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공지능)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한 지도 어언 10여년이 다 되어간다. 지난 2016년 다보스포럼에서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AI가 알려졌고 같은 해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대결 이후로 AI기술은 날로 발전했다.
더욱이 2022년 챗GPT 등 초거대 언어모델을 계기로 생성형 AI 발전은 가속화되어 데이터 처리와 분석 방식에 혁신을 가져왔고 향후 직업에도 많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경희대 빅데이터연구센터소장인 이경천 교수가 쓴 책 <AI는 어떻게 인생의 무기가 되는가?>에서는 “우리는 늘 AI가 우리를 대체할지도 모르는 미래를 두려워하지만, 그보다 더 분명한 사실은 앞으로의 사회는 AI를 사용할 줄 아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나누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AI로 어떻게 나의 자본을 확장할 수 있을까(P95)”라고 묻는다.
AI와 더불어 사는 삶은 이제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벌써부터 AI를 장착한 로봇과 컴퓨터가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기 시작했다.
생성형 AI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AI를 활용하면 너무나 편한 세상이 되었다. 완전 날로 먹어도 되는 세상이 온 것처럼 느껴진다. 직접 경험한 것을 얘기해보면 실시간 한국어로 명령어를 내려 영어(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기타 언어도 모두 가능)로 답변하게 하고 대화도 한국어와 영어로 섞어가면서 수시로 가능했다. 영어(외국어) 회화, 외국어 공부를 해야 할 필요가 없는 듯했다.
지난 3.1절 날 탄핵 찬성, 반대 집회에 대해 취재기사를 쓰고 싶다고 했더니 30초 만에 기존 언론사 기자가 쓰는 기사보다 자세히 상황이 묘사되어 기사를 완성해 냈다. 또 어떤 상황과 주제를 주고 漢詩를 지어달라, 英詩를 지어달라, 간단한 단편 소설을 한 편 지어달라하니 척척박사로 漢詩를, 英詩를, 소설을 만들어낸다. 뭐하러 문학공부를 하나.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에서는 드론이 공격 무기의 주무기가 되었다. 그러면 보병이, (항공)포병이 뭐하러 필요하나.
얼마 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청년들 왜 軍막사서 세월 보내나…이게 전투력이냐”며 국방 분야에서의 인공지능(AI) 활용을 언급했다.
다 맞는 얘기다. 그러나 AI가 모든 것을 다 해 준다고 사람들은 아무런 노력도 안하고 AI 활용법만 익히면 될까.
결론은 ‘아니다’ 이다. 경험해 본 바에 의하면 AI를 활용하려해도 ‘알아야 면장’을 한다. 사전 지식과 사전 경험이 충분히 축적되어 있어야 제대로 AI활용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지식과 경험의 축적은 본인이 직접 현장에서 겪어봐야 가능한 것이지 AI가, 다른 사람이 대신해 줄 수 없는 것이다.
얼마 전 어느 일간지에서 “새벽 4시 기상, 풀 메이크업… 운전해 출근하는 100세 할머니”라는 기사를 보았다. AI시대에도 계속 움직이고 낙관적인 태도 유지하고 ‘바쁠수록 좋다’며 직장에 출근하는 조클레타 윌슨이라는 여성은 “급여가 아닌 정신적·신체적 건강을 위해 일을 한다. 일어나서 움직이고 스스로를 중요한 사람이라고 여기기 위해 하는 것”이라며, “고객과의 대화도 인지 기능에 도움을 주고 감정적으로 성취감을 느끼게 한다”고 했다.
또 눈길은 끈 기사 중 하나는 ‘농구감독에서 기업인으로 활약’ 중인 최희암 고려용접봉 부회장에 관한 기사인데, 그는 “현장에 답이 있다”며, ‘3·3·3 논법’을 강조한다. “무슨 기술이든 300번 하면 흉내는 낼 수 있고 3,000번 하면 약간 잘할 수 있고 30,000번 연습하면 실전에 활용할 수 있다”는 그는 누구보다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남극대륙을 첫 단독 횡단한 여성산악인 김영미 대장의 인터뷰도 가슴을 때린다. 김영미 대장은 기본에 충실하게 스키로만 걸어서 남극을 어느 누구의 조력 없이 단독 횡단했는데 “뜻이 높은 사람은 쉼 없이 준비한다. 보란 듯이 떠벌리지 않고 남모르게 알차게 준비한다. 산에 오르기 위해 평소에 몸과 마음을 준비한다”고 말했다.
실로 ‘우문현답(우리의 문제해결은 현장에서 답을 찾아라)’의 실천가들이다. AI 시대라고 해서 날로 먹을 수는 없다. 날로 먹지도 못한다. 아무리 AI시대라 하더라도 새로운 것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정신으로 ‘우문현답’을 위해 노력해야 진정한 AI 시대의 삶을 사는 방법이 될 것이다.
이경천 교수는 위의 저서에서 “하지만 아무리 AI가 발전한다 하더라도 인간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 AI를 어떻게 활용하는가가 수십 년 후의 인생이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를 가르게 될 것(P247)”이라고 주장했다.
아무리 인간의 능력을 대체할 수 있는 AI의 기술력이 발전하더라도 이것을 활용하고 자기 인생에 맞추려는 노력이 없이는 AI 시대를 살아나기기 어렵다는 얘기다.
글쓴이=시사뉴스 박성태 대기자
연세대학교 졸업 행정학 박사
전 파이낸셜뉴스 편집국 국장
전 한국대학신문 대표이사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