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한창희 칼럼니스트 ] 국회가 시끄럽다고 비난한다. 야당이 정부를 공격한다고 뭐라한다. 이는 뭘 모르고 하는 소리다. 원래 야당과 국회는 시끄러워야 한다.
야당의 주요역할은 정부의 잘못을 찾아 지적함으로써 정부가 그릇된 길로 가지 않도록 견제하는데 있다. 정부가 잘못하면 바로잡지 못한 의회와 야당에게도 책임이 있다. 행정부의 잘못은 고스란히 그 영향이 국민에게로 돌아간다. 행정부의 독주를 막고 견제키 위해 의회와 야당이 필요한 것이다.
정부가 그릇된 정책을 시행하는데 가만히 있으면 야당도 아니다. 정부의 부패, 무능, 부조리를 잘 찾아내어 견제를 확실히 잘하는 야당이 필요하다. 정부가 잘못한게 많으면 국회는 시끄러울 수 밖에 없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야당이 정권퇴진 운운하면 국민들의 지탄을 받는다. 그건 쿠테타를 한 군부독재 시절에나 적합한 말이다. 민주시대에는 정권퇴진은 선거에서 국민들이 하는 것이다. 유권자들의 고유권한이다.
한나라당이 노무현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다 총선에서 철퇴를 맞았다. 세월호 사건 이후 정권퇴진 운운하는 시위가 있자 국민들은 오히려 세월호 사건을 외면하고 말았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은 당시 야당인 민주당만의 작품이 아니다.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 국회의원 62명이 동참하지 않았으면 불가능했다. 새누리당이 탄핵한 것이나 다름없다.
탄핵에 동참한 새누리당 62명의 의원들이 잘한 것인가? 잘못한 것인가? 야당인 국민의힘 당은 여기에 대해 개념정립이 분명치 않다. 이것도 저것도 아니다. 그러고서 누구를 탓하겠는가?
이제와서 보수세력은 문재인 대통령 퇴진운동을 전개한다. 국회에선 보복적 차원에서 반대를 위한 반대, 화풀이식 의정활동을 펼친다.
특히, 소위 ‘태극기 부대’는 코로나로 국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광화문 집회를 강행했다. 코로나를 확산시켰다. 이러고도 국민들의 지지를 받기를 원하는가.
정치는 감정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야권세력은 기회만 있으면 대통령을 퇴진시키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정권교체는 선거를 통해 유권자가 하는 것이다. 요즘 정부나 집권당도 제역할을 못하고 있지만 야당도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그래서 정부의 거듭된 실책에도 야당이 반사이익조차도 얻지 못하는 것이다.
여당과 야당이 의견차이가 있을때는 다수결의 원칙이 기본이다. 물론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다수당인 여당에게 있다. 국민들은 집권당의 독선과 독주를 원치 않는다. 그렇다고 야당이 억지를 쓰며 결사적으로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것도 원치 않는다.
국회가 특히 야당이 시끄러워야 할 때는 조용하고, 합법적으로 조용히 의사결정해야 될때는 더 시끄럽다.
한마디로 개념이 없다. 그래서 야당이 욕을 먹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야당과 의회는 시끄러울 수 밖에 없다. 다만, ‘무엇으로 시끄러우냐’가 중요한 것이다.
의회, 특히 야당이 개념정립을 명확히 해야한다. 야당의 수준이 곧 의회의 수준이나 다름없다. 야당이 제 역할을 해야 정치는 한단계 업그레이드된다. 여와 야는 상대당이 아닌 국민을 바라보고 정치를 해야한다.
국회는 여와 야가 전투하는 대결장이 아니다. 국정감사는 왜하는지, 예산심의는 왜하는지, 청문회는 왜하는지, 공수처법 등 법은 왜 만드는지 기본적인 개념정립부터 분명히 해야한다. 최소한 국회가 왜 존재해야 되는지, 개념정립을 확실히 하면 여와 야가 개념없이 이전투구하는 일이 사라진다.
여와 야는 수레의 양바퀴와 같다. 양바퀴가 건강해야 수레가 잘 굴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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