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해 첫 비난 공식 담화를 발표했다.
북한은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을 '불량국가'로 지칭한 데 대해 3일 '강력 대응'을 천명했다. 북한이 지난달 출범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를 직접 비난하는 공식 담화를 낸 것은 처음이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한 담화에서 루비오 장관의 해당 발언을 "망발"로 규정했다.
대변인은 "우리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에 늘 적대적이였고 앞으로도 적대적일 미국의 그 어떤 도발행위도 절대로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언제나와 같이 그에 상응하게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대변인은 "주권국가의 영상을 함부로 훼손하려 드는 미 국무장관의 적대적 언행을 주권 존중과 내정 불간섭을 핵으로 하는 국제법적 원칙에 전면 배치되는 엄중한 정치적 도발로 간주하며 이를 강력히 규탄 배격한다"고 했다.
이어 미국을 "사실상 세계에서 가장 불량한 국가"라고 칭하며 "미국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인물의 적대적 언행은 어제나 오늘이나 달라진 것이 전혀 없는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다시 한번 확인해 준 계기가 되였다"고 밝혔다.
그는 "루비오의 저질적이며 비상식적인 망언은 새로 취임한 미 행정부의 그릇된 대조선 시각을 가감 없이 보여줄 뿐"이라며 "결코 그가 바라는 것처럼 미국의 국익을 도모하는 데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각) 언론 인터뷰에서 "현재 우리는 중국 그리고 어느 정도 러시아를 마주하고 있고, 이란, 북한과 같은 불량 국가를 상대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대화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혔지만 북한은 연일 대미 초강경 노선을 재확인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25일 김 위워장 참관 하에 전략순항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나흘 뒤인 29일에는 김 위원장이 핵물질 생산기지와 핵무기연구소를 방문해 "핵방패의 부단한 강화"를 언급했다고 공개했다.
북미대화를 앞두고 긴장 수위를 끌어올리며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려는 의도로 보인다.
한편 외무성 군축 및 평화연구소는 이날 공보문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미사일방위체계 확대 구상을 내놓은 것은 "새 미 행정부의 패권적 기도가 집권 첫날부터 뚜렷이 표출"된 것이라고 비난했다.
공보문은 "한국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 고고도미싸일방위체계인 《싸드》와 같은 첨단군사 장비들을 더 많이 배비하려는 미국의 책동"이라면서 "우리로 하여금 날로 가증되는 미국의 군사적 패권기도에 대처하여 (중략) 핵억제력을 중추로 하는 자위적 국방력을 끊임없이 발전시켜 나갈 것을 절박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