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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세상을 찍어내는 인쇄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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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현동 형성과 변화... 전국 최대 규모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인쇄소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충무로 을지로’라는 지역의 한편에서 쉴 새 없이 돌아가는 기계소리와 함께 세상을 찍어내 온 인현동 인쇄골목. 인현동은 언제부터 어떻게 인쇄 골목이 만들어진 것일까?


관련 업체 집적... 전국의 29.6%


서울특별시 중구에 위치한 인현동은 2015년 기준 3651개의 인쇄관련 업체가 집적돼 있어 기획부터 후가공까지 인쇄의 모든 공정이 가능한 전국 최대 규모의 인쇄골목이다. 2014년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의 인쇄관련 사업체 수는 1만8523개로 그 중 서울시가 43.9%를 차지했다. 특히 중구(5492개)에 전국의 29.6%가 집중돼 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서울인쇄정보산업 협동조합과 공동으로 서울반세기종합전 ‘세상을 찍어내는 인현동 인쇄골목’ 전시를 10월23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 전시는 인현동 인쇄골목의 형성과 변화, 특징을 잘 볼 수 있도록 관련 유물과 체험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에 앞서 서울역사박물관은 지난 6월 중구 인현동에 대한 생활문화자료조사를 완료하고 ‘세상을 찍어내는 인쇄골목, 인현동’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의하면 서울 중구의 인쇄골목의 뿌리는 조선시대 주자소(鑄字所)와 교서관(校書館)을 기준으로 삼고, 1883년 박문국(博文局)이 을지로 2가에 설립됐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이후 1884년 최초 민간 인쇄소 광인사가 설립됐고, 1900년대 초 광문사, 박문사 등 근대적 인쇄업체가 을지로 일대에 입지했다.


1910년대에 이르면 우리나라 최초의 상설 영화관인 경성고등연애관을 비롯한 영화관이 을지로에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인쇄골목이 본격적으로 형성됐다.


접근의 용이함, 다품종 소량생산


한국전쟁 후 을지로에 인접한 충무로까지 인쇄골목이 형성돼 인쇄관련 사업은 중구에 집중됐다. 1984년에는 장교동 재개발로 인해 그곳에 있던 인쇄업체 500여 곳이 인현동 일대로 이전하면서 더욱 인쇄 밀집지역이 됐다.


1984년 당시 서울시내 인쇄소 2400개 가운데 60%에 이르는 1500여 개가 밀집된 인현동의 인쇄소에서는 너나할 것 없이 폭증하는 인쇄물량을 감당하기 위해 밤낮으로 돌아갔고, 각종 기관에서 발주한 인쇄물을 찍어내기 위해 연일 분주했다.


인현동이 전국 최대의 규모인 이유는 접근의 용이함, 다품종 소량생산과 적기 생산, 다채로운 후가공 등에서 찾을 수 있다. 이는 서울 외곽의 인쇄 집적지와 비교할 때 인현동 인쇄골목만의 큰 장점이다.


도로 폭에 따라 변화하는 인쇄물의 운송수단도 재미있다. 일제강점기의 도시 조직을 간직하고 있는 인현동 일대는 골목길이 건물 곳곳을 이어준다. 인현동에는 삼발이도 간신히 들어갈 수 있는 좁은 골목길부터 큰 대로변까지 도로의 폭이 다양한데, 이 폭에 따라 인쇄물의 운송수단이 변화한다. 불완전한 공간에 대한 적응인 것이다.


인현동에서 가장 넓은 9~11m 폭의 도로에서는 주로 3.5t 이상의 트럭이 운용된다. 가장 넓은 도로에 접하는 6~8m의 도로에서는 소형차들이 주로 이동하고, 3~5m의 폭을 가진 도로에서는 차의 진입이 힘들어 오토바이, 삼발이 등이 주요 운송수단으로 사용된다. 인쇄골목의 가장 좁은 도로인 2m 내외의 도로는 보행이 위주가 되기 때문에 이곳에서는 자전거나 카트와 같은 수동의 운송수단이 주를 이룬다.


존재를 위협받고 있는 현실


이번 전시는 이 같은 보고서의 내용을 시각적으로 푼 것이다. 인현동이 만들어 진 전 과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1부 인쇄하면 왜 인현동 인쇄골목인가?’, ‘2부 거대한 컨베이어 벨트처럼 이어진 골목’, ‘3부 열악한 환경에 적응하기’, ‘4부기로에선 인현동 인쇄골목’으로 구성돼 있다.


1부에서는 조선시대 인현동 인근에 위치하고 있던 활자를 주조하던 관청인 주자소와 서적을 인쇄하던 관청인 교서관부터 근대 인쇄기술의 도입과 일제강점기 경성부내 주요 인쇄업의 분포, 한국전쟁이후 인쇄골목의 확장과 인쇄업체의 밀집과정을 관련 유물과 함께 전시한다.


2부에서는 ‘기획-디자인-편집-출력-인쇄-후가공’으로 이어지는 인쇄물 제작과정 공정을 소개한다. 특히, 지난 6월 발간한 ‘세상을 찍어내는 인쇄골목, 인현동’의 제작 전 과정을 촬영한 영상을 통해 거대한 컨베이어 벨트처럼 이어진 인쇄골목의 분업체계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3부에서는 낡고 노후화된 시설을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공간 이용 방법과 인쇄 골목의 폭에 따라 달라지는 운송수단을 연출했다. 특히 삼례 책공방 북 아트센터에서 소장하고 있는 인쇄기 압착기 재단기 등을 전시해 숙련된 기술과 장인 정신이 필요한 아날로그 방식의 인쇄술을 체험해 볼 수 있게 했다.


4부에서는 기계화와 컴퓨터의 보급으로 사라져버린 식자공 청타수 등의 전문 직종, 중대형 출판사의 외부진출과 재개발 심리 등으로 존재를 위협받고 있는 현실에도 고객의 접근도가 높은 도심에 위치한 이점, ‘인현동에 가면 안 되는 것이 없다’는 모든 후가공 공정을 가진 인현동의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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