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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75년 만의 상속세 개편 ‘급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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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20개 국가 유산취득세 방식 채택
인적공제 상향...실질적 상속세 인하 효과
배우자 상속세 폐지, 여야 간 공감대 형성

[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상속세 방식이 유산세 방식에서 유산‘취득세’로의 개편 논의가 한창이다. 정부는 3월 입법예고 후 4월 공청회를 거쳐 5월에 법률안을 제출한다는 입장이다. 시행 시기는 2028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배우자 공제의 경우 ‘동일세대 내 수평이동’으로 여야 모두 개편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OECD·IMF 유산취득세가 바람직

 

유산세가 사망자의 전체 유산을 기준으로 과세하는 방식이라면 유산취득세는 상속인들이 취득한 각 상속 재산별로 과세하는 방식이다. OECD나 IMF는 유산취득세가 상속인의 특성을 반영하고, 부의 분산을 유도할 수 있어 조세형평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OECD 국가 중 일본, 프랑스, 독일 등 20개국이 유산취득세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반면, 현행 유산세 방식은 4개국에 불과하다.

 

그간 유산취득세로의 전환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행 제도는 사망자의 전체 유산을 기준으로 상속인이 받는 공제 합계를 일괄 차감하는 방식이라, 특정 상속인의 공제를 다른 상속인이 수혜를 받는 경우도 있었다. 예를 들어 장애인 공제효과를 다른 상속인도 함께 공제받는 경우다.

 

또한 증여세와의 과세기준 일치도 필요했다. 증여세가 받는 자의 입장에서의 과세였다면, 상속세는 주는 자 입장에서의 과세로 자산 ‘무상’ 이전이라는 동일한 특성을 고려했을 때 증여세와 상속세를 일치시킬 필요성이 있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12일 발표한 <상속세 과세체계 합리화를 위한 유산취득세 도입 방안>을 보면 상속세 개편에 대한 여론도 호의적이다. 지난 2월6일부터 3월5일까지 일반국민 10,000명, 전문가 34명 대상 상속세 개편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일반국민 71.5%, 전문가 79.4% 모두 유산취득세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나왔다.

 

 

인적공제 상향...실질적 상속세 인하 효과

 

이번 방안에는 인적공제를 상향하는 내용도 담겼다. 우선 자녀 공제의 경우 기초공제를 기존 인당 2억 원에서 5억 원으로 확대했고, 상속인별 추가공제의 실효성이 강화됐다. 미성년 자녀 2인이 상속받는 경우 현행 규정은 일괄공제 5억 원만 적용받는 반면, 개정 규정은 11.5억 원을 적용받게 된다. 6.5억 원의 상속세 부담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배우자 공제한도도 기존 5억 원에서 10억 원으로 높여 법정상속분을 초과해도 공제해준다. 배우자가 상속받는 만큼 배우자의 상속세를 경감해주는 것이다.

 

정정훈 기재부 세제실장은 “인적공제가 커진 게 세수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가 가장 크다. 작년에 (세법개정에서) 제 확대에 따른 세수 효과를 (연평균) 1조7,000억 원으로 추산했다. 유산취득세로 전환하면 각자가 받은 만큼 계산하니 과표분할효과가 굉장히 의미 있다. 총 합하면 (세수 감소 효과가 연간) 2조 원이 조금 넘지 않을까 싶다” 고 밝혔다.

 

이어 “세금은 각각의 역할이 있고 그에 따른 순기능도 있지만 시대 흐름에 안 맞는 보완점도 있다. 사회이동성이 활발하고 선진화된 노르웨이 같은 나라가 상속세를 없앤 건 성장·분배·사회이동 측면에서 전체적인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방향에서 고민한 결과일 거다. 우리의 경우, 지속가능한 성장과 분배를 위해서는 상속세도 그동안 터부시돼 왔던 것에서 벗어나 합리화할 필요가 있다”고 개편 취지를 설명했다.

 

 

 

배우자 상속세 폐지, 여야 간 공감대 형성

 

국민의힘은 지난 17일 배우자 상속 공제 한도를 폐지하는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속세법) 개정안’ 을 당론 발의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표 발의하고, 소속 의원 전원이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국민의힘은 배우자의 재산 형성 기여를 충실히 반영하기 위해서는 OECD 다수 국가와 같이 배우자 상속분은 한도 없이 전액 공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부모-자식 세대 간 이동’이 아닌 ‘동일 세대 내 이동’인 배우자 상속은 상속세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행 상속세법은 피상속인의 배우자가 생존해 있다면 배우자 상속공제로 상속 재산이 없거나 5억 원 미만이면 5억 원을 공제하고, 5억 원 이상일 경우 법정 상속분을 한도로 30억 원까지만 실제 상속받은 금액을 공제한다.

 

기재위 조세소위원장인 박수영 의원은 제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상속세법 개정안을 당론 발의해서 우리 당 108명 의원 모두 서명했다”며, “권영세 위원장이 배우자 간 동일세대 간 상속세는 물리지 말자, 폐지하자고 제안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동의해서 양당 합의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앞서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배우자에 대한 상속세는 수평 이동이기 때문에 면제가 나름 타당성이 있다”며, “이 부분에 우리도 동의할테니 이번에 (상속세법을) 처리하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지난 18일 기자간담회에서 “배우자 상속세 폐지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만, 대규모 탈세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이를 막는 장치를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여야 간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룬 만큼 배우자 상속세 폐지에는 속도가 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지난 17일 성명을 통해 “최근 정치권에서 재정 상황과 관련한 충분한 논의 없이 오로지 정치적 판단 아래 상속세 감세에 앞장서고 있는 상황에서 수년 동안 대규모 부자 감세로 재정파탄을 초래한 정부마저 그 마무리 작업이라 할 수 있는 상속세 개편에 참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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