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박용근 기자>햄버거를 먹고 양치질을 하던 중 갑자기 쓰러져 숨진 4살 여아의 엄마가 경찰에 구속됐다.
인천지법(장두봉 판사)는 6일 A(4.사망)양의 어머니 B(27)를(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상 아동학대 중상해)혐의를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지난 2일 오후 1시경 인천시 남구의 한 다세대 주택 화장실에서 양치질을 하던 딸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지자 꾀병을 부린다며 머리채를 잡아 흔들어 바닥에 부딪히게 한 뒤 머리, 배, 엉덩이를 발로 걷어찬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A양은 지난달 29일부터 3박 4일간 엄마의 동거녀이자 친구인 C(27·여)씨와 그의 남자친구를 따라 강원도 속초로 여행을 다녀왔다. A양의 어머니 B씨는 직장 때문에 함께 가지 못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딸이 자주 소변을 참는 버릇이 있었다"며 "함께 사는 동거녀로부터 '여행을 갔을 때 또 소변을 안 누고 오랫동안 참았다'는 말을 듣고 화가 나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1일 오전 8시경부터 40분가량 벽을 보고 있도록 벌을 준 뒤 방에 데리고 들어와 함께 잔 뒤 27시간이 지난 2일 오전 11시경 햄버거를 사준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숨진 당일 폭행을 포함해 지난달 14일부터 A양이 숨진 이달 2일까지 말을 듣지 않는다거나 인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모두 8차례 걸쳐 딸의 발바닥과 다리 등을 때렸다.
그는 딸을 폭행할 때 신문지에 테이프를 감아 만든 길이 45cm 몽둥이나 세탁소에서 사용하는 철제 옷걸이 등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딸이 사망한 직후 학대 혐의를 부인하다 언론 보도와 경찰의 계속된 추궁에 압박을 느껴 범행을 자백했다.
A양은 2012년 태여 나던 해 아빠와 엄마가 이혼하자 아버지와 함께 할머니 밑에서 자라다가 할머니의 건강 등의 이유로 올 4월 인천의 한 보육원으로 옮겨져 생활하던 중 B씨가 지난달 4일 딸을 직접 키우겠다며 집으로 데려간 뒤 이 같은 변을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