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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미술계의 新트렌드 ‘민중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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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역사와 특수성 담아 경쟁력 보유 vs 대중적 비선호 장르 한계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최근 미술계의 가장 뜨거운 화두는 ‘민중미술’이다. 작년말부터 민중미술 관련 전시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미술의 브랜드로 밀었던 ‘단색화’를 넘어 민중미술이 현대 한국미술 시장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경매에서 높은 인기 입증


서울옥션은 ‘민중미술’ 마케팅으로 성과를 얻고 있다. 지난해 연말 ‘아트 포 라이프(Art for life)’라는 타이틀로 진행한 민중미술 작품 경매에 20여점을 출품했는데 15점이 낙찰됐다. 작년 12월16일 평창동 본사에서 진행한 이 경매에서 강요배의 ‘삼태성’은 6000만원으로 민중 미술 중 가장 높은 낙찰가를 기록했다. 임옥상의 ‘도깨비’는 5800만원에, ‘칼노래’는 시작가의 3배를 웃도는 4800만원에 낙찰됐다. ‘피로’와 ‘인물(여)’도 1850만원과 2400만원에 낙찰됐다. 정치적 탄압은 물론, 대중에게 외면 받았던 과거와는 사뭇 다르게 민중미술의 인기를 입증했다.


하지만 민중미술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의문형이다. 민중미술에서 가능성을 보는 시각은 양극화의 심화와 사회적 갈등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역사와 사회에 대해 고찰하는 미술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시대라고 주장한다. 또한, 한국적 역사와 한국사회의 특수성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세계 미술계에서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반면 민중미술이 가장 발전했던 1980년대에도 대중에게 잘 받아들여지지 못했던 이유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회의론도 적지 않다. ‘소장하고 싶은 예쁜 미술’이 아니라는 것이다. 작품성높은 민중미술의 수가 제한적이라는 면에서 한계를지적하는 것이다.



미술의 인식론과 존재론에 대해 고민


서울시립미술관은 서소문본관 2층에 ‘가나아트 컬렉션’ 전시실을 열고 4월부터 1980년대의 시대정신을 반영한 한국민중미술 작품을 상설 전시하고 있다. 오윤의 판화 ‘춤’, 신학철 ‘근대사 시리즈’, 임옥상의 부조 회화 ‘귀로’, 손장섭 ‘조선총독부’, 안창홍 ‘불새’ 등 1980년대 대표적인 민중미술 작품을 포함 200여점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5~8월에는 노원구 중계동에 있는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서울시립미술관의 민중미술 소장품 중 판화를 중심으로 전시되기도 했다. 식민지주의와 군사독재체제를 거친 한국사회 이면의 이미지들을 콜라주한 오윤, 80년대 제3세계 정치 상황을 동판과 석판으로 담은 민정기, 5·18 민주화운동을 표현한 홍성담, 농민운동 지도자인 전봉준을 소재한 김준권의 리놀륨판화 등의 작품이 전시됐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오늘날의 시대정신을 담은 젊은 작가의 참여미술을 전시하는 새로운 기획전을 내놓기도 했다. 이는 민중미술이 1980~90년대에 박제된 장르이기를 거부하고 현재도 여전히 살아있는 시대정신이자 예술정신이기를 추구한다는 주장이기도 하다.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7월6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사회 속 미술: 행복의 나라’라는 타이틀로 1980년대 민중미술을 조망하는 전시다.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사회의식에 기초해 미술의 인식론과 존재론에 대해 고민하는 김정헌, 민정기, 임옥상, 박찬경, 배영환, 함경아, 김동원, 믹스라이스, 플라잉시티 등 민중미술 1세대부터 젊은 작가 53팀의 회화 사진 영상 설치 등 70여 점으로 구성했다.
1980년대 정치 사회 변혁기에 일어난 미술운동을 조망하는 이번 전시는 근대화의 이면과 자본주의의 모순, 역사에 대한 성찰, 정치적 부조리함 등에 대해 미술로 토론하고 생각하는 자리기도 하다.



해체주의적 문명비판 단계


전시는 정치적 부조리함과 분단 현실을 담은 ‘역사는 반복된다’, 도시의 어두운 이면과 모순된 현실을 비판하고 약자들의 현실을 화두로 내세운 ‘이면의 도시’, 일상의 매체와 미디어 이미지를 작품을 풀어낸 ‘행복의 나라로’ 나눠 꾸몄다.


시대와 세대의 차이, 각기 구사하는 매체와 양식의 차이가 드러내듯 작가들은 다양하고 다른 작업을 선보인다. 과거에는 계급 타파와 이념의 구현을 위한 정치적 선전 도구로 사용되기도 했지만, 현재는 젠더 신체 인종 생태 기술 재현에 내재된 기존의 추정들을 의심하고, 특히 20세기말 화두로 등장한 글로벌리즘과 신자유주의의 효과를 부정하고 그 폐해를 고발하는 해체주의적 문명비판 단계에 이르러 있다.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 역시 재현과 차이에 대한 문제의식, 대중소통과 환경문제에 대한 시대적 인식으로 현대미술이 나아갈 미래적 방향에 대해 숙고하고 있다.


서울미술관 측은 “지금 우리가 사는 동시대 사회의 시의적 주제를 중심으로 재조명하는 전시”라며, 삶의 미술, 참여의 미술, 소통의 미술, 저항의 미술, 정치적 미술을 통칭해 전시 제목이 일컫는 ‘사회 속 미술’의 의미를 살펴본다”고 밝혔다. 덧붙여 “순수주의, 형식주의, 모더니즘 시각의 대척점에서 바라보는 미술에 대한 또 하나의 시각, 즉 미술이 어떻게 사회에 개입하고 발언하는지, 기존 체제의 모순과 억압적 현실에 어떻게 도전하고 어떠한 대안을 제시하는지를 살펴보려한다”며 전시 의도를 분명히 했다.


미술은 어떤 방식으로든 사회를 반영하기 마련이다. 젊은 미술가들이 앞으로 얼마나 적극적으로 사회에 소통하고 참여하는가에 따라 한국 민중미술 역사의 페이지는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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