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엔 환갑이면 장수했다고 잔치를 했다. 요즘 환갑잔치하면 사람들이 웃는다. 칠순잔치도 하지않고 여행으로 갈음한다.
사람들이 장수의 비결로 현대의학의 발달을 꼽는다. 현대의술로 웬만한 병은 다 고친다. 의사가 장수의 일등공신이다. 그 중에서도 치과의사의 공로가 가장 크다. 치과의사의 공로?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자연사 할때 보면 먹지를 못해
각종사고나 질병으로 사망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자연사하는 경우를 살펴보면 식사를 할 수 없어 결국엔 굶어 죽는다. 치과의술이 발달하기 전에는 40세만 넘으면 치아에 염증이 생겨 치통으로 고생하다 결국 이를 뽑아내곤 했다. 통증 중에 제일 심한 것이 치통이다. 치통이 얼마나 심했으면 “앓던 이 빠진 것 같다”는 말이 다 생겼을까.
신(神)의 원리는 참 절묘하다. 종족을 유지 번창시키는데 꼭 필요하면 즐거움, 쾌락을 줬다. 동물의 교미(섹스)에 가장 큰 쾌락을 줬다. 쾌락이 없으면 교미를 하지않아 종족이 번창되기는 커녕 소멸하게 된다. 또 음식을 먹는데 식도락(食道樂)을 주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아울러 배고픔의 고통을 주지 않았으면 먹지 않아 종족을 유지 못할지도 모른다.
신(神)은 쾌락과 고통으로 동물을 통제한다. 종족을 소멸케 하는데는 심한 고통을 준다. 중요한 부위에 이상이 생기면 고통이 심하다. 빨리 고치라고 말이다. 치아는 먹는데 중요하다. 여기에 이상이 생기면 다른 곳보다 고통이 더욱 심하다. 50세만 되면 어금니가 거의 다 빠져 고기종류는 먹기가 힘들다. 소화기관중에서 제일먼저 치아가 이상이 오고 점차 오장육보가 시원찮게 된다. 자연히 수명이 짧을 수 밖에 없다. 사람들이 60세를 넘기지 못하고 사망하여, 환갑이 되면 장수(長壽)했다고 환갑잔치를 벌이던 시절이 바로 몇 십년전 이야기다.
치아가 튼튼하면 장수
옛날부터 오복(五福)중의 하나가 건강한 치아다. 치아가 튼튼하면 장수한다고 여겼다. 사실 그랬다. 요즘엔 치과의술이 발달되어 치아가 시원찮으면 임플란트 시술로 인공치아를 만들어 넣는다. 본래 치아와 씹는 맛도 별 차이가 없다. 누구나 오복(五福)중의 하나인 건강한 치아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이제 씹을 수가 없어서 식사를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자연히 수명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신체가 서서히 무너져 못먹고, 움직이지 못해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된다. 제일 먼저 음식을 못먹게 치아가 상한다. 그 다음에 다리 관절이 이상이 생겨 거동이 불편하다. 못먹고 거동이 불편하면 자연히 기력이 쇠약해져 죽음에 이르게 된다. 모든 동물이 이와같다. 자연의 원리다.
현대사회에서 치과의사의 비중이 높아졌다. 어디를 가나 ‘치과’가 없는데가 없다. 누구나 치과의사의 도움을 받지 않을 수가 없다. 잘 먹을 수 있게 치아의 수명을 늘려주고, 인공치아를 만들어 식도락의 즐거움을 되찾아준 게 바로 치과의사다. 한마디로 치과의사가 장수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치아는 한방에서도 뾰족한 처방이 없다. 뒤집어 보면 치과는 독보적 의학분야다.
요즘엔 사람들이 먹고 사는데 여유가 생기면서 틈만나면 운동을 한다. 세계에서 등산을 제일 많이 하는 사람들이 우리 국민이다. 휴일이면 서울근교의 산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골프장도 예약을 못해 난리다. 잘 먹고 운동 열심히 하면 자연히 장수하게 된다.
그런데 눈여겨 볼 것이 있다. 대한의사협회와 치과의사협회는 별도로 운영한다. 치과대학도 별도다. 왜 그럴까? 다 같은 의사인데 말이다. 한마디로 의사들이 치과의사를 서자 취급(?)하는거 같다.
시대가 바뀌었다. 직업의 귀천과 가치관의 우열이 사라졌다. 인간에게 필요한게 귀한 것이다. 치과의사가 없으면 나이들어 과연 좋아하는 고기를 마음껏 씹으며 식도락을 즐길 수 있을까?
요즘 치과의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실력있는 치과의사와 친하고 싶어한다. 생활밀착형 의사로 존중의 대상이다.
글쓴이=시사뉴스 한창희 고문
▲학·경력
- 충주중, 청주고교
- 고대 정치외교학(석사)
- 고려대 총학생회장
- 충북 충주시장(민선4,5대)
- 한국농어촌공사 감사
- 시사뉴스 주필
▲ 저서
- 혀, 매력과 유혹
- 생각바꾸기
- 사랑도 연습이 필요하다
- 노란 거짓말- 한창희 시사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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