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조아라 기자]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경동시장에 문을 연다. 전국 상생스토어 5호점으로, 서울에는 최초 입점이다. 이번 상생스토어에는 스타벅스 재능기부 카페인 ‘카페숲’이 들어서는 등 신세계그룹의 CSR 노하우를 한 곳에 모아 놨다.
5일 문을 연 노브랜드 경동시장점은 121평(400㎡) 규모로, 카페숲(20평/66㎡), 동대문구 작은도서관(63평/208㎡), 어린이희망놀이터(47평/155㎡), 고객쉼터(20평/66㎡)가 새롭게 들어섰다.
경동시장 유치 제안에 8개월간 협의 끝에 오픈
노브랜드 경동시장 상생스토어는 지난해 7월 경동시장 측의 유치 제안을 계기로 8개월간의 협의를 거쳐 만들어졌다.
1960년에 개설해 58년 역사를 가진 경동시장에는 현재 약 730여개 점포가 영업 중이다. 강원도, 경기 지역의 약재료들이 서울로 올라오는 길목인 청량리역에 인접한 지리적 이점으로 국내 최대 인삼시장으로 번성했으며, 1980년에 시장 근대화 사업 추진과 함께 1982년 신관 건물도 새롭게 준공하는 등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상권이 점차 쇠락해 갔고, 유동인구 중 60세 이상 고령층의 비중이 절반을 넘어설 만큼 젊은 층의 발길이 뜸해졌다. 상인들도 하나 둘 떠나면서 공실도 늘어났다. 실제 상생스토어가 입점한 신관 건물의 경우 3층은 대부분이 공실로 비어 있으며, 2층도 총 545평 면적에 인삼, 의류 등 점포가 29개에 불과해 공실율이 60%에 이르렀었다.
오광수 경동시장 상인회장은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3년간 상인회장을 지냈으나 그동안 발전된 게 없었다”며 “당진 상생스토어 개업식에도 가보고, 안성 상생스토어가 영업하는 것도 지켜봤다. 노브랜드가 입점한 시장에 젊은 층이 많이 방문하고 있는 것을 보고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 주로 찾는 경동시장에도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입점하면 괜찮겠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고 입점 제안 배경을 밝혔다.
기존 매장 거쳐야 상생스토어 진입하도록 동선 조정
이마트는 이번 상생스토어를 입점하면서 신관 2층 전체의 구성을 새롭게 짰다. 공사에 투입된 바닥, 천정, 조명 등 인테리어 비용은 이마트가 지원했다. 우선 기존 빈 매장들을 철거하고 영업 중인 29개 인삼/패션 매장(총260평)들을 고객 유입 동선 전면에 깔끔하게 정렬 배치하는 등 레이아웃을 조정했다. 기존 인삼 매장을 거쳐야만 상생스토어로 진입할 수 있도록 동선을 고려했다.
안쪽에는 노브랜드 매장과 카페숲, 동대문구 작은도서관, 어린이희망놀이터, 고객쉼터가 들어섰다. 쇼핑 도중 고객들이 아이를 맡기거나 차를 마시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집객 공간이 마련된 것이다.
노브랜드의 경우 경동시장과의 상생을 위해 냉동과일과 냉동축산을 제외한 일반 채소, 과일, 건어물, 수산 등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또한 경동시장 측의 요청으로 영업시간도 일반적인 오전 11시~ 오후 9시에서 각각 1시간씩 앞당겨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로 정했다.
이어 스타벅스 재능기부카페는 스타벅스가 지역사회 기관의 노후된 카페를 인테리어 리노베이션, 바리스타 교육, 매장 운영 컨설팅 등을 해주는 자립 지원 프로그램으로, 이번 경동시장점이 9번째 매장이다. 상생스토어에는 처음으로 입점하게 됐다.
스타벅스는 매장 인프라 등을 지원하고 이후 실제 운영은 경동장학재단이 맡아서 한다. 수익금은 동대문구 전통시장 상인 장학금으로 쓰이게 된다. 향후 스타벅스는 인근 지역의 커피마스터들이 정기적으로 방문해 커피 교육 재능기부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동대문구는 작은도서관에 책 2000여권을 기증했다. 이 밖에 이마트의 어린이희망놀이터는 경동시장에 젊은 주부 고객들을 유입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공간이다. 어린이희망놀이터의 이용요금은 2시간 기준 5000원이나 시장 내에서 구입한 영수증이 있을 경우 절반으로 할인된다.
정동혁 이마트 CSR상무는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효과가 알려지면서 입점 문의나 공문 등 제안이 전국 각지에서 들어오고 있다”며 “올해도 상생스토어를 확대해 전통시장과 함께 공생의 길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동시장 상생스토어는 당진어시장(16년 8월), 구미선산시장(17년 6월), 안성맞춤시장(17년 8월), 여주한글시장(17년 10월)에 이은 다섯 번째 상생스토어다. 이마트는 이번 경동시장점을 시작으로 5개 이상을 추가로 오픈해 10호점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