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원성훈 기자] 검찰이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의 '금품수수 의혹 사건'을 내주 초에 배당해 수사하기로 한 가운데, 최근 수면위로 부상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간의 통합 분위기에 차질을 빚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적잖다.
이혜훈·A 사업가의 상반된 진술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가 A 사업가로부터 현금과 명품가방 등 6천만원대의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으로 촉발된 이 사건에선 당사자인 이 대표와 금품 제공자인 A 씨의 진술이 서로 상반된다.
이 대표는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돈을 빌린 적이 있지만 모두 갚았다"고 말했다. 금전 거래 사실은 인정했지만 모두 갚아서 문제 될 게 없다는 것이다.
반면, A 씨는 자신이 이 대표에게 금품을 제공한 것은 "사업상 도움을 얻기 위해서 였다"며 "4~5일쯤 추가로 고소장을 접수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두 사람의 진술이 엇갈리는 가운데, 이 대표의 측근 인사는 1일 <시사뉴스>와의 만남에서 "지금와서 생각해 보면, 처음부터 A 씨가 의도적으로 이 대표에게 접근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갖고 있다"며 "정치 공작의 냄새가 풍긴다"고 언급했다.
그는 "A 씨는 과거에 L모 의원, K모 의원에게도 피해를 입힌 적이 있다는 제보가 있다"고 덧붙였다.
A 씨를 이 대표에게 소개시켜 준 인물로 지목된 친박계 B 의원의 측근도 이날 본지에 "사실 B 의원은 이 대표와는 여러가지로 대립관계에 있다"고 털어놨다.
한국당·바른정당 통합 기상도 - '흐림'전망
최근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양당 간의 초당적 공부모임인 '열린 토론 미래'를 출범시키는 등 한참 달아오르고 있던 한국당·바른정당 통합 기상도도 이 대표의 '금품수수 의혹'으로 다소 흐려질 전망이다.
한국당·바른정당 통합의 걸림돌의 중심에는 '박근혜 탈당' 논란과 소위 '친박 8적 청산' 문제에 더해, 이 대표의 평소 지론인 '바른정당 자강론'이 걸림돌로 지적돼 왔던 터에 이 대표의 금품수수 의혹에 양당 의원이 연루됐다고 지목됐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에 출연해서 한 발언이 자못 의미심장하다는 평가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이 프로그램에서 '금품수수 논란'에 휩싸인 이혜훈 대표의 거취와 관련해 "상황의 진전에 따라서 이 대표가 결심할 상황"이라며 "저희들 분위기가 많이 차분해진 게 사실이고 매우 곤혹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야권 통합에 대해서 그는 "대통령 지지율이 이렇게 높은 상황에서 야권이 분열 돼서 내년 지방선거를 치른다면 필패가 될 것이 아니냐"며 "그러니 어떤 방식으로든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통합 내지는 연대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에둘러 답했다.
결국 바른정당은 야권 통합 필요성을 인정하면서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 대표의 금품수수 의혹 사건이 커질 경우 보수정당 통합을 위해 이 대표가 스스로 '결단'을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언급으로 풀이된다.