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미국 법원이 북한 해커 범죄 수익금을 활용하지 못하도록 암호화폐 계좌(지갑) 279개를 몰수하라고 8일(현지시각) 결정했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DC 연방법원은 북한 암호화폐 계좌 몰수 소송에서 연방검찰의 궐석 판결 요청을 승인한 뒤 피고 자산 몰수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연방검찰이 공고문과 연관 이메일을 통해 해당 계좌의 소유자를 찾는 과정을 거쳤지만 소유권 주장이 없었던 탓에 궐석 판결 요건을 충족했다고 봤다.
이번 결정은 연방검찰이 2020년 8월 북한 해커의 불법 수익금 세탁에 활용된 것으로 추정하는 암호화폐 계좌 280개를 몰수해달라는 소를 제기한 데에 따른 재판부의 최종 판단이다.
연방검찰은 이보다 5개월 앞서 같은 이유로 계좌 146개를 압류해달라고 요청했고, 지난 3월 워싱턴DC 연방법원은 이를 승인했다.
재판부는 의견문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설립한 전문가패널은 2019년 보고서에서 암호화폐 거래소를 겨냥한 일련의 해킹 사건이 북한 지원 아래 이뤄졌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며 북한이 연루됐다는 주장을 인용했다.
아울러 범죄 수익금 등 자금을 불법 이체하는 과정에서 이용된 인터넷프로토콜(IP) 주소 상당수가 과거 북한 행위자가 다른 거래소에 침입할 때 활용한 것과 일치한다는 연방검찰 측 주장도 의견문에 실었다.
재판부 판단에 따라 북한 해커 범죄 수익금 등이 담긴 암호화폐 계좌 279개는 미국 정부 국고로 귀속됐다. 재판부는 계좌 잔고를 명시하지 않아 최종 귀속 금액 규모는 알 수 없다.
몰수된 계좌는 2018~2019년 북한이 한국 등에서 운영 중인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탈취한 수익을 직접 예치하거나 다른 곳으로 전달하는 데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11월 연방검찰은 4850만 달러(약 663억원)에 달하는 암호화폐가 도난 피해를 봤고, 수사 당국은 미국 이메일 서비스를 이용하는 신원불명의 인물이 이를 세탁하려는 시도를 적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