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한창희 고문] ‘귀속재산(Vested Propert)’이란 일제가 조선에 쌓아놓은 재산을 미군정이 모두 회수하여 대한민국 정부에 그 소유권을 넘겨준 재산을 뜻한다. 한국과 일본 사이에는 손익계산을 따져 볼게 많다. 그 중에서 가장 으뜸가는 것이 바로 ‘귀속재산 (Vested Property)’이다. 이 명칭은 미군정이 지은 것이다.
2015년 10월, 성균관대 이대근 명예교수는 ‘귀속재산연구 : 식민지 유산과 한국경제의 진로(이숲, 682쪽)’란 저서를 발간했다. 그 내용 일부를 요약하여 편집했다.
● 일제가 두고간 기업이 국내기업의 모체
두산그룹, OB맥주, 하이트맥주, 한화그룹, 해태제과, 동양시멘트, SK그룹, 삼호방직, 신세계백화점, 미도파백화점, LG화학, 쌍용그룹, 동국제강, 제일제당, 대상그룹, 동양제과, 대한조선공사, 동양방직, 한국생사, 한국주택공사, 벽산그룹, 한국전력, 일신방직, 대한통운, 한진그룹, 대한해운, 동양화재해상보험, 중외제약 등 대부분의 국내 주요기업들이 일제가 두고간 기업이 모체가 됐다.
1945년 해방 직후, 미군정은 일제가 36년 동안 조선인들을 수탈하여 조선땅에 건설한 수풍댐, 철도, 도로, 항만, 전기, 광공업, 제조업 등 여러 분야의 사회간접자본을 모두 귀속재산으로 회수했다. 아울러 조선에서 운영하던 기업재산과 개인재산도 모두 귀속재산으로 회수하고 일본인들을 강제 추방했다.
남한의 23억 달러어치의 일본재산은 미군정이 관리하다 이승만 정부에 이양했다. 이 돈은 당시 남한경제 규모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한마디로 이 귀속자산이 없었으면 당시 한국경제는 그 실체가 없는거나 다름없다. 이로부터 20년 후인 1965년, 박정희 정부가 일본으로부터 무상으로 공여받은 액수는 3억 달러에 불과하다.
미국은 일본인의 재산을 철저히 몰수하고 추방했다. 미군은 부산항을 통해 귀국하는 일본인의 주머니를 샅샅이 뒤져 지폐까지도 압수했다. 귀국하는 일본인이 소지할 수 있는 돈의 액수는 극도로 제한했다. 민간인은 1,000엔, 군장교는 500엔, 사병은 250엔 이상 소지할 수 없었다. 1945년 말까지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돌아간 민간인은 47만여 명이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핵심은 미국이 조선에 있는 일본인 재산 모두를 귀속재산으로 몰수하고 일본인들을 강제 추방했다는 것이다.
일본인들이 남겨두고 간 그 많은 주식회사급 기업들은 그 후 어떻게 되었는가? 대부분 그 회사 직원이나 관련 조선인에게 헐값으로 불하되어 오늘날 대한민국의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우리 대기업 거의가 일제의 기업이 모체였다. 대표적 사례 몇개를 소개한다.
‘쇼와 기린맥주’는 당시 관리인이었던 박두병에게 불하되어 두산그룹의 계열사인 ‘OB맥주’가 되었다. ‘조선유지 인천공장 조선화약공판’은 당시 직원이었다가 관리인이 된 김종희에게 불하되어 ‘한화그룹’의 모태가 되었다. ‘조선제련’이 구인회에게 불하되어 ‘락희화학(LG화학)’이 되었다. ‘경성전기-남선전기-조선전업’이 해방 후 합병되어 ‘한국전력’이 되었다. ‘선경직물’은 공장의 생산관리 책임자이던 최종건에게 불하되어 ‘SK그룹’의 모태가 됐다.
● 미국은 소중한 우방
우리 경제가 발전한데는 우선 한글이 ‘국어’가 되어 국민이 문맹에서 벗어났고, 어머니들의 교육열이 한참 일할 청년들을 엘리트로 만든 데 있다. 여기에 미군정이 일제, 일본인으로부터 귀속재산을 회수하여 고스란히 한국정부에 넘겨준 것이 경제발전의 종잣돈 노릇을 했다. 박정희 정부의 수출주도형 중공업정책도 시의적절했다.
혹자는 미국이 자국을 위해 한국을 도왔다고 말한다. 결과적으로 대한민국과 한국민이 혜택을 본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누가 뭐래도 미국은 아주 소중한 우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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