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한창희 고문] 정권이 교체된 이유가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본인이 임명한 공직자도 제대로 못다스리고 답답하여 국민들은 정권을 교체한 것이다.
대통령 취임 후 4개월이 지났다. 윤석열 대통령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오히려 문재인 전 대통령보다도 더 답답해 보인다.
보수의 윤리적 기반은 유교문화에 있다. 유교의 기본질서는 장유유서 문화다. 장유유서 보다 상위 위계질서는 공직서열이다. 당원과 국민이 뽑은 이준석 전 대표를 어린애 취급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으로 불리는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하여 소위 윤핵관들이 예우하지 않고 무시한데서 국민의힘 내부문제는 발생한 것이다.
대통령 선거, 지방선거 양대선거를 승리로 이끈 승장(勝長)인 이준석 전 대표를 내쫒기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비대위를 설치하는 것은 누가봐도 문제가 있다. 법원에서도 이준석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는 주호영 비대위원장이 잘못됐다는게 아니다. 비대위를 설치할 비상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또다시 정진석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국민의힘이 선출했다. 이는 문제의 본질을 모를뿐만 아니라 사법부 판단도 무시하는 교만에 가까운 처사다.
또 삼국지를 읽어봐도 적장의 부인은 건드리지 않고 예우를 한다. 김혜경 여사가 이재명 경기지사 시절 법인카드 몇십만원을 사용했다고 선거과정에서 비난하는 것은 득표를 위해 이해가 된다. 하지만 대통령이 된 후에도 후배 검사들이 충성경쟁하듯 신속히 수사하여 기소하는 것은 좀 그렇다. 그러니 민주당도 김건희 영부인을 물고 늘어져 맞불을 놓고 있는 것이다. 서로 마누라 죽이기 싸움이 시작됐다. 참 유치하고 졸렬한 정치라고 아니할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아직도 늦지 않았다. 정적도 능력이 있으면 발탁해 활용하는 세종대왕 리더십을 본받기 바란다. 세종은 정적인 양녕대군의 측근 황희를 중용했다. 황희가 세종이 아니었으면 과연 후세 사람들이 존경하는 황희 정승이 됐을까? 또 훈민정음 창제를 결사반대한 최만리를 마침내 감복시켜 명나라의 양해를 구하게 만들었다. 한마디로 세종은 정적도 포용하는 통큰 정치를 한 것이다. 세종은 반대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정책은 오히려 불안하여 시행하기를 꺼려했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바란다.
요즘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나몰라라 하지말고 본인의 부덕의 소치라며 먼저 국민들에게 사과부터 하라. 그리고 측근정치를 하고 싶으면 이준석 전 대표를 통일부 장관을 시켜 북한 김정은과 젊은 사람끼리 맞장 좀 떠보라고 대북문제를 맡겨보라. 이열치열, 일타이매다. 한마디로 모양새 좋게 빼내란 말이다. 그래야 2030 젊은층이 등을 돌리지 않는다. 그리고 당을 정상화 시켜라. 대통령이 구박하는 정치인은 결국 키워주는 꼴이 된다. 본인도 그래서 대통령이 되지 않았는가. 부인들 문제는 더 이상 문제삼지 마라. 도지사 부인이 법인카드 사용한 게 최대 이슈라면 공직사회는 맑은물, 아니 증류수 수준의 깨끗한 사회다. 걱정할게 없다. 정말 본인 말대로 상식이 통하는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
정치는 정적을 다스리는 것이다. 미운자식 떡하나 더 준다는 속담이 있다. 달래야 한다. 검사는 다른 사람의 잘못을 찾아내 벌을 주지만 통치는 다른 사람의 장점을 찾아내 활용해야 한다. 착상부터가 다르다.
“達官必惷愚 (달관필준우) 높은 벼슬아치는 항상 어리석고, 才者無所施 (재자무소시) 재주있는 자는 재주를 펼 데가 없다.” 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말이 생각난다.
어떻게 우리나라는 대통령 측근과 고위 정치인 중에 지혜가 있고, 바른 소리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단 말인가. 대통령이 죽을 쑤면 야당은 쾌재를 부를지 모르지만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간다. 윤석열 대통령을 위해서가 아니다. 국민을 위해 윤석열 대통령이 제발 통큰 정치를 펼쳐 국민들 걱정을 덜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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