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종근 기자]지난해 8조원 규모의 기술 수출 성과를 이룬 한미약품이 '오픈 이노베이션'을 성공 비결로 꼽았다. 아울러 그동안 구축한 글로벌 제약사와의 파트너링 경험을 공유해 우리나라가 제약강국으로 도약하는데 이바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손지웅 한미약품 부사장은 21일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개최한 '제1회 한미 오픈이노베이션 포럼'에서 "그동안 많은 기업들과 국내 또는 국외 전방위에 걸쳐 협력을 모색해왔다"며 "오픈이노베이션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했다.
손 부사장은 "한미약품의 연구개발(R&D) 비전은 경쟁하고 협력하는 건강한 생태계를 구축해 제약강국으로 도달하는데 일조하는 것"이라며 "지난 2010년부터 작게 시작했으나 꾸준히 해온 노력이 조직 'External R&D'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팀은 국내외 산학연과 소통하는 역할을 맡아왔으며 앞으로도 한미약품이 축적한 노하우를 공유하고 국내 제약산업 연구환경 전반을 향상시키는 통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비즈니스 관점에서 보면 하나의 라이선스 딜이 이뤄질 때까지 보통 5개 회사와 2년 이상 논의를 하고 있다"며 "듀 딜리전스(Due Diligence, 실사)를 통해 상대사로부터도 배웠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2010~2015년 55개 프로덕트, 43개 기업과 듀 딜리전스를 진행했다.
지난해는 미국 안과 관련 망막질환 신약개발전문 바이오텍인 알레그로와 망막질환 신약 후보 'Luminate'를 공동 개발하고 2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또 국내 신약 개발 벤처인 레퓨젠과 인공항체 플랫폼 기술 '리피바디'를 이용한 단백질 신약을 공동 연구했다.
한미약품은 이번 포럼을 시작으로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신규 파이프라인 확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또 경험과 노하우, 자본을 공유해 한국이 제약강국으로 도약하는데 이바지하겠다는 포부다.
면역질환, 항암(면역항암·NCE·항체 등), 대사성질환(당뇨·비만·대사성간질환 등), 소아질환 등 다양한 영역에 관심을 두고 연구단계부터 상업화까지 협력 논의할 방침이다.
연구지원, 라이선스, 공동연구, 전략적 투자, 합작 투자회사 설립, 인수합병(M&A) 등 전방위적으로 개방적 협력 모델을 모색할 계획이다.
손 부사장은 "중국의 성장세는 파죽지세다. 주어진 시간과 기회가 길지 않다는 생각을 공유하고 위기 속에서 에너지를 보완하자는 장이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포럼은 '개방형 혁신을 통한 건강한 동반성장 생태계 구축'과 '개방형 혁신을 위한 연구기관 및 바이오텍의 노력' 등 2개 주제의 세션으로 진행됐다. 총 7개 업체 및 기관의 구연발표, 19개의 포스터를 발표했다.
바이오벤처 및 연구기관 관계자 6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약 및 제약 관련 기업 소속이 43.7% 비중을 차지했다. 이 중 상장 기업 소속은 26.2%, 비상장 기업이 17.5% 였다.
포럼에서 어떤 것을 가장 기대하느냐는 질문에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구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듣고 싶다' 답변이 31.5%로 가장 많았다.
이어 '지금 개발 중인 신기술, 신약, 새로운 바이오텍/신약개발 업체에 대한 정보를 듣고 싶다' (25.2%), '한미약품의 최근 성공 비결에 대해 알고 싶다'(21.3%) 등 순이었다.
본인이 속한 기관에 개방형 혁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전방위적으로 개방형 혁신이 필요하다는 답변이 55.5%로 절반을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