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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자마다 다르게 호소하는 ‘통증’, 인공지능으로 정확히 측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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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전반 통증 평가하는 머신러닝 개발…“얼마나 아프세요?”묻는 대신 객관적 지표로 분석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신항식·마취통증의학과 최병문 교수팀 “환자 맞춤형 통증 관리 기대”

 (왼쪽부터)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신항식 교수-류가연 연구원-마취통증의학과 최병문 교수-최재문 교수. (사진=서울아산병원 제공)

 

[시사뉴스 이용만 기자] 수술을 받은 후에 “얼마나 아프세요?”라고 묻고 1~10점 척도로 통증을 평가하는 대신, 환자의 생체지표를 분석해 통증 정도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 개발돼 객관적 수치에 따른 환자 맞춤형 통증 관리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통증은 수술 중, 수술 후에 발생할 수밖에 없는 증상이며, 통증을 정확히 평가하고 관리하는 것은 수술 후 회복의 질과 예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수술 중의 통증 평가는 환자의 심박수 등 데이터를 조합한 통증 평가 모델이 제시된 적 있으나, 환자의 주관적 답변에 의존하던 수술 후 통증 파악 방법은 환자마다 동일한 수술을 받고도 호소하는 통증의 강도가 달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웠고, 의식이 없는 환자나 마취 등으로 진정 상태에 있는 환자는 통증 표현이 어려웠다.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신항식 교수·류가연 연구원, 마취통증의학과 최병문·최재문 교수팀은 환자들의 주관적인 통증 호소를 객관적 지표로 분석하기 위해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한 수술 전반의 새로운 통증 평가 방법을 개발했다.

 

통증이 발생하면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어 심박수가 빨라지고 말초혈관은 수축하는 등 자율신경계가 미세하게 변화하는데, 미세혈관층의 혈액량 변화를 감지하는 광용적맥파로 이러한 특징을 파악해 새로운 머신러닝 모델에 적용하면 수술 중 및 수술 후 통증 발생 정도를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게 연구의 요지다.

 

광용적맥파는 광학적 방법을 통해 맥박에 따른 혈액량 변화를 감지하는 신호로, 흔히 수술시 손가락 끝에 장착하는 맥박산포화도 측정기 등 신체 부착 센서를 이용해 측정할 수 있다.

 

연구팀은 서울아산병원에서 다양한 수술을 받은 환자 총 242명의 혈압, 심박수 및 광용적맥파 신호로 얻어진 통증 관련 수치들의 변화를 측정하고, 이 중 통증 예측에 중요한 기여를 하는 6개의 특징을 선별한 뒤 이를 머신러닝 모델에 입력하여 수술 중·수술 후 통증 발생 정도를 확인했다.

 

그 결과, 연구팀이 개발한 머신러닝 모델의 수술 중 통증 평가 정확도는 기존 모델의 정확도 83%를 유지했고, 수술 후 통증 예측에서는 93%의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기존의 통증 평가 모델은 수술 후 정확도가 58%에 그쳐, 특히 수술 후 통증 평가 예측 정확도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광용적맥파의 면적 변화, 맥박 간격 변동성, 기저선 변동성 등이 중요한 통증 예측 인자로 확인되었으며, 기존의 통증 파악 모델에서 고려하지 않던 수축기 상한선 변동성과 맥박 너비 또한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의 통증 파악 방식에서 다루지 않았던 새로운 요소들이 실제로 통증 예측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신항식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수술을 받은 환자들에게 새로운 통증 평가 방법을 제공하는 중요한 연구로, 그동안 주관적인 경험에 의존해왔던 수술 후 통증 평가를 생체 신호를 활용하면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큰 발전”이라고 말했다.

 

최병문 서울아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이번 머신러닝 개발로 진정 상태에 있는 환자나 기관내 삽관을 받은 환자처럼 의식이 없는 경우에도 객관적으로 통증 정도를 평가할 수 있게 되어, 향후 환자 맞춤형 통증 관리에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디지털 의학 기술 및 혁신적인 연구를 다루는 국제 학술지 ‘NPJ 디지털 메디신(피인용지수 12.4)’에 최근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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