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진돈 원장] 경제성장과 산업구조의 변화로 섭취하는 음식물이 늘어나는 반면 활동량은 감소되어 생긴 비만을 현대사회는 ‘현대병’으로 간주한다. 문제는 비만이 성인병을 비롯한 만병의 근원이라는 것이다. 한의학의 바이블인 <내경>에서는 기름진 음식의 섭취가 비만의 원인이 된다고 최초로 언급한 바 있다.
살이 찌면 균형 잡힌 외모가 무너지는 것은 물론 여러 합병증이 유발될 수 있다. 첫째로 비만은 모든 질병의 원인이다. 심장이나 뇌혈관 질환, 고혈압, 당뇨병, 동맥경화, 고지혈증, 호흡장애, 관절질환, 성기능 장애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여성의 경우 생리 불순과 불임증, 습관성 유산 등 질환을 야기하면서 각종 암의 발병률도 높일 수 있다.
두 번째로 심장에 부담을 주어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 세 번째는 비만 콤플렉스가 성격 형성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면, 소극적인 성격이 되거나 우울증, 히스테리, 대인 기피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학생의 경우 집중력이 떨어져 학습능력 저하의 피해를 볼 수도 있다. 네 번째로 치료가 쉽지 않다. 비만을 고치려면 굳은 의지와 꾸준한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지속적으로 실행하는 것이 힘들다.
비만의 원인은 여러 가지다. 첫째는 유전적(선천적인) 요인이다. 비만 부모인 경우 성인이 된 자녀가 비만해질 확률이 높다. 환경적인 영향도 미치지만 부모 모두가 비대하다면 자녀가 비만일 확률이 약 50%에 달한다. 한 쪽만 비만이라도 자녀의 비만확률은 약 25%로 떨어지는데 그친다. 물론 가족의 식생활 방식과도 관련이 있는만큼 유전에 의한 영향만을 분리하여 보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두 번째는 운동 부족이다. 기초대사량을 감소시켜 지방의 합성을 촉진하고 인슐린 분비를 늘려 식욕을 증가시키고 체지방 합성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한 임상연구에서 비만 발생의 원인의 67.5%가 운동 부족으로 지목될 정도다. 즉, 남들처럼 정상적인 분량의 에너지를 섭취해도 활동량이 적으면 에너지 소모가 감소되어 비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
셋째는 잘못된 식생활습관이다. 비만환자들은 지방이 많은 고기나 패스트푸드, 튀김류, 밀가루 음식, 라면 등을 즐겨 먹으면서 음식을 불규칙적으로 때와 상관없이 욕구에 따라 먹는 경향이 있다. 즉 아침은 잘 안 먹고 야식을 좋아하면서 군것질도 잘 하는 편이다. 특히 과식이나 폭식, 고지방 고칼로리의 간식, 불규칙한 식사시간, 기름진 식사 등 잘못된 식사습관은 비만의 원인이 된다.
넷째는 심리적인 요인이다. 음식을 먹고 공복감은 사라졌는데 만족감이나 포만감이 안 느껴져 폭식을 하는 것이다. 지루함이나 짜증, 불만, 슬픔 등을 음식으로 해소하려는 측면도 개입한다. 특히 여성은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받게 되면 폭식이나 과식을 하는 경향이 있다. 또, 비만 환자에게 감정의 미숙, 부모의 과잉보호로 인한 영향, 열등의식 등을 찾아볼 수 있다. 사회에 대한 적응 곤란, 학업성적 불량, 부모의 사랑이 결핍되더라도 이로인한 불만을 해소하는 수단으로 음식을 과잉 섭취해 비만인 경우도 있다.
다섯째는 질병이나 약물과 성별에 의한 비만이다. 뇌 내의 병변, 갑상선 이상, 다른 질환의 2차적 합병증이나 경구 피임약, 항우울제 복용도 비만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여성은 임신이나 출산, 폐경기를 거치기에 남성에 비해 비만 발생 빈도가 높다. 임신 중에는 지방세포의 비대로 현저하게 체지방이 축적되기도 한다. 이외에 약물이나 호르몬 요인도 빼놓을 수 없다. 피임약은 인위적으로 임신을 막으면서 호르몬의 불균형을 깨뜨려 식욕을 자극할 수 있다. 이외에도 신경안정제나 천식, 알레르기 치료를 위해 복용하는 약물 중에는 식욕을 돋우는 성분들이 들어있어 비만을 유발할 수 있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나 쿠싱증후군 등 일부 내분비 질환에서도 비만이 동반될 수 있다. 특히 중년기나 노년기에 이르면 신체 열량소모가 줄어드는 반면, 양질의 음식을 선호하고 음식의 열량도 커지기 마련이다. 열량을 소모하기보다는 남게 된 열량이 체내지방으로 전환되면서 비만을 유발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