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정호 기자] 가스관 공사 입찰담합을 한 국내 유명 건설업체들이 대거 경찰에 적발됐다. 업체들은 경쟁에 의한 낙찰가 하락에 대비해 공사 예정가의 80~85% 수준에서 입찰에 참여하기로 입을 맞췄다.
서울경찰청 경제범죄수사대는 한국가스공사가 발주한 가스관공사 입찰담합을 주도한 유명 건설사 20곳을 적발, SK건설 김모(54) 영업상무와 두산중공업 이모(55) 영업상무 2명을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또 대림산업, GS, 한화, 삼성물산, 대우 등 국내 유명 업체 임직원 48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한국가스공사가 2009년 5월부터 2012년 9월 사이에 발주하 29개 LNG 가스관공사 입찰에서 경쟁을 피하기 위해 공사구간을 나눠 입찰하거나 입찰가격을 결정할 때 들러리를 서기로 공모하는 등 입찰 담합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LNG 가스관 공사는 29개 공구의 수주액만 총 2조1300억원에 달한다. 2009년 5월께부터 각 건설사 영업팀장들은 2회에 걸쳐 모임을 갖고 과도하 경쟁으로 인한 낙찰가 하락을 막기 위해 공사 예정가격의 80∼85% 사이에서 공사 예정가격을 임의로 결정했다.
경찰은 이들의 담합으로 총 공사 예정금액의 약 15%에 달하는 3000억원 가량의 국고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공사 수주 이후 발주처와 시공사간 발생할 수 있는 뇌물수수 등 불법행위에 대해서도 일부 혐의를 확인, 수사를 확대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적발된 업체들은 대부분 4대강 사업과 호남고속철도 건설공사 때도 담합 행위로 처벌됐거나 현재 수사 대상에 올라있다"며 "처벌보다 담합으로 인한 이익이 더 막대해 대형 건설사를 주축으로 한 담합 행위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