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동훈 기자] ‘깔창생리대’ 논란의 진원지 유한킴벌리가 소비자와의 약속을 무시하고 실질적으로 가격인상을 단행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27일 본지가 입수한 ‘유한킴벌리 1분기 생산일정’자료에 따르면 가격을 내리기로 한 주요 생리대 제품은 생산을 중단하거나 가격 동결된 일부만 생산하고, 이미 가격을 인상해 출시한 신제품 등을 집중 생산하고 있었던 것.
유한킴벌리는 ‘좋은느낌’과 ‘화이트’로 국내 생리대 시장 55%를 점유, 실질적인 독점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지난해 6월부터 기존 제품 3종의 가격을 8~20% 올리려 한 적이 있다.
이같은 사실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심상정 의원(정의당)에 의해 밝혀지면서 소위 ‘깔창 생리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다급해진 유한킴벌리는 가격 인상안을 철회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는 꼼수에 불과했다.
인상된 제품수만 46품목. 이미 가격 인상이 결정됐던 신제품 ‘좋은느낌 매직쿠션’의 경우 기존 제품에 대비 7.5% 올린 가격으로 출시됐고, 저렴한 좋은느낌 울트라 일반 소·중형 등은 생산 명단에서 찾을 수 없었다.
유한킴벌리대리점주협의회 관계자도 이 같은 사실을 증명해줬다. 그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유한킴벌리는 지난번 국정감사때 신제품과 기존 제품을 병행 생산해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히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동안 기존 제품은 전혀 생산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유한킴벌리대리점주의 말도 일치했다. 그는 “유한킴벌리는 지난해 가격을 인상해 출시한 신제품인 ‘좋은느낌 매직쿠션’ 등을 중심으로 주요 판매처에 공급해 실제 가격인상 효과를 보고 있다. 이것이 최규복 사장이 이야기 하는 소비자중심경영인지 의심스럽다”며 “이는 소비자기만경영이다”고 성토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심상정 의원 측도 놀라기는 마찬가지. 의원실 관계자는 “그런 사실이 있었냐” 재차 물은 후 “곧 사실 확인 관계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시사뉴스>는 이번 ‘깔창생리대’ 가격인상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유한킴벌리 관계자에게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현재까지 회사 측의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