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가 지난해 4분기(10~12월)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글로벌 IT 시장 침체에도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호조를 보이며 전년 대비 수익이 57% 급증했다.
TSMC가 16일 발표한 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매출은 8684억6000만대만달러(38조4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8.8% 증가했다. 이는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매출이다.
순이익은 3746억8000만대만달러(16조억원)로 1년 전인 2023년 4분기(2387억1200만대만달러)보다 57%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 원가를 뺀 후 매출에서 얻은 이익률을 뜻하는 매출 총이익률은 59%, 영업이익률은 49%에 달한다. 순이익률은 43.1%로 집계됐다.
TSMC가 이처럼 호실적을 낸 배경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빅테크 업체들의 AI(인공지능) 반도체 수요가 전년 대비 큰 폭 늘었기 때문이다.
공정별 매출 비중은 7나노 이하 첨단 공정이 67%에 달한다. 3나노는 26%로, 전년 4분기 15% 대비 11%포인트 확대됐다. 같은 기간 5나노는 35%에서 34%로 소폭 감소했다. 7나노는 14%를 기록했다.
분야별로는 고성능컴퓨팅(HPC)가 53%로 전년 4분기 43% 대비 확대됐다. 반면 스마트폰은 43%에서 35%로 축소됐다.
지역별 매출은 북미가 75%로, 전년(72%) 대비 3%p 증가했다.
반면 중국은 전년 4분기 11%에서 지난해 4분기 9%로 2%p 줄었다.
TSMC의 호실적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날 TSMC는 올해 1분기(1~3월) 매출 가이던스로 250억~258억달러로 제시했다. 전 분기 268억8400만달러를 소폭 밑돌았지만, 월가 추정치 244억달러는 훨씬 웃도는 수치다. 총이익률은 57~59% 수준으로 예측했다.
TSMC는 지난해 연간으로 297억6000만달러를 투자했으며, 올해도 380억~420억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다. TSMC의 낙관적인 실적 전망으로 올해에도 AI 지출이 계속될 것이란 기대가 커진다.
TSMC는 지난해 522개 고객을 위해 1만1878개의 제품을 제조했다고 밝혔다. 고객사 수는 전년(528개) 대비 6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