다.
해외 무역관·무역사절단 확대를 통해 우리 중소·중견 기업의 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뒷받침한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신년사에서 "급변하는 통상 환경에서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전략적 통상 정책을 펴나가면서 한국 경제에 대한 신뢰를 회복시켜 나가겠다"며 "미국 신정부 출범으로 인한 통상 리스크에는 민관이 힘을 합쳐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굳건한 한미 동맹을 토대로 양국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협력 기회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