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태국 방콕에서 경찰이 시위대에게 물대포를 쐈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은 경찰이 이날 방콕에서 물대포를 동원해 강제 해산을 시도했다고 보도했다.
물대포를 맞은 현장 기자들은 얼얼하게 아픈 느낌이 났다고 밝혔다. 물대포에는 파란 색소가 섞였는데, 이는 참가자를 색출해 체포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뤄진 조치라고 AP는 전했다.
학생이 이끄는 시위대 수천명은 비 내리는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모여 쁘라윳 짠오차 총리 퇴진과 헌법 개정 및 군주제 개혁 등을 촉구했다.
쁘라윳 총리는 이날 사임 계획이 없으며 자신은 잘못한 일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15일 태국 정부는 5인 이상 집회를 금지하는 비상조치를 내렸지만 시위대는 개의치 않았다. 이 조치는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되는 뉴스를 퍼트리는 행위도 막았다.
7월부터 석달째 시위가 지속하면서 분위기는 갈수록 격렬해지고 있다.
지난 14일 시위대는 수티다 왕비 등이 탑승한 왕실 차량을 향해 야유하며 차량 진행을 방해했다.
왕실을 신성불가침의 영역으로 여기는 태국에서 전례 없는 일이다. 통상 태국인들은 왕실 자동차가 지나가면 땅에 앉거나 엎드린다.
마하 와치랄롱꼰 태국 국왕 등 왕실 일가는 왕실 모욕 시 1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는 불경죄를 통해 권위를 누려왔다.
경찰은 13일 시위에 1만명이 모이자 방콕 주요 교차로 주변 도로를 폐쇄하고 바리케이드를 쳤다.
15일 비상조치 단행 이후 시위 지도자 다수가 검거됐다. 이날 활동가 2명은 왕비가 탄 자동차 운행을 막고 시위의 상징인 '세 손가락 경례'를 했다는 이유 등으로 체포됐다.
유죄가 확정되면 이들은 종신형을 받을 수도 있다고 AP는 전했다.
시위대는 막대한 부를 쌓고 있는 태국 왕실이 대부분의 시간을 해외에서 보낸다고 비판하고 있다.
태국 인권변호사협회(TLHR)는 12일부터 현재까지 시위와 관련해 적어도 51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