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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美·아세안 대면 정상회의…"새로운 시대 출발"협력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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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서 특별정상회의…'IPEF 출범' 막후 외교전 펼친 듯
공동성명 채택…11월 '포괄적 전략파트너십' 선언 계획

 

[시사뉴스 김도영 기자]  미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이 워싱턴DC에서 대면 정상회의를 열었다. 미국과 아세안 국가는 12~13일(현지시간) 정상회의 이후 발표한 공동성명을 통해 협력 강화 의지를 명문화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아세안 관계의 '새로운 시대'를 거론하며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공동성명은 8페이지 28문항으로 됐다.

양측은 “우선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하고 더 나은 보건 안보를 구축하며 일상 회복을 위해 함께 노력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경제적 관계와 연결성을 더 강화한다”면서 “오는 11월 예정된 10차 아세안-미국 정상회의에서 '아세안-미국 포괄적 전략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양측은 또 “해양 협력과 그 무결성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해양 영역에서의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아세안 주도의 메커니즘을 통해 새로운 관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는 남중국해를 평화의 바다로 유지하는 것의 이점을 공유한다”면서 “중국과 아세안이 2002년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막기 위해 채택한 '남중국해 분쟁 당사국 행동선언(DOC)'의 완전한 이행을 촉구했다”고 했다.

특히 양측은 공동성명 25번째 문항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 목표를 향한 헌신을 재확인하고, 북한에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이행을 촉구했다.

 

양측은 “미얀마 위기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면서 “작년 4월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마련된 5가지 합의를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서 “우크라이나의 주권, 정치적 독립, 영토 보전에 대한 존중을 재확인한다”면서 러시아의 유엔 헌장과 국제법 준수를 촉구하면서 적대행위의 즉각 중단과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다.

이밖에 양측은 공동성명에서 아세안 디지털 인프라 개발에 대한 미국의 지원 약속, 생명공학과 스마트 농업 영역에서의 협력 강화, 기후변화 대응, 사이버보안 역량 등에서의 협력 강화를 명시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국무부에서 열린 미·아세안 정상회의 모두발언에서 "우리는 단지 미국·아세안의 우정, 파트너십 45주년을 기념하는 게 아니다"라며 "우리는 미·아세안 관계의 새로운 시대를 시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코로나19로 한동안 대면 회의가 어려웠던 상황을 거론, "우리는 코로나19 때문에 오랫동안 스테이크 만찬을 할 수가 없었다"라며 참석자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이번 회의 기간 만찬 음식이 맛있었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정상회의 기간이었던 지난 이틀 참가국은 각료, 의회, 기업을 두루 만나며 활발한 교류를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기간 코로나19 대응 및 기후 변화 등 "광범위한 중요 문제를 논의했다"라고 설명했다. 재생에너지와 인프라, 교육, 해상 협력도 논의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 논의의 폭은 인도·태평양과 아세안 지역이 미국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반영한다"라며 미·아세안 관계가 향후 몇 년은 물론 몇십 년의 미래로 역사에 기록되리라고 했다.

그는 "아세안 중심성은 우리 행정부 전략에 매우 핵심"이라고 했다. 아울러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안정적이고 번영하며, 회복력이 있고 안전한 인도·태평양"도 거론했다.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은 미국이 이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할 때 쓰는 표현이다.

전날 발표한 1억5000만 달러(약 1935억7500만 원) 규모 신규 이니셔티브도 거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해당 이니셔티브가 미국·아세안 관계를 강화하려는 목적이라며 "우리가 협력해야 할 전방위적 문제가 있다"라고 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이례적으로 주요 의제가 된 가운데, 중국 견제용으로 평가되는 이른바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출범을 위한 미국의 장외 외교전도 치러진 것으로 보인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 모두발언 전 정례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아세안에서 통상 논의의 주요 화두는 아니었다"라며 "(하지만 이번에는) 확실히 논의의 주제가 될 것이다. 어제도 그랬고, 오늘도 그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사키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대한 광범위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러시아의 정당화할 수 없는 불법 전쟁에 관한 우리 접근법을 계속 제시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날 중 성명이 나오리라며 "성명에는 우크라이나에 관한 언급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관련 인도네시아 측을 상대로 미국이 강력한 외교전을 펼쳤을 가능성도 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러시아의 발리 정상회의 참석을 공표했었다.

사키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푸틴 대통령 G20 참석 반대 행보를 펼쳤을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 "그(바이든 대통령)는 푸틴 대통령이 그(정상회의) 일부가 돼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라고 답했다.

이번 회의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9일 서울로 출발, 20~22일 방한 후 일본으로 넘어간다. 일본 방문 기간 자국 주도 IPEF 출범을 공식 선언할 것이 유력시되는 상황이다. IPEF는 사실상 대중국 성격으로 해석되며, 미국은 지난해 10월부터 이를 추진해 왔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IPEF 공식 출범 선언 전 이번 미·아세안 정상회의를 적극 활용하리라는 전망도 나왔다.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등의 참여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아세안 국가의 혹시 모를 이탈을 막고 변수를 줄인다는 복안이다.

이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미·아세안 정상회의 기간 각 정상과 별도의 공식 양자 회담은 하지 않았지만 잠깐씩은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아울러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 등이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카운터파트와 면담했다.

다만 올해 의장국 캄보디아를 비롯해 미얀마, 라오스 등은 IPEF에 참여하지 않으리라고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IPEF는 이번 정상회의 공식 화두로는 등장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이미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하지 않으리라고 밝혔다고 알려졌다.

이번 회의에는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미얀마의 민 아웅 흘라잉 총리는 초대받지 못했다. 아울러 곧 퇴임을 앞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도 이번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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