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8일 내년 경제성장 전망과 관련해 "(우리 경제가) 분기별 기준으로 볼 때, '마일드 리세션(mild recession)' 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김 총재는 이날 12월 기준 금리 동결 발표 후 통화정책방향 기자 간담회를 열고 "(내년에도)우리 경제는 소위 잠재성장 추세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마일드 리세션에 대한 정의가 하나는 아니다"고 전제한 뒤 "우리는 그러한 마일드 리세션을 얘기하는 (유럽연합의) 상황과 비교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2분기 연속 경기가 후퇴하는 '리세션(recession)'과 대비되는 '마일드 리세션'은 경제성장이 전분기에 비해 일시적으로 역성장을 하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김 총재의 이러한 발언은 최근 유로존 재정 위기의 불똥이 실물 분야로 튀며 수출전선에 비상이 걸리고 소비와 투자도 둔화되고 있지만, 내년에도 우리 경제가 역성장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은법 개정에 따른 금융 안정 책무의 무거움도 토로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양적완화를 화제로 삼은 그는 " (한은법 개정으로 )그런 역할을 하라는 책무가 주어졌고, 그것이 필요하다면 당연히 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김 총재는 " 한은이 물가안정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모든 진력을 다하는 조직이지만 국가경제의 건실한 발전을 고민하는 조직이기도 하다"며 "우리도 금융안정에 유의하면서 물가안정에도 유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유로존 재정위기가 더 악화됐는지를 묻는 질문에 "통합적인 대안이 빨리 나와야 하는데, 대책이 나오지 않는 것이 문제"라면서도 "정상들이 문제의 심각성을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비교적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최근 진행중인 IMF재원 증액 논의와 관련해서는 "우리나라가 1조 달러의 무역을 성취했듯이, 대외의존도가 높은 나라에서는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물가 지수 개편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서는 "특정한 목표나 목적을 가지고 물가지수를 개편하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다"며 "그러한 목적을 위해 맞췄다고 한다면 내년에는 기저효과로 더 올라갈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