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세계적인 철강 경기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3분기만에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복귀했다. 이번 2분기 실적 개선은 전체 판매량이 늘어난 것이 아닌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증가, 투자 축소, 원가절감 노력, 비주력 자회사 정리 등 비상경영 체제의 결실로 나타난 것이라 더욱 눈부시다.
포스코는 2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국제회의장에서 기업설명회를 열고 IFRS 연결기준 2012년 2분기(4~6월) 실적이 매출액 16조4880억원, 영업이익 1조650억원, 당기순이익 466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경기가 좋았던 지난해 2분기보다는 못하지만 올해 1분기 대비 매출은 1.1%, 영업이익은 35.2%나 늘었다.
포스코의 2분기 생산량과 제품판매량은 1분기에 비해 소폭 떨어졌다. 조강생산은 2만t, 제품판매는 10만7000t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및 가전제품 등 고부가 냉연강판 판매량이 각각 전분기 대비 2.6%, 22.2% 늘어나 영업이익을 크게 끌어올린 것이다.
영업이익률도 6.5%로 신일본제철(1.9%), 아르셀로 미탈(0.4%), US스틸(4.1%) 등 쟁쟁한 세계 철강기업들을 크게 앞질렀다.
앞서 박기홍 포스코 부사장(CFO)은 지난 1분기 실적 기업설명회(IR)에서 "포스코는 최근 몇 년간 매년 1조원 이상 원가절감을 해왔다"며 "원가 측면에서 1조원, 생산력 향상 및 투자비 절감 등으로 1조원 가량 절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2분기 IR에서는 "제품 판매 가격 하락폭이 원래 예상했던 것보다 줄었고, 수익성이 높은 제품 위주로 전환한 것도 도움이 됐다"며 "원료적인 측면에서는 지난해에 비해 원재료가 2분기부터 적극 투입돼 t당 6만~7만원 이상 개선됐다"고 밝혔다.
이어 "내부적으로는 현재 금융위기에서 비롯된 위기 상황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측해 비상 경영체제로 가동되고 있다"며 "원가 절감 부분에 대해 극한적으로 노력한 부분이 실적 상승으로 작용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포스코는 비상경영 체제 가동으로 올해 상반기 원가절감이 6129억원에 달했다. 원료비 4084억원, 정비비 743억원, 에너지 비용 632억원 등의 절감 효과가 컸다. 이는 올해 원가절감 목표의 57%에 해당하는 규모다.
국제 신용평가사로부터 지적받던 재무건전성도 향상됐다. 포스코의 부채비율은 2분기 37.5%로 점점 낮아지고 있으며, 자기자본비율은 72.7%로 1.4% 늘었다.
포스코는 핵심사업에 포함되지 않은 불필요한 계열사 매각작업은 내년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방침을 내놨다.
박 부사장은 "미래핵심사업을 제외한 투자목적이 완료된 회사나 자본잠식이 된 회사는 올해 안에 10개 이상 정리할 것"이라며 "중점사업 분야중심으로 사이즈도 키우고 통합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공정거래법상 포스코의 계열사는 70개지만 신규수주를 위한 특수목적법인(SPC)도 있고 포스코건설 분양과 관련한 SPC도 포함돼 있다"며 "다른 사업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 "포스코가 지양하고 있는 철강 소재 에너지 등 중점 사업분야 중심으로 리딩컴퍼니 형태로 사이즈를 키우고 계열사를 통합할 계획"이라며 "내년까지 이런 작업을 지속해 정리된 모습을 갖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의 자회사 매각, 산둥시멘트, 목단강제지 등의 매각 작업도 이같은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한 방편이다. 이와 함께 포스코특수강의 연내 상장, 교보생명 지분매각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포스코는 "올 3분기에도 글로벌 금융위기 등 대내외 경영환경이 불확실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룹 차원에서 긴축경영 체제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