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5일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해 "심리지표로 보면 경기 개선에 긍정적인 신호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흐름을 지속적으로 지켜볼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동결 이후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외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국내 회복세가 미약하다는게 정확한 판단"이라면서도 "한 달전 경기 전망과 실제 흐름이 부합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준금리를 3차례에 걸쳐 내렸는데 실물경제로 이어지기까지는 여러 경로를 거친다"며 "1차는 금융시장, 그 다음은 자산시장인데 자산시장에 그치지 않고 소비, 투자 등 실물경기로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아직 실물경기로 이어지는게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자산시장의 호조가 소비로 나타나기를 예상하고 있다"며 "실물경기에 대한 파급효과를 지켜보기로 하고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가 금리인하 여부에 대해서는 "앞으로 입수되는 경제 지표와 여러 리스크 요인이 국내 거시경제 안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분석해 종합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호주와 태국, 중국이 최근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과 관련해선 "각국별로 거시 경제여건이 다르고 필요성에 따라 기준금리를 조정하게 된다"며 "우리나라 통화정책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출 부진과 가계대출 증가 등의 상황은 면밀히 점검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는 통화정책 결정에서 중요한 고려 요소인데 최근 가계부채 증가속도는 상당히 빠르다고 판단한다"며 "물론 가계부채 규모를 감내할 수 없다고 볼 수 없지만 미시적 관리를 통한 건전성 회복을 위해 감독당국과 기재부와 다같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수출 부진에 대해 "구조적인 요인이 크지 않나 싶다"며 "국내 수출 주력사업의 경쟁력이 상대국의 기술발전 등으로 격차가 좁혀졌다.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이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해외 채권시장 금리 상승과 관련해서는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 비중이 커진 것을 생각하면 변동성의 영향 정도가 이전보다 커졌다"며 "이번에 국제 금융시장 변동이 진정될지 다시 나타날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변동성이 현저화될 가능성은 충분히 잠재돼있다"며 변동성 확대에 유의하고 있는 점을 밝혔다.
그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추가적인 부양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 "IMF가 2월에 다녀갔는데 추가 금리인하가 있고 시간이 지나면서 경제 흐름이 그때와 달라진 것은 사실"이라며 "그 후의 여건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건 아닌가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택금융공사 출자 여부와 관련, "가계부채 구조개선 차원에서 증자에 참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며 "출자 시기는 주택저당증권(MBS) 발행 실적 등을 고려해 적시에 늦지 않는 시기에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75% 수준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금통위원 1명이 기준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