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도영 기자] 27일(현지시간) 텍사스주의 공화당이 지배하고 있는 하원에서 같은 공화당 소속의 켄 팩스턴 주 법무장관의 탄핵안을 통과시켜 사상 초유의 같은 당 고위 관리 탄핵의 기록을 세웠다. 팩스턴 주 법무장관은 뇌물 수수, 배임 등의 혐의로 여러 해에 걸쳐서 스캔들과 범죄 혐의를 받아오면서도 보수파 법률가들의 스타로 떠올라 공직에 올랐던 인물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번 탄핵으로 팩스턴은 직무가 즉시 정지되며 앞으로 상원에서의 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공화당 소속인 그렉 애벗 텍사스주지사는 주 법무장관의 낙마로 인해 누군가 임시로 법무장관 대행을 임명해야 한다.
121대 23의 압도적인 표차로 낙마한 팩스턴은 공화당의 가장 열렬한 법조계 투사로 2020년 대선 후 대법원에 조 바이든대통령의 대선 승리 결과를 번복하라고 요구했던 인물이다.
하지만 팩스턴은 결국 텍사스주 정부의 200년 가까운 역사상 세 번째로 탄핵을 당해 물러난 현직 장관이 되었다.
60세의 팩스턴은 수 십명의 공화당 동료 당원들이 탄핵안에 찬성해 통과시킨 이후 이에 불복하고 자신의 사무실을 통해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종전 주장을 되풀이 했다.
그는 " 오늘 텍사스 하원에서 보여준 추악한 작태는 공정과 정의와는 거리가 먼 무도한 탄핵 음모임을 드러냈다. 이번 탄핵은 애초부터 정치적인 동기를 가진 엉터리 탄핵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팩스턴은 공직을 이용해서 자기 정치자금을 댄 기부자에게 특혜를 준 혐의로 몇 년 째 연방수사국(FBI)의 수사를 받아왔으며 그 와 별도로 2015년의 안보 사기 혐의로 기소된 상태로 이 역시 재판을 앞두고 있다.
공화당은 그의 혐의에 대해서 오랜 기간 침묵을 지키며 거리를 지켜왔지만, 이번 하원 탄핵안 표결에는 원내 85명의 공화당 하원의원들 가운데 60명과 데이드 펠란 하원의장이 모두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팩스턴에 대한 주하원 조사위원회 소속의 데이빗 스필러 공화당 의원은 " 누구도 법보다 상위에 있을 순 없다. 특히 텍사스주 정부의 고급 공무원이라면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팩스턴 편의 의원들은 이번 조사위원회가 의회 멤버들이 아닌 고용한 전문 수사관들을 시켜 수사를 했다며 그들이 증인 심문을 맡은 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주장하며 탄핵을 무효화 하라고 주장했다. 또 수사요원들 가운데 민주당 대선 예비선거에서 투표한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탄핵이 무효라고 했지만 수사결과와 증거를 재검토할 시간이 너무 없어서 효력이 없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팩스턴은 하원 탄핵 즉시 업무가 정지돼 상원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최종 파면은 상원에서 3분의 2의 탄핵찬성이 이뤄져야 한다. 상원에는 팩스턴의 부인 앤젤라도 의원으로 재직 중이다.
27일 하원 표결 직전에 트럼프 전 대통령과 테드 크루즈 텍사스 상원의원은 팩스턴을 비호하면서 이번 탄핵은 졸렬한 희극이며 팩스턴 법무장관의 법적 문제는 법원의 심판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 트루스 소셜의 계정에 "켄 팩스턴을 석방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하원의 공화당의원들이 계속해서 탄핵을 추진할 경우 나는 당신들과 싸우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