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김미현 기자] 택시기사를 살해해 시신을 옷장에 숨기고 전 동거녀도 살해해 시신을 하천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의 주거지에서 발견된 혈흔이 남자 1명, 서로 다른 여자 3명의 것으로 확인됐다.
3일 일산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택시기사와 전여자친구를 살해한 이씨의 주거지 곳곳에서 혈흔이 발견돼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다. 분석결과 남성1명, 여성 3명의 유전자가 확인됐는데 여성 3명은 각각 다른 인물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확인된 유전자가 이씨 주변 인물들의 것인지 확인 중이며, 이씨 거주지에서 확인된 나머지 혈흔들에 대해서도 계속 분석이 진행되고 있다.
앞서 이씨는 지난해 12월 20일 오후 11시경 고양시에서 음주운전을 해 택시와 사고를 낸 뒤 "합의금과 수리비를 많이 주겠다"며 택시기사를 파주시 아파트로 데려와 둔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옷장에 숨긴 혐의다.
이씨는 택시기사 명의의 신용카드를 이용해 수천만원의 대출까지 받는 등 대출금과 결제 내역을 합하면 편취한 금액이 5000만원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출금으로 600만원 상당의 커플링을 구매해 현 여자친구와 나누기도 했다.
이씨는 우발적 범죄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경찰은 범행 전후의 상황을 비춰 강도살인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 지난해 8월 파주시 집에서 동거하던 전 여자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파주시 공릉천변에 유기한 혐의도 받는다.
경찰에 전 여자친구의 시신을 공릉천변에 유기했다고 진술했던 이씨는 이날 "시신을 땅에 묻었다"고 진술을 바꿨다. 경찰은 시신 매장지로 추정되는 파주시 공릉천변 일대를 수색 중이다.
그밖에도 경찰은 전날 이 씨가 동거녀와 3억 5000만 원을 빌린다는 내용이 담긴 계약서를 확보했다. 경찰은 확보된 계약서를 기반으로 이 씨가 채무 관계 때문에 전 여자친구를 살해했을 가능성을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