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인 손학규 상임고문은 12일 새누리당 후보인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을 '이미지 정치의 여왕'이라고 일컬으면서 "만약 이미지 정치가 이긴다면 또 다시 불행한 세월을 살아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손 후보는 이날 저녁 서강대에서 열린 세 번째 '토크배틀'에서 "이미지 정치는 결국 콘텐츠 정치에 질 것"이라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박 후보의 '단문 화법'에 대해서도 "권위주의가 그대로 반영됐다"면서 "새누리당 경선룰과 관련해서도 박 후보는 말 한마디 하지 않고 협상 없이 자신의 뜻을 관철시켰다. 단문정치가 아니고 무언의 정치"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 후보는 '내가 왜 불통이냐'고 하지만 무언의 정치가 불통의 증거"라고 꼬집었다.
손 후보는 박 후보의 출마선언과 관련, "다음 날 아침 신문을 보고 애잔한 느낌을 받았다"면서 "사진을 보면 박 후보가 혼자 있고 주변에 경호원들이 둘러싸고 있어 아무도 박 후보에게 접근하지 못한다. 완전히 섬에 갇혀 있는 모습"이라고 평했다.
박 후보의 출마선언문에 대해서도 "선언문에 '민주주의'라는 단어가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다"면서 "국가운영 기조를 '국가'에서 '국민'으로 바꾸겠다고 했는데 국민을 시혜대상으로 본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부연했다.
이어 "연설문에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언급되는 것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면서 "미래를 어떤 방향으로 설계할 지 밝히는 출마선언문에 어떻게 50년 전 얘기를 꺼낼 수 있느냐. 박 후보는 아직도 '아버지'의 프리즘을 통해 세상을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손 후보는 박 후보가 주장하는 '경제민주화'에 대해 "박 후보가 김종인 전 의원을 영입해서 경제민주화를 한다고 하는데 김 전 의원은 참모일 뿐 박 후보의 경제민주화를 대변할 수 없다"면서 "박 후보는 민주주의에 대한 소신과 경험이 없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경제민주화를 추진할 토양이 안 돼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박 후보는 대기업이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의 영역을 침범하지 못하게 해서 공정한 시장질서를 확립해야 한다고 하는데, 아직 '중소기업 전문업종 보호'까지는 나가지 못했다"면서 "경제민주화 수준이 이명박 정부의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고 혹평했다.
아울러 "국민들은 지난번 '경제는 잘 하겠다'고 했던 이명박 대통령에게 속았던 것처럼, 이번에도 (박 후보의) 경제민주화에 속을 수 있다"면서 "여기에 속지 않으려면 박 후보가 지금까지 해온 일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후보는 낮은 지지율 극복 방안을 묻는 질문에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이 있다"면서 "국민들의 마음은 한 순간에 폭발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야권의 잠재적 대선 후보인 안철수 교수에 대해서는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불신으로 안철수 현상이 나타났지만 민주정치의 주요 골간은 여전히 정당정치에 있다"면서 "박원순 서울시장도 무소속으로 당선됐지만 결국 민주당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안 교수가 무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안 교수) 본인이 판단하겠지만 시장 선거와 대선은 다르다"며 승산이 없음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