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정몽규 후보가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4선 연임에 성공했다.
축구협회 선거운영위원회는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축구회관에서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를 진행했다.
정몽규, 허정무, 신문선 후보 삼파전으로 진행된 이번 선거에서 정 후보가 1차 투표에서 유효 득표 가운데 과반수 표를 얻어 회장으로 당선됐다. 투표 183표 중 156표를 받았다.
숱한 논란으로 가장 어려운 선거를 펼친 정몽규 당선인이 4연임까지 이뤄내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시작 전부터 꼬였다는 표현이 과언이 아닐 만큼 어려운 길을 걸었다.
정 당선인은 승부 조작 등 비리 축구인 사면 시도와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전 감독 및 홍명보 현 감독 등 축구대표팀 사령탑 관련 논란 등 각종 잡음으로 축구 팬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아 왔다.
축구인들 사이에서도 정 당선인을 향한 퇴진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해 10월에는 국회에서 진행된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문체부 산하 대한체육회 등 6개 공공 기관 종합 감사에 출석해 국회의원들로부터 축구협회가 국민과 축구 팬들의 신뢰를 잃은 원인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설상가상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징계 요구까지 받았다.
문체부는 지난해 11월 축구협회 특정 감사 결과를 발표, 국가대표 감독 선임에 대한 논란과 징계 축구인들에 대한 부적절한 사면 조치, 천안축구종합센터 건립 보조금 허위 신청 등에 대한 책임을 물어 정 당선인 등에게 '자격 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문체부는 축구협회의 이의 신청까지 지난달 재심의 기각 결정을 내렸다.
이후 문체부는 중징계 요구 시한을 지난 3일로 정했는데, 축구협회가 행정소송을 내면서 연기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김순열)는 지난 11일 축구협회가 문체부를 상대로 제기한 특정감사 처분을 취소 청구 소송의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고, 정 당선인은 후보 자격을 유지할 수 있었다.
야권 후보로 평가받는 허 후보와 신 후보는 정 당선인이 문체부의 중징계 요구로 인해 '후보 자격'이 인정되면 안 된다고 주장해 왔는데, 정 당선인은 관련 걸림돌도 해결하고 선거를 치를 수 있었다.
토론회 이슈도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축구협회장 선거 규정상 모든 후보가 동의해야만 토론회가 열릴 수 있는데, 정 당선인 측은 허 후보, 신 후보 측과 달리 " 토론회가 열리면 비방과 인신공격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너무 높고, 축구협회에 대한 불신과 오해를 키우는 역효과가 우려된다"며 토론회 진행에 동의하지 않았다.
이에 두 후보는 "토론회가 비방 목적이 될 거라고 예단하는 건 토론회를 기피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 국민은 이번 선거 결과에 상관없이 정 후보의 '기권패'로 판단할 것"이라며 "토론회 참가조차 두렵고 겁내는 사람이 어떻게 대한민국 축구를 이끌어 가겠다는 것인지 안타깝고 참담하다"며 비판 목소리를 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 당선인은 12년 만의 경선에서 승리했다.
정 당선인은 첫 회장 선거를 치렀던 지난 2013년 당시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 김석한 전 전국중등축구연맹 회장, 윤상현 의원과의 경쟁에서 웃은 바 있다.
2선과 3선 때는 홀로 입후보해 경선 없이 회장직을 이어왔고, 이번 4선에서는 여러 악재를 극복하고 또 한 번 축구협회장으로서 활동할 수 있게 됐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정 당선인은 대한체육회 승인만 받으면 종목단체장으로서의 임기를 이어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